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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이 밝히는 전북의 미래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12년째 새만금 방조제를 따라 고향 선산을 찾을 때마다 황량하게 방치된 간척지가 항상 안타까웠다. 공항도 건설하고 관광지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기업 유치가 부실한 때문이다. 기업이 들어와야 사람과 돈이 몰리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 된다. 착공된 지 27년이 지난 이제야 새만금이 재생에너지로 도약한다. 왜 이게 전북의 미래를 열 핵심사업인가.

브레머하펜이라는 독일의 항구도시는 유럽의 대표적 조선업 도시였다. 독일이 해상풍력에 집중 투자하면서 업체들은 배 대신 풍력터빈과 해상구조물을 만들었다. 3천여 신규 일자리가 생겼다. 해상풍력단지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항만단지에도 일자리가 생겼다. 영국 뉴캐슬에도 6천여 일자리가 북해 해상풍력사업으로 생겨났다.

지난 주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은 이런 유럽보다 훨씬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인 4기가와트(GW)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새만금 재생에너지단지의 친환경 전기는 지역주민과 입주기업에게 타지역과는 차별화된 기회를 제공한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독일이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36%까지 끌어올리고 덴마크가 풍력 발전비중을 42% 넘게 키우는 등 에너지전환에 성공한 것은 지역주민과의 수익공유와 지역투자 때문이다.

예컨대, 덴마크에서는 풍력발전소 4.5㎞ 이내 주민에게는 20% 이상 지분을 발전사가 제안한다. 제주도 탐라해상풍력단지에서도 발전수익의 일부를 지역에 투자하는데, 20년간 1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새만금 지역의 수혜 폭은 더 클 수 있다.

일부 언론이나 주민이 제기하는 태양광 패널의 카드뮴, 납에 의한 환경오염은 완전히 잘못된 정보다. 카드뮴은 실리콘 태양전지에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모든 가전제품에도 있는 극미량의 납도 중금속 용출시험 합격제품만 사용되어 문제없다.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글로벌 대기업을 끌어들인다. ‘RE100 이니셔티브’란 제도가 있다. 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 100%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협약이다. 애플, 구글, 지엠 등 154개 기업이 가입했는데, 납품업체들에게 이 기준을 요구한다. 엘지화학은 비엠더블유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납품에 이 기준을 요구받아 결국 거래가 무산됐다. 삼성 에스디아이는 해외 공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다. 앞으로 주요 기업들은 재생에너지가 있는 곳에 지어야 할 상황이다. 재생에너지 도시 새만금은 좋은 후보지다.

나아가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전기 임해공업단지와 전기 교통산업도 새만금에 유망하다. 예컨대, 새만금에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직류 전력망(MVDC)을 설치하고 배터리 전기배와 태양광 전기배, 무선전기차와 같은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제 흙먼지와 모래바람 대신 친환경 미래 전기교통 도시를 체험하고자 하는 국내외 관광객으로 가득찬 모습을 보게 되길 소망한다.

우리 원은 새만금을 시작으로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에 친환경 해상에너지공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2050년에 독일은 100% 재생에너지로 간다고 하는데, 우리도 태양광과 풍력, 조력으로 에너지 자립국가를 목표해야할 것이다. 그 웅대하고도 긴 여정이 새만금에서 시작되었다. 전북이 2천 년의 지역 역사에서 새 전기를 맞이하길 충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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