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녹조는 오염물질 원인 / 새 정부 4대강 16개 보 철거로 막대한 국가적 손실 발생 우려
미국 시카고대학 출신 노벨상수상자는 89명이다. 1890년 설립된 이래 3류 대학에 머물러 있던 대학이었다. 그런데 1929년 30세의 허친스 총장이 취임했다.
그는 취임 후 학생들에게 고전 100권의 리스트를 주면서 읽고 토론하도록 했다. 읽지 않은 학생은 졸업을 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책속에서 자신의 롤 모델(role model)을 발견하도록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고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롤 모델을 가슴 속에 간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을 벤치마킹하려고 노력하였다. 이것이 노벨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비결이었다.
인간은 창조적인 동물이지만 언제나 창조적일 수는 없다. 어떠한 목표에 도달하고 싶을 때에는 이미 그 목표에 도달해 있는 사람을 따라 배우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바른 길이다.
옛날 붓글씨를 배울 때도 좋은 글씨체를 받아 반복해서 따라 연습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글씨체를 능가하는 새로운 글씨체를 창안해 냈다. 왕희지가 그랬고 한석봉이 그랬고 김정희가 그랬다. 그래서 명필이 된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해방 후 이승만은 미국을 모델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국가의 기본이념으로 삼았다.
그러나 북한의 김일성은 소련을 모델로 스탈린의 지령을 받아 공산주의 체제를 채택했다. 그 결과 오늘날 남과 북은 약 45대 1이라는 엄청남 국력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광요가 버려진 섬나라 싱가포르의 총리로 취임한 때가 1959년이었다. 제2차 대전 후 독립한 신생국들은 사회주의 환상에 사로잡혀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모택동, 북한의 김일성, 유고의 티토, 인도의 네루 등을 롤 모델로 경쟁적으로 사회주의를 채택하던 때였다. 그러나 이광요는 달랐다.
그는 이스라엘의 국방, 장개석의 부패에 대한 무관용, 박정희의 부국강병을 롤 모델로 삼고 이를 벤치마킹했다.
그리고 1990년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싱가포르를 부패가 없는 나라, 국가 경쟁력과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최상위인 동양의 진주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롤 모델은 1932년에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 후 1945년까지 재임한 루즈벨트라고 한다.
그는 1929년 시작된 세계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미증유의 국가 위기를 뉴딜(New Deal) 정책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극복한 대통령이다.
그는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7개 주에 걸친 테네시강에 26개의 댐을 건설하는 대규모 토목 공사를 일으켜 실업해결, 홍수방지, 전력개발, 수운(水運) 등 테네시강 이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놓았다.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똑같은 목적으로 한국형 뉴딜정책이라면서 건설한 4대 강의 16개 보를 문 대통령은 녹조발생의 주범이라고 단정한 후 철거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보가 녹조발생의 원인이 아니라 오염물질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도 차고 넘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강 따라 수많은 보를 만들어 대대로 논농사를 지어왔다.
그러나 녹조는 없었다. 오염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롤 모델인 루즈벨트라면 보를 철거하려할까. 아마 보는 그대로 둔채 오염물질 유입을 차단하는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까.
건설은 어려워도 철거는 쉽다. 행여 섣부른 철거로 회복하기 어려운 국가적 손실이 발생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를 떨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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