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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못 가는…발묶인 선거운동

선거구 획정 하세월…유권자 접촉 제한돼 정치 신인들 속태워

“김제·완주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지금까지 완주군에는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습니다. 완주가 김제와 함께 같은 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부안에는 가보고 싶지만 선관위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현실적 모순 앞에 정말 답답합니다”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작업이 계속해서 늦어지면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치신인들이 선거운동에 손발이 묶여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당내 경선과 선거일은 점차 다가오고 있으나 말로만 예비후보로 등록돼 있을 뿐, 실제로는 유권자 접촉과 홍보가 크게 제한되고 등 예비후보로서의 온전한 활동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선관위는 이달 초 ‘예비후보로 등록한 선거구외 지역에서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각 후보 진영에 알려왔다. 이에 따라 선거구 변동이 예상되는 지역의 예비후보들은 앞으로 변동이 예상되는 선거구와 상관없이 과거(19대)의 선거구에서만 예비후보로서 활동할 수 있어 현실에 전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제·완주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곽인희 전 김제시장은 “예비후보들이 자신의 비전과 정책을 설명하고 유권자들로부터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하는데도, 김제·완주에 등록했기 때문에 부안에는 갈 수 없다면 예비후보로서 정당한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는 셈”이라며 “정말 답답하고 현역 의원들에 대해 섭섭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김제·완주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정호 변호사는 완주군과 진안무주장수가 하나로 묶어지는 선거구에 출마를 희망하고 있으나 진안무주장수에서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신생정당인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어서 당원도 확보하고 조직도 만들어야 하지만 진안무주장수군에서는 활동을 할 수 없다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방문활동만 제한 받는 것이 아니라 선거사무소를 두거나 명함도 돌릴 수 없다. 더욱이 진안무주장수 지역은 인구수에 비해 면적이 워낙 넓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지 않은 정치신인으로서는 크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김 예비후보는 “선관위가 예비후보제도를 너무 좁게 해석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신생정당의 정치신인으로서는 정말 타격이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계속 미루는 것은 일종의 기득권 챙기기”라고 겨냥했다.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에 출마를 희망하는 안호영 변호사는 애초 김제완주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완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자신의 고향인 진안무주장수임실 선거구에 등록했다. 그러나 진안무주장수보다는 완주군의 인구가 훨씬 많은데도 완주군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 등에는 참석할 수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안 예비후보는 “전북도선관위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지역 외에서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법적 근거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중앙선관위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앙선관위에 법리상의 문제를 질의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예비후보들은 “예비후보들이 자신이 등록한 선거구에서만 활동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지 불분명하며, 지금처럼 획정된 선거구가 없는 상황에도 적용되는지는 의문”이라며 “선관위가 법을 너무 좁게 해석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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