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상인 소화기 들고 달려가
택시-시내버스 기사·시민들
부상자 병원으로 이송 도와
3명의 사망자와 30명의 부상자를 낸 군산 유흥주점 방화 사건은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시민들의 힘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화상을 입거나 유독가스를 마신 손님들은 저마다 대피하려 했지만, 순식간에 어두워진 내부와 좁은 통로의 적치물들 때문에 탈출이 쉽지 않았다. 그때 주변 상인과 시민들이 나섰다. 인근 상인은 자신의 가게에 있던 소화기를 가지고 나와 구조에 힘을 보탰다.
화재현장 맞은편에서 곱창 음식점을 운영하는 양덕원 씨(56)는 “주방에서 일 하고 있는데 불이 났다는 소리에 소화기를 가지고 뛰어나갔다”며 “다른 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소화기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 씨가 나왔을 땐 정문 입구에 붙은 불이 사람 키만큼 불어나 있었다. 그가 소화기로 불을 무릎 높이까지 줄이자 갑자기 안에서 머리에 불이 붙은 한 남성이 뛰쳐나왔다. 양 씨는 황급히 소화기로 뛰쳐나온 남성의 머리에 붙은 불을 끄고, 출동한 119구급차에 그를 실었다.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가는 환자들을 건물 밖으로 대피시킨 주민들도 있었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김중곤(62)·김영상 씨(59)는 화재가 난 건물 건너편에서 맥주를 마시다 불이 난 것을 보고 황급히 달려갔다.
이들은 출입구에 불길이 거세지자 건물 옆 비상구로 이동해 질식한 사람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함께 도우러 온 주민들까지 합세해 건물 안에 있던 10여 명을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이들은 “비상문 안쪽에 사람들이 의식을 잃어가며 뒤엉켜있었다”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지만 화상을 입거나 유독가스에 질식한 환자들이 대부분이라 병원으로의 이송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출동한 구급차는 턱없이 부족했다. 환자들이 도로에 쓰러져있을 때, 시민들은 저마다 승용차와 택시를 이용해 환자들을 이송하기 시작했다. 출동 나온 순찰차도 힘을 보탰고, 어느 순간 나타난 시내버스도 환자들을 이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정곤·남승현천경석 기자>문정곤·남승현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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