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말이나 행동이 좀 모자란 듯이 보이는 사람을 ‘무녀리’라고 한다.
그런데 무녀리는 돼지, 개 등 한 태에서 여러 마리를 낳은 새끼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새끼를 말한다. 어원을 ‘門+열(開)+이(접사)’로 보아 ‘門열이’가 ‘무녀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제일 먼저 나온 새끼는 다른 새끼들에 비해 유난히 비실비실하고 몸이 허약하다는 데에서 유래하여, 좀 모자라는 듯한 사람을 비유할 때 ‘무녀리’라는 말을 쓰게 됐다고 한다.
옛날 얘기인데 제비는 새끼를 많이 낳는다. 그러면 가뜩이나 옹색한 집에 새끼는 많고 복잡해서 같은 둥지에서 살 수가 없으므로 새끼들 중 부실한 무녀리를 떨어뜨리는 용단을 내렸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새끼들까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더욱 힘들었기 때문이다. 옛 이야기지만 다른 새끼를 위해 무녀리 제비가 희생된다는 말은 간혹 들었다. 우리는 그이야기를 들으면 흔히 어렵더라도 그냥 키울 것이지 무정한 어미라고 했다가 비록 제비지만 오죽했으면 힘들여 낳은 새끼를 죽이고 노심초사 했을 제비의 아프고 짠한 마음도 헤아려 본다.
우리 인간은 한태에서 여럿이 태어나지는 않지만 예로부터 큰 아들 큰 딸은 무녀리 자식이라고 사랑을 받아왔다. 모정에도 명분과 용단은 필요했겠지만 끊어지지 않게 이어주는 것은 똑같이 깨물어도 더 아픈 게 있다는 무녀리 자식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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