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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편도염

▲ 이동효 우석대 전주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데 그 중에서도 편도염과 같은 급성 상기도 감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편도염으로 병원을 찾은 진료인원을 월별로 분석한 결과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 기간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4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급성 상기도 감염 환자는 10세 미만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심한 일교차에 신체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돼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며, 특히 소아의 경우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하고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의 단체 활동으로 인한 감염 기회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급성 편도염은 대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며, 주변 인후 조직을 침범해 인후염을 동반하기도 한다. 구개편도, 인두편도, 설편도 중 입안 양쪽에 위치하는 구개편도에 주로 발생하고, 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저온이나 고온에 노출됐을 때, 그리고 감기 등과 함께 발병하게 된다.

 

편도에 염증이 생기면 빨갛게 붓기 시작하면서 통증으로 음식물을 삼키기가 힘들고 오한과 함께 갑작스러운 고열이 동반된다. 더불어 두통, 전신 쇠약감, 관절통 등 신체 전반에 걸친 증상을 호소한다. 이러한 증상은 대개 일주일 정도 지속되고 합병증이 없으면 점차 사라진다. 염증이 자주 반복돼 만성적으로 편도에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인후통을 호소하고 구취를 동반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편도염을 편도가 부은 모양이 누에처럼 생겼다고 해서 ‘유아(乳蛾)’라고 한다. 임상적으로 풍열유아(風熱乳蛾), 허화유아(虛火乳蛾)로 구분하는데, 급성 편도염은 풍열유아(風熱乳蛾), 만성 편도염은 허화유아(虛火乳蛾)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주로 풍열사독(風熱邪毒)이 폐(肺)에 침범해 인후(咽喉)에 영향을 미치거나 비위(脾胃)에 화열(火熱)이 성(盛)한 상태에서 외감풍열(外感風熱)이 침입해 풍열(風熱)이 인후(咽喉)에 모여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한의학적 변증 및 체질의학적 진단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또한 부정거사(扶正祛邪)의 측면에서 접근하는데 부정(扶正)이란 인체의 정기(正氣)를 보(補)하는 것을, 거사(祛邪)란 사기(邪氣)를 축출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정기(正氣)란 우리 몸의 정상적인 생리 기전, 즉 면역 기능을, 사기(邪氣)란 질병을 일으키는 여러 종류의 인자를 의미한다. 이는 질병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뿐만 아니라 일차적으로 몸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며,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여서 질병이 스스로 치유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편도염 치료 역시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급성 편도염의 경우 형방패독산, 청인이격탕, 보제소독음, 은교산 등의 처방을, 만성 편도염의 경우 양음청폐탕, 지백지황탕, 익기청금탕, 감로음 등의 처방을 활용한다. 여기에 침구 치료를 병행하고, 자락요법(刺絡療法)을 시행하기도 한다. 자락요법은 청열사화(淸熱瀉火), 활혈통락(活血通絡), 해독소종(解毒消腫)의 효과가 있어 열성 질환에 널리 사용되며, 편도염의 경우 소상혈(少商穴), 상양혈(商陽穴) 등에 자락요법을 시행한다.

 

편도염은 면역력 저하가 주요 발병 원인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며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무엇보다 구강 청결을 유지하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 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며 합병증 발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성적으로 편도염이 발생하는 사람은 과로나 과음,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통해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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