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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군민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국승호 제2사회부 기자·진안

진안군 제2회 추경예산 심사가 벌어졌던 예결특위 회의장. 의회사무과를 마지막으로 모든 실과소의 질의 답변이 끝나갈 무렵, 기자는 당연히 회의가 끝날 것으로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때 신갑수 위원장의 의아한 멘트 한 마디가 귀에 들려왔다.

 

“다음은 (추경예산) 수정안을 상정하겠습니다” 이 멘트와 함께 일정표에도 없던 수정안이 회의 말미에 상정됐다. 배부된 일정표상에 없었던 절차. 그리고 전형욱 기획실장의 수정(예산)안 설명이 이어졌다.

 

심사 첫머리에 이한기 의원이 물었다.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추경 예산 자체가 본예산의 수정(예산)안인데, 어떻게 해서 이런 ‘수정안의 수정안’이 올라올 수 있습니까? 이런 일은 없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3선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날카로운 멘트였다. 이렇게 졸속으로 올려도 되느냐는 일종의 면박으로 들렸다.

 

전 실장은 이런 핀잔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이 수정(예산)안의 통과 여부에만 관심이 있어 보였다. ‘왜 그럴까?’라는 의문은 잠시 후 풀렸다. 이 수정(예산)안에는 이항로 군수가 현재 살고 있는 외사양마을 경로당 관련 사업비가 포함돼 있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머리를 떠나지 않는 이 의원의 한 마디. “외사양마을이 군수님 동네여서 이렇게 (무리하게) 올린 것은 아닌가요?” 이에 대해 전 실장은 묵묵부답이었다.

 

다음날 A의원의 사무실에 들렀다가 이와 관련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상반기 현지 확인 때 화장실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는 ‘부귀면 황금리’ 게이트볼장에 야외화장실 설치를 강력히 요청했었다. 그리하여 설치하겠다는 구두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것은 지켜지지 않았다. 추경예산 편성 시기가 임박하자 이항로 집행부는 “예산이 부족해서 화장실 못 짓습니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예산 부족, 그것이 이유의 전부다.

 

그런데 부족했다던 예산이 도깨비 방망이를 맞았던 것일까? 전 실장이 올린 바로 그 수정(예산)안에 게이트볼장 야외화장실 예산이 끼어 올라왔다는 것이다.

 

이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군수 사는 동네와 관련된 예산을 긴급히 편성하면서 ‘부귀면 게이트볼장’ 야외화장실 예산을 특혜시비 차단용 모양 갖추기로 끼워 넣은 것 아니냐” 또는 “진안읍을 위해 부귀면을 들러리 세웠다” 등 여러 가지 말이 나오고 있다.

 

군수가 아닌 ‘이항로 읍장’이란 말이 나온다거나 가까운 곳, 가까운 사람만 챙긴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온다면 득이 될 게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 도깨비 방망이를 잘못 사용하면 도리어 혹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을 동화 속에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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