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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재생 위한 끊임없는 노력 필요

▲ 최유민 우석대 부속 전주한방병원 침구의학과
어느 날 아침 갑작스레 몸이 마비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손목이 축 처져 물건을 잡을 수 없고 발목이 처져 걸음을 걷지 못한다. 통증은 평생에 한번은 누구나 경험한다. 하지만 마비질환은 너무나도 낯설고 두렵다.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혹시 큰 문제는 아닐까”라는 공포감이 먼저 들기 마련이다.

 

인체의 움직임은 신경세포(neuron)의 전기적 신호 전달에 의해 이루어진다. 뇌로부터 내려온 움직임의 신호는 여러 신경세포의 연접(synapse)을 통해 전달되며 프렉탈 구조와 같은 무수한 분지를 통해 얼굴의 표정, 손가락 움직이기와 같은 말초부위의 미세한 동작까지도 가능하다.

 

신경 마비 질환은 손상 부위에 따라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중추성 마비는 뇌와 척수분절에 발생한 마비로 중풍으로 통칭되는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마비가 대표적이다. 손상된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한쪽의 상지, 하지에 마비가 발생하며 의식소실, 구음장애 등과 더불어 심각한 경우 생명과 연관되므로 시급한 처치가 필요하다. 말초성 마비는 척수로부터 분지되어 내려가는 말초신경계에 나타난 운동신경마비질환을 의미한다. 중풍과는 다르게 어떠한 신경분절의 손상인가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허리디스크로 인해 발생하는 발목 처짐(foot drop), 과사용으로 인한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원인미상의 안면신경마비(facial palsy) 까지, 원인된 질병과 손상 병리,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질환이 존재한다.

 

손상 받은 신경은 어떠한 과정을 겪을까. 운동신경에 압력, 절단 등 손상이 발생하면 손상부위를 넘어서 광범위한 신경염증이 발생한다. 손상부위 이하의 신경부위는 영양공급을 받지 못해 염증, 변성, 퇴화의 과정을 겪게 되는데 마치 꺾여버린 나뭇가지와 같다. 꺾인 이후의 부분은 점점 말라가고 결국 고사한다. 이 결과 마비가 발생하게 되고, 마비라는 증상은 원인 질환이 해결되더라도 약 6개월에 걸쳐 회복과 재생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비가 발생했다면 첫째는 빠른 원인 감별과 손상부위의 처치이고 두 번째 단계는 끊임없는 재활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신경, 특히 말초신경계는 신경 재생이 가능하다. 그 속도는 하루 1~5㎜로 느려 보이지만 세포 단위의 재생이라고 생각하면 인체의 힘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안타깝게도 신경 재생을 돕는 획기적인 치료법이나 수술법은 아직 없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개발되었으나 상용화는 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재활이다. 동작이 없는 근육은 점점 위축된다. 근위축은 마비질환의 좋지 않은 예후로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만성적인 후유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 운동 재활 또는 전기적 자극을 통한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침과 더불어 신경자극을 위한 전침치료(Electroacupuncture)가 대표적이다. 전침은 실험적 연구를 통해 손상된 조직에서 신경 성장 인자의 발현을 촉진하여 새로운 수초 생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며 축삭의 재생과 퇴화 방지의 효과가 있다고 제시됐다. 재활운동과 한방 전침치료의 복합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신경 재생 보호 효과가 있는 황기, 홍화, 당귀, 은행엽 등의 한약병행은 활발한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신경 복구와 대사를 정상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비타민의 섭취 또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말초신경계 마비 질환은 통증질환에 비해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두려움이 엄습한다. 이제는 당황하지 말고 최대한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자. 끊임없는 노력을 들인다면 기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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