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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희 양, 범죄에 의한 실종 가능성 높아"

3월 30일 이후 행방 묘연 / 가족 휴대폰 교체도 의문 / 원룸서 고양 유전자 채취 / 경찰, 범죄 무게 수사 확대

‘고준희 양(5) 실종사건’을 둘러싸고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실종 시점과 가족의 행적, 휴대전화 교체 시기 등을 고려할 때 의문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범죄에 의한 실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4월 이후 병원·유치원 기록 없어

 

경찰은 고 양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는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고 양이 사라졌다는 가족의 주장과 달리 경찰은 공식적으로 고 양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는 시점을 지난 3월 30일 이후로 보고 있다. 병원과 유치원 방문 기록이 마지막으로 확인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2년간 진료 기록을 확보해 고 양이 발달장애 증상으로 30회의 진료를 받았으며, 유치원을 다녔던 것으로 확인했다. 고 양은 3월 말까지 완주군 봉동읍에서 아버지와 새어머니·오빠와 함께 살았으며, 4월부터 전주시 인후동 새할머니 집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새할머니는 지난달 18일을 ‘고 양을 마지막으로 본 날’이라고 진술했다.

 

고 양의 행적 추적과 관련, 경찰은 고 양의 생일인 지난 7월 22일 가족이 케이크를 산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고 양의 생일 비롯해 추석 등 기념일에 고 양과 관련된 물품 구매 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8월 30일 새 할머니 집 이사를 맡은 이사업체 직원은 고 양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지만, 아버지는 딸과 차에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신고 전 가족 휴대전화 교체

 

실종 신고 전 고 양의 가족 모두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아버지는 지난 10월 31일 전주시 덕진구의 한 대리점에서 휴대전화를 구매했다. 새어머니와 아들(6)은 지난달 14일, 새할머니는 지난달 29일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아버지는 휴대전화를 분실해서, 새어머니와 새할머니는 번호이동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서 휴대전화를 바꿨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새어머니와 새할머니의 휴대전화에는 기존 전화의 정보가 옮겨져 있어서 디지털포렌식을 통한 증거 수집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양한 가능성 두고 수사 확대

 

경찰은 지난 22일 아버지가 사는 완주군 봉동읍 등 4곳을 압수 수색했다. 이날 압수 수색에는 친척 집도 포함됐다. 경찰은 노트북과 외장 하드, 휴대전화 등 총 20점을 압수했다.

 

실종 장소로 추정된 전주시 우아동 원룸에는 고 양이 사용했던 장난감 등 물품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원룸에서 발견된 칫솔에서 고 양의 유전자를 채취했다.

 

경찰은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성범죄 우려자에 대해 대면 수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있다.

 

전주 덕진경찰서 김영근 수사과장은 26일 오전 전북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초기에는 아동이 스스로 나가서 실종됐거나 외부에 의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했다”며 “그러나 현재 파악한 바로는 범죄에 의한 실종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 추정일 직전 고 양에 대한 목격자 진술도 나왔지만, 객관적 자료로 보기는 힘들다”면서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각적으로 수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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