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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체제, 전북 정치권 전망] 득일까 실일까 '양날의 검'

첫 호남출신, 위상 제고·예산 배분 기대 / '친박' 굴레 속 당내 기반 허약 문제점도

새누리당 당대표에 호남 출신인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이 선출됐다. 그의 선출은 여당 사상 일대 사건이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신한국당, 민주자유당 등을 포함해 호남 출신이 당 대표에 선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가에서는 이정현 의원의 당 대표 선출이 전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써는 득실(得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득’으로 보는 측에서는 당내서 호남의 입지가 높아졌기 때문에 전북의 정치 위상 제고, 합리적 국가예산 배분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실’로 보는 측에서는 이 대표가 ‘친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전북에 대한 정치적 배려가 약할 것이란 분석이다. ‘도로 친박당’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어찌 됐든 ‘꽃놀이패’

 

국민의당과 더민주 중앙당의 일부 관계자들은 호남출신 신임 대표의 탄생이 전북의 정치적 위상을 높여주고 현안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정현 대표가 ‘호남 대표’를 자임했기 때문에, 광주·전남·전북 출신에 대한 인재등용, 그리고 현안해결 등을 균등하게 해야 자신의 정치적 위신이 선다는 것이다.

 

이 신임대표는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새만금 개발과 전북 예산홀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보수정당의 첫 호남출신 당대표 탄생’을 계기로 4·13총선 때 붙잡은 전북의 민심을 확고부동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기류가 흐른다. 새누리당 중앙당 핵심관계자는 “4·13총선에서 궤멸적 패배를 당한 우리 당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희망을 보여준 전북을 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 정가에서는 정운천 전북도당 위원장(전주을)의 정치적 위상도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누리당 전북도당 관계자는 “당 대표 입장에서는 호남에만 총력을 기울일 수 없으므로, 전북의 정치현안은 정 위원장이 독자적으로 책임져야 하므로 그 어느 때보다 역할이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임 대표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정운천 도당 위원장은 “이정현 대표와 나는 순망치한의 관계다”고 강조했다. 호남 의원이 둘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적 동반자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친박’ 이름의 정치적 굴레

 

정치인 이정현을 논할 때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대변해왔고 현 정부에서도 청와대 홍보·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따라서 그의 이번 당선은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우려한 친박 성향 당원들의 전략적 투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즉 영남권 기반의 친박 조직표가 이 대표에게 많이 몰린 것이다. 이를 확인시켜주듯 박 대통령은 9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여권의 단합을 강조하며, 친박계 후보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렇듯 보은 관계로 맺어진 관계 때문에, 이 대표가 호남 홀대론을 극복하려는 노력보다 당·청 관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신을 조직적으로 밀어준 영남권 기반의 당원들에 대한 ‘부채의식’도 당 대표 내내 가져가야 할 상황이다. 결국, 호남까지 당의 외연은 확장했지만, 전북에 오는 실익은 없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 호남출신이라 당내 기반이 허약한 것도 문제의 하나로 지적받고 있다. 실제 당내에서 호남의 세를 부각하려면 그를 지지해줄 수 있는 지역출신의 의원이 많아야 하는데, 당내에는 정운천 전북도당 위원장 한 명밖에 없다. 결국 난관에 부딪힐 때, 기댈 곳은 박 대통령과 친박세력이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정현 대표가 자칫 잘못하다가는 호남과 친박 모두 잃을 수도 있는 정치적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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