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는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의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며, 통일의 그 날을 기대해 본다. 그러나 최근 우리 전라북도 상황을 생각하면 암울함이 엄습해 온다.
전북의 신산업을 이끌었던 조선(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과 자동차(한국지엠 군산공장)가 문을 닫고, 전북의 전통산업이었던 섬유(BYC 전주공장)도 문을 닫았다. 전북 산업과 경제의 참담함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전북 지역사회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일자리 상실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소득 감소로 이어져 탈 전북현상은 가속될 것이다.
6·13 지방선거가 눈앞이지만 정치권은 지역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정책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치적 역동성도 기대난망이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역발전을 추동할 또 다른 축인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 대학은 전북의 미래발전을 이끌 지역산업 육성전략을 고민하고,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지역 산업 혁신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실제 세계 유수의 산업단지는 대학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스탠퍼드 대학이 연구 단지를 만들어 실리콘으로 된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업을 대거 유치해 실리콘밸리가 탄생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듀크대(Duke), 노스캐롤라이나대(NUC)를 연결한 삼각지대의 세계 최대 연구단지 RTP에는 IBM, GE 등 180여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일본 교토는 대학이 36개나 모여 있고 인구의 10%가 학생과 연구자다. 기술자, 연구자, 학자를 우대하는 도시 정서에 많은 인재가 교토에 정착함에 따라 교세라, 닌텐도 등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이 이 지역에 머무르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은 산학컨소시엄 형태로 CMOS 이미지센서 개발에 성공한 벤처기업 ‘비전그룹’을 이탈리아와 프랑스 합작법인인 ST에게 매각했다. 그 후 ST사업본부를 에든버러에 두게 하고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등 대학의 우수한 인력과 기술 우위를 통한 외국기업 유치 성공 사례도 있다.
스웨덴은 ‘말뫼’의 옛 조선소 부지에 세계해사대학 등을 설립해 우수인재를 공급하자 바이오, 정보기술 분야의 30여 개 기업이 본사를 ‘말뫼’로 이전했다. 1998년 설립된 말뫼대학도 설립 20년 만에 학생수가 2만4000명으로 스웨덴의 여섯 번째 큰 대학으로 성장한 예도 있다.
지역과 도시 성장의 핵심은 대학이다. 지역 대학이 교육을 통한 고급인력 양성과 연구 활동으로 새로운 지식가치를 창출해 지역 기업의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BYC 전주공장이 사라진 전라북도의 향후 재생의 발판은 결국 지역 대학의 역할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의 사례처럼 전라북도의 지역대학은 우리 지역에 입지한 민간기업,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방정부와 함께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산학연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대학이 지역 산업계에 필요한 인재와 기술을 제공하여 기업이 자발적으로 모여들 때 전라북도의 신산업 육성과 경제발전도 가능할 것이다.
작금의 암울한 전라북도 경제상황에 비추어볼 때 지역 거점대학인 전북대학교의 역할 또한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대학이 겉치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역 거점대학인 전북대는 교육과 연구 그리고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 사회, 지역 산업, 지역 경제 발전의 큰 발판을 마련하고 추동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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