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신체 부위 중에서 다른 사람과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을 드러내는 곳은 얼굴이다. 얼굴은 곧 자신인 것이다. 현대 국어에 얼굴을 뜻하는 ‘안면(顔面)’의 의미는 사람 머리의 눈, 코, 입 등이 있는 앞쪽 면을 말하거나, 서로 얼굴을 알고 지낼 만한 친분을 말한다. 예를 들면 “나는 그 사람과 안면이 있다.” 또는 “그 사람은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다.” 등으로 쓰인다.
그런데 예전에는 현대 국어와 다른 의미로 쓰였다. <소학언해> 에 나온 “몸과 형체와 머리털과 살(身體髮膚)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다.”라는 예문에서 보듯이 얼굴은 곧 ‘형체(形體)’, ‘모습’, ‘틀’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소학언해>
‘형체’의 의미를 가졌던 고어 ‘얼굴( <얼골)’의 어원은 동사 ‘얽다’와 관계가 있다. 즉 ‘얼굴’은 ‘매다, 묶다’의 의미를 가진 ‘얽-’에 접사 ‘울’이 결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서 ‘울’은 ‘짐승의 우리’를 가리키는 말인데 서로 결합하여 ‘얽-우리> -울> 굴’로 변했다는 견해다. 얼골)’의>
또 다른 견해는 ‘얼’과 ‘굴( <골)’이 같은 의미를 가진 이음동의어였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의하면 ‘얼’과 ‘굴’은 모두 ‘형체, 형태’의 말이었는데, 이것이 ‘얼굴’로 결합하여 나타내다가 ‘안면(顔面)’의 의미로 변했다고 것이다.< p>골)’이>
민간 어원설에서는 얼굴은 원래 얼골이었는데 ‘얼골’은 얼의 골짜기로, 얼이 들고나는 곳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얼은 마음, 정신, 혼이므로 얼굴은 ‘얼이 모인 골짜기’란 뜻이라고 했다.
현재로서는 어느 것이 옳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만한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학자들의 견해를 따라 그 어원적 의미를 판단해 볼 때, ‘얽어맨 것’, ‘얽어맨 꼴’, ‘얽어맨 우리’라는 해석이 ‘형체, 형태’라는 의미와 쉽게 연결되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형체, 형태’의 의미로 보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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