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에 경제한파(寒波)의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다.
그동안 상승 곡선을 그렸던 지역 경제가 이제는 상승의 기운을 접고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한국GM·OCI·세아베스틸·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군산CC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지역경제를 이끌어 오면서 침체됐던 상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미분양상태에서 허덕거렸던 산단은 투기세력까지 몰려들었고 경상도 등 외지인구가 유입되면서 도심 속에 아파트들은 끝을 모른 채 계속 들어섰다.
지역민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고 군산은 금방이라도 인구 30만명을 넘어설 것 같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세상의 변화 속에 군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기업들이 국내외 경기변화의 흐름을 견뎌내지 못하고 삐걱대기 시작했다.
기업의 가동률이 점차 떨어지면서 상경기는 하락의 길로 접어들었고 도심 아파트들은 분양에 쩔쩔매고 있다.
‘업친 데 겹친 격’으로 협력업체는 물론 그 직원과 가족 2만 명의 생계가 직결된 군산조선소마저 존폐위기에 몰려 있다.
탄생의 배경 및 국내 조선업계에서의 위상을 고려할 때 군산조선소는 효율을 중시하는 경제논리로는 ‘문을 닫게 되지 않을까’하는 암울한 전망이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수주절벽에 처해있는 조선업계의 현 상황을 보면 군산조선소의 존치를 위해서는 오직 정치논리 외에 뾰족한 해답이 없다는 게 중론으로 답답하다.
군산조선소의 존치가 확정되지 않으면 일감부족으로 당장 올 겨울부터 선체블럭을 제작하는 협력업체들을 시작으로 내년 봄까지 조선소의 모든 협력업체들은 문을 닫거나 도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오늘날과 같은 상황은 군산산단내 입주 기업을 보면 일찌감치 예견됐었다. 군산산단은 불과 몇개의 대기업과 많은 협력업체들로 구성돼 있어 국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부침(浮沈)을 같이 해야 하는 허약한 체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겨울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한파는 예년보다 더욱 가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산시가 지역경제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조속히 출구를 찾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지역경제발전을 산단의 경기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경기에 덜 민감한 관광산업의 활성화에 눈을 돌려야 한다.
구석기시대부터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군산에는 아직도 관광자원화가 되지 않는 자산들이 무궁무궁하다. 지역내에 산재된 이같은 역사문화자산을 모두 끄집어 내 관광자원화해야 한다.
군산시가 다음달 기획하고 있는 군산야행(夜行)행사는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군산은 현재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지만 비관주의자는 모든 기회에서 위험을 보고, 낙관주의자는 모든 위기에서 기회를 본다고 한다.
시민들이 위기 속에서 위험만 보면서 우왕좌왕한다면 군산은 침몰할지 모른다.
반면 기회로 본다면 향후 한국의 경제수도로 충분한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군산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경제의 험난한 파도를 거뜬히 이겨내 비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바람과 파도는 항상 이를 잘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의 편에 서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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