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밤하늘 별보며 / 미래 꿈 키우고 희망 다져 / 어려운 난제 헤쳐나가길
여름만 되면 가족과 함께 캠핑을 떠나 밤하늘에 총총히 뜬 별들을 보며 도란도란 애기를 나누던 옛모습이 떠오른다.
바베큐 요리로 배가 부를 때쯤이면 도심에서 보기 힘든 온갖 별들이 곳곳에서 반짝거린다. 반딧불 축제가 열리는 무주나 새만금방조제로 이어진 대각산에서 보면 더 좋을 듯하다
별들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1시간에 15° 정도씩 동에서 서로 이동하게 되어 별자리가 계절마다 다르게 보여 한여름 밤하늘을 볼 것을 권한다. 초저녁에는 별자리들을 찾는 길잡이 역을 하는 북두칠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북두칠성 그릇 부분 끝의 두별을 이어 나가면 북극성과 만난다.
북극성은 1등성에 속하지는 않지만 주위에 밝은 별들이 없어 눈에 쉽게 띤다. 국자의 손잡이 끝에서 두 번째별 바로 옆에 작은 별이 하나 더 있는데, 이 별은 시력이 좋은 사람만 볼 수 있다.
우리나라 1만원권 지폐의 ‘혼천의’ 옆에는 이 작은 별까지 담고 있다. 작은 것도 소중히 생각하는 관심과 배려의 마음이 아닐까 한다. 이런 마음이 사회 구석구석으로 번져 가길 기대해 본다.
뭐니 뭐니 해도 여름철 재미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와 북동쪽에서 별똥별이 비처럼 쏟아지는 유성우를 보는 재미가 아닌가 한다.
날씨가 맑으면 1시간에 최대 100개까지도 볼 수 있다. 유성이 대기 중에서 소멸되지 않고 땅으로 떨어지는 운석(隕石)은 매일 평균 1백 톤씩 떨어진다. 3분의 2가 바다로 떨어져 잘 못느낄뿐이다. 2014년에 진주지역에 여러 개의 운석이 떨어져 너도 나도 운석을 찾으러 나서는 운석 바람이 불기도 했다. 운석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비닐장갑을 끼고 운석을 수거하여 밀봉한 다음 냉동고에 집어넣는 일이다. 우주 공간에는 물이나 산소가 없지만, 운석이 지구로 오면서 산소를 만나 산화되거나 물과 접촉하면 변성되기 때문이다.
뒤처리를 잘못하면 운석 가치가 뚝 떨어진다. 별똥별은 방사형으로 퍼지듯 떨어지기 때문에 망원경이나 쌍안경보다는 북동쪽으로 누워 맨눈으로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더 좋다. 스마트폰 별자리 앱을 깔면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뜨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해는 항상 낯에 뜨지만 달은 아무 때나 뜨고 진다. 초승달은 초저녁달이다. 해가 질 때 해 근처에 머물다가 해가 지면 따라서 진다. 두 검객이 자정에 만나 결투를 하는 영화에 초승달이 등장하면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정 무렵에 지는 상현달이나 밤새지지 않는 보름달이 떠있어야 한다. 달의 모양과 움직임, 태양계 내의 밝은 행성들을 쳐다보면 금세 삼십분이 지나간다. 여기에 별자리 이야기를 덧붙이면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우리가 보는 달은 노란회색이어서 우리 지구도 그러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달에서 지구를 보면 지구는 푸른색이다. 우주인이 푸른 지구를 보면서 다른 색감을 느끼듯, 우리도 자신이 아닌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 보는 역지사지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삼면으로 둘러싸인 한반도 지도를 뒤집어 보면 새삼 해양국가임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밤하늘 별을 보고 꿈을 키워왔고 희망을 다져왔다. 이제 우리 앞에 놓인 어려운 난제들도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헤쳐 나가면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한다.
△김영식 이사장은 교육과학기술부 차관보, 국립중앙과학관장, KIST 기술정책연구소장, CHA 의과대학교 교학부 총장,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을 역임 했다. 저서로는 〈과학을 품은 참한세상〉등 9권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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