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맡에 매달린 칼처럼 권력은 위기·불안의 연속…국민 두려워하고 섬겨야
이탈리아 남부 지중해에 위치한 시칠리아는 기원전 8세기 무렴부터 발달한 도시국가였다.
훗날 마피아 가문으로도 유명해진 시칠리아는 BC4세기 디오니소스라는 강력한 지도자의 등장으로 융성기를 맞게 된다. 절대 복종하는 신하들과 가족이상의 끈끈한 충성심 속에 디오니소스의 궁전은 금은보화로 한 다모클레스라는 신하가 어느 날 디오니소스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폐하! 폐하께서는 누구나 바라는 모든 것을 갖고 계시니 세상에 부러울 게 어디 있겠습니까? 소신은 단 하루 만이라도 폐하가 가진 부와 쾌락을 누릴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디오니소스는 그 자리에서 흔쾌히 소원을 들어준다, 다모클레스는 하루아침에 신하에서 왕의 신분으로 팔자를 고친다, 아름다운 여인에 둘러싸여 향기로운 술과 푹신한 침상의 안락함을 즐기던 다모클레스는 어느 날 우연히 천장을 올려다보고 그만 기겁을 한다. 시퍼렇게 날이 선 칼이 머리맡에 매달려 자신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다모클레스는 더 이상 술도 아름다운 여인도 음악도 즐겁지 않게 되었다. 디오니소스가 말했다. ‘이제 알겠는가? 권력의 자리란 언제 불행의 나락에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의 연속이라네. 그리고 나는 매 순간 그 두려움을 안고 산다네. 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칼처럼 내 권력은 항상 위기와 불안 속에 놓여 있지…’
이 일화는 로마의 명 연설가 키케로가 인용해 유명해졌다. 위기일발의 상황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권력자, 지도자에 대한 경구로 인용되지만 권력의 반대편에 서있는 신민에게는 거꾸로 남의 집 장미가 더 예쁘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은 항상 행복하고 여유롭게 느끼는 착시현상에 대한 충고로도 새겨진다.
새 정부의 총리인준과 함께 조각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유리천장을 깨는 파격적이고 참신한 각료인선으로 새 정부의 인기가 높아지고 지지율이 치솟고 있다. 87%까지 치솟은 높은 지지율은 지난 1993년 들어선 김영삼 문민정부의 85%기록도 넘어섰다.
김영삼 문민정부는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공개, 전두환 노태우 구속 등 당시로서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개혁조치로 국민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그 인기는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방심했을까? 이들이 구속되는 부패와 국정농단, 무분별한 단기 외자유치 등으로 치욕적인 IMF위기, 국가부도사태 까지 몰리는 국난을 겪지 않으면 안 되었다. 지금은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지만 언제 밑바닥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얘기다. 때문에 위정자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겸손의 자세를 흩뜨릴 수 없고 무엇보다 국민을 두려워하고 섬기는 마음을 놓지 말아야 한다. 잘 나가고 있을 때 일수록 다모클래스의 칼을 기억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우리 전북은 오랫동안 남의 집 정원이 더 아름답고 이웃집 배추가 더 싱싱하고 푸르다는 자조(自嘲)와 피해의식 속에 살아왔다. 내가 곤궁한 것이 내 탓보다 남의 탓이라고 여겨왔다.
그래서 자조(自嘲)보다는 타력에 더 기대려는 심리가 은연중 만연해 있다. 엊그제 대통령이 전북에 내려와 새만금 개발과 관련한 장밋빛 약속을 했다. 정부의 막대한 예산지원이 없으면 개발 엄두를 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전국에서 제일 높은 지지율로 새 정부 출범을 도왔으니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고 싶은 심정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내 뜰, 내 땅의 개발 주체는 바로 남이 아닌 우리 전북인 자신이다. 스스로 딛고 일어서려는 정신이 우선 첫째다.
우리보다 월등히 더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부러워하고 불평하는 타 지역 사정이 사실은 저마다 문제와 불안과 어려움을 안고 있음을 정시하고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과제를 풀어가는, <다모클레의 칼> 의 교훈으로 거꾸로 새기는 지혜를 발휘 할 때다. 다모클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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