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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은 현대의학이다

▲ 육태한 우석대부속한방병원 침구의학과 교수
한의학은 먼 원시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수많은 질병치유 경험을 바탕으로 태생되어 주변 민족들과의 교류를 통해 완성되어 온 민족의학임은 우리 국민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외세의 간섭과 통제를 받으면서도 끝끝내는 살아남아 우리 민족의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밑바탕이 되는 역할을 해왔으며 지금도 그 역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한의학 하면 떠올리는 단어가 무엇일까? 한약, 침, 뜸, 부항 아마도 이 정도 단어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한의학에 대한 지식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의학은 현대인의 질병을 치료하는 학문이며 아직도 그 수요가 적지 않다.

 

또한 부흥기라 할 수 있는 1980~2000년대 동안에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인재들이 몰려들었던 최고의 인기 학문이기도 했다. 이제는 그 시대에 한의학에 입문했던 이들이 한의계에서 점차 자리 잡아가고 있어 조만간 한의학의 재도약을 이룰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한의학 주변 여건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예전에는 당연히 달여먹는 것으로 인식되던 한약도 이제는 한의원에서 달여주는 것이 대부분이듯이 환산제를 비롯해 겔, 정, 캡슐 등 시대상황에 맞는 제형의 변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조차도 주변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일부에만 적용되고 있다.

 

진료하는 사람도 현대인이고 환자도 현대인인데 오직 한의사만, 오직 한의학이라는 이유로 박제화시키려 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대학에서 강의로 배우고 시험으로 평가받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을 갖추었음에도 한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전통적인 방법으로만 진료해야 한다는 편견을 가진 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직 환자만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만을 놓고 판단하면 될 것을 집단이기주의적인 시각과 사고로 국민을 호도하고, 반대만을 위한 반대만을 한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행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척 보면 그 사람의 모든 상태를 알고, 맥만 짚으면 그 사람의 내부 장부와 경락의 상태를 모두 알 수 있다는 것이 현대인의 상식으로 이해가 될 수 있는 것인가? 대략적인 상태야 느낌으로, 경험으로 알 수야 있겠지만 현대적인 진단기기를 통한다면 더 많은 환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인데 한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사용을 못하게 한다면 말이 되는가? 21세기에 코미디도 이런 블랙코미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 이 나라, 대한민국이다.

 

그래도 최근 들어서는 양식 있는 법조인들이 상식적인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어 그 희망을 가져 보기도 한다.

 

모르는 국민께서는 이런 말을 하시기도 한다. 한의학은 현대화, 과학화해야 한다고. 언제까지 맥만 짚고 진단하고 풀뿌리 다린 물로 치료하려느냐고. 한의사들은 그런 소리를 들으면 속에서 피눈물이 날 지경이다. 과학을 과학이라 인정받지 못하고 현대를 살아가면서 현대적이지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누구보다도 더 이 분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게 된다.

 

법제도적인 뒷받침과 연구지원으로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현대화를 촉진해 이를 바탕으로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차세대 대한민국을 책임질 수 있는 먹거리 산업이 되도록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한의학의 전통을 지켜가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국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시혜가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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