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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되면 불편한 다리, 하지불안증후군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 Yes / 과도한 야간 운동 No

▲ 김종욱 우석대부속한방병원 침구의학과 교수

낮에 활동할 때는 괜찮은데 주로 야간에 다리쪽으로 쑤시거나 저리는 통증, 벌레 기어가는 느낌과 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다리의 불편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생각 외로 많은 편이다. 이러한 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국내에서만 3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환자들 중 60% 이상은 수면장애까지 동반할 정도로 증상의 정도가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휴식 중, 특히 야간 수면 전에 하지쪽의 통증이나 이상감각, 불편감으로 인해 다리를 가만히 두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게 되며 심할 경우 수면장애까지 동반하는 질환을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이라고 하며 의학적으로도 명백하게 치료가 필요한 대상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철분부족, 도파민부족, 다리쪽의 혈액순환 장애, 당뇨, 빈혈, 비뇨기계 염증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며, 임신 후기에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북미, 유럽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인종에 따른 유전적 요인도 하지불안증후군의 주요한 원인일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쪽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명백한 질환이 확인되지 않았을 경우 임상적인 증상을 통해 진단을 내리게 되는데 국제적으로 알려져 있는 진단기준인 다음 4가지 증상을 모두 만족할 경우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내릴 수 있다.

 

첫째 증상이 나타나면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는 경우, 둘째 휴식을 취하거나 수면을 취하기 전, 움직이지 않을 때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 셋째 다리를 움직여 주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 넷째 증상이 저녁이나 밤에 심해지는 경우 등이다.

 

물론 디스크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기타 여러 가지 하지 질환들도 다리쪽의 통증이나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질환들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와 진단 과정을 통해 감별이 필요할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치료는 증상이 심할 경우 수면관련 전문의의 진료나 철분제제, 도파민제제, 수면유도제 등의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족욕이나 반신욕, 마사지, 가벼운 운동 등의 비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적용하게 된다. 특히 최근 연구에 의하면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4회 가벼운 걷기운동으로 4개월 후 수면장애 개선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수면 전 1~2시간 내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하지불안증후군을 악화시킨다고 하니 과도한 야간 운동은 피해야 할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하지불안증후군과 관련해 벌레 기어가는 느낌, 즉 ‘충행감(蟲行感)’이 있는 경우는 그 원인을 풍사(風邪), 혈허(血虛), 기허(氣虛), 어혈(瘀血), 습담(濕痰) 등으로 다양하게 볼 수 있는데, 특히 동의보감에서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는 ‘혈허(血虛)’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는 철겹핍과도 유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다리에 쥐가 많이 나는 증상은 ‘전근(轉筋)’이라 하는데 이때도 기혈이 부족하거나 혈액에 열이 있는 경우 발생한다고 보았다. 치료는 이러한 한의학적 원인들을 정확하게 따져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약치료와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들의 위치와 원인을 함께 고려한 침구치료, 약침치료를 주로 시행하게 된다. 실제 진료실에서 밤에 다리에 쥐가 나는 ‘전근’ 환자를 상당히 많이 보게 되는데, 이러한 전근의 경우 1~2회 치료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치료를 위해 의학적 치료뿐만 아니라 평소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위한 노력,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요가, 가벼운 운동, 카페인 함유 음식 절제 등의 생활습관 변화도 수반되어야 하는 만큼 환자 개개인의 노력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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