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출신 청년인구 유지 / 기업·산업의 구조적 변화 / 교육이 정신 차려야 희망
E=mc²
낯익은 공식이다. 아인슈타인이 ‘질량(m)과 에너지(E) 간 등가원리’를 설명하는 데 활용했다. 물체가 질량을 가졌으면 상응하는 만큼의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 때 속도(c)가 얼마냐에 따라 작은 질량이라도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다. 이를 경제에 응용해 보자.
경제(Economy)=시장(market)x기업(company)x교육(cultivation)
풀이하면 경제발전(E)은 첫째, 시장의 구조(m) 둘째, 기업의 혁신(c) 셋째, 인적자원의 양과 질을 결정하는 교육(c) 간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됨을 뜻한다.
전북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의미를 가질까. 과거 전국 5대 도시에 들었던 전주시가 지금은 17대 도시에 간신히 든다고 한다. 2015년 말 전북의 지역내총생산규모는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12위, 실질성장률은 0%로 꼴찌다. 원인은 자명하다. 지난 30여 년 간 전북경제는 첫째, 시장 성장세가 여타 지역에 비해 약했고 구조도 허약체질화 되어왔다. 둘째, 업종별 역내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가뭄에 콩나듯 했다. 그렇다고 히든챔피언과 같은 혁신 강소기업들이 많이 육성되지도 못했다. 셋째, 인구가 감소하는 와중에 교육이 무너져 내렸다. 단적인 예로 1980년대 말만하더라도 도내 각 고교 앞에 걸려있던 현수막에 표기된 수도권소재 대학 합격자 숫자는 학교마다 적게는 수십, 많게는 백여 명 단위였지 지금처럼 단단위가 아니었다. 지나간 일은 여기까지. 미래가 중요하다.
고향경제 회생과 전북사회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비단 전북의 정치, 행정과 정책업무에 직접 관계된 사람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간, 비용, 노력을 요하는 일이다. 허나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다. 도민 모두가 각자 위치에서 협력하여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일이다.
첫째, 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개선이 선결과제다. 전북인구는 2001년 200만 명에서 2015년 186만 명으로 지속 감소중이다. 전북의 합계출산률 1.3으로는 총수요절벽을 피할 수 없다. 이는 그나마 중장기적 과제다. 당장 급한 것은 지역출신 20,30대 청년인구를 유지하고 동시에 외부로부터 유입시키는 대책이다. 결국 일자리가 핵심이다.
자연스레 두 번째 요소인 기업과 산업 영역에서 구조적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 전북경제 실업률이 7년 만에 최악이다. 군산조선소가 폐쇄되고, 혁신도시는 겉돌며, 새만금산업단지 기반조성은 하세월인데…. 기금운용본부가 왔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해결될 일이 아니다. 제조업이 무너진 영국에서 아무리 런던 금융시장이 활황일지라도 늦은 밤 지하철을 탄 런던청년은 사과 한 쪽으로 끼니를 때우며 브렉시트 뉴스를 쳐다봐야 한다. 혁신은 기업이 하는 것이다. 도당국이 할 일은 전북 청년과 기업인들에게 성심을 다해 도움을 주는 것이면 족하다. 책상에서 일어나 지역 청년과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러 가시라.
셋째, 혁신기업을 일구는 창업청년들은 교육을 통해 배출된다. 불행히도 우리 교육제도는 청년의 꿈과 끼를 죽이고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야망을 가진 청년이 아닌 쳇바퀴 속에서 짤리지 않을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을 길러내고 있다. 전북이, 대한민국이 망하는 길이다. 청년은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을 믿고 꿈꾸어야 할 존재다. 교육이 정신을 차려야 할 절실한 시절이다.
E=mc². 경제의 부침을 결정하는 ‘시장-기업-교육의 삼위일체’가 필요하다. 정치가 이를 선순환시킬 방법을 찾아 행정과 정책에 넘겨주고, 당국이 이를 잘 집행할 때 전북경제 회생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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