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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여름철 산후조리 - 찬 바람 직접 안 쐬야

▲ 이은희 우석대 부속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여름이 되면, 유독 ‘에어콘 바람이 시려서 힘들다’라는 환자를 많이 만난다. 어김없이 따르는 설명은 ‘아기를 낳고 산후조리를 잘못해서 그런거 같아요’, ‘아기를 낳고 찬바람을 맞아서 그런거 같아요’ 라는 말이다. 특히 여름 출산에 대한 임산부들의 걱정은 ‘출산 후 찬바람을 쏘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더위와의 전쟁을 우려하는 것이 가장 크다.

 

이렇게 더운 여름에 출산을 하고도 에어콘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선, 출산 후 산모의 신체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산을 경험해본 대부분의 여성은 출산 후 상체로 열이 오르고, 땀이 나며, 특히 자고 일어났을 때 머리와 목뒤가 흥건하게 젖어있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의 진액손상으로 인한 허열(虛熱) 때문이다.

 

임신 중 철결핍, 산후 출혈, 산후 땀의 증가, 모유수유 등 임신과 출산 후의 다양한 과정은 모체의 진액을 손상시키게 된다. 체온상의 변화는 거의 없지만, 산모는 한출(땀), 상열감을 뚜렷하게 느끼게 되는데 젖몸살(유방울혈)이 병핼 될 경우에 그 증상은 더욱 크다. 이렇게 땀이 많은 상황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게 되면, 땀이 증발하며 신체에서 기화열을 빼앗아 오한 및 시린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은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건강한 산모들은 2~4주 이내에 이러한 허열(虛熱)이 점차 회복되게 된다.

 

허열이 회복되어가는 산후 2~4주 기간에 억지로 땀을 내거나, 방안의 온도를 높이게 되면, 한출을 더욱 조장하여, 진액의 손상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출산 후 땀을 빼는 행위’는 가장 피해야 할 행동에 해당한다. 과도한 발한은 산후부종을 가중시키며, 허열을 악화시켜 산후시림증상을 유도하는 산후풍의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여름철 출산 후에는 에어콘과 선풍기를 사용하여 방안을 산모 스스로가 편안함을 느끼는 온도(대략 25℃~28℃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흐르는 땀은 닦아주고, 젖어 있는 옷은 수시로 갈아입으며, 에어콘이나 선풍기의 바람은 직접 맞는 것은 피한다. 출산 후 2주~3주사이에 대부분은 허열증상이 사라지며, 스스로 체크해 보았을 때 ‘땀이 줄고, 더운느낌이 줄어들어가고 있다’면 몸이 회복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허열증상이 지속되고 한열왕래가 반복된다면, 신음허(腎陰虛) 혹은 혈허(血虛)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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