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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의 역대 최대 규모 예산 삭감 이유(?)

엄철호 익산본부장
엄철호 익산본부장

익산시의회가 지난 20일 익산시의 내년도 예산으로 1조1964억원을 최종 의결했다. 당초 집행부에서 요구한 것 보다 무려 226억 원이 쪼그라 들었다.

지난해 69억 원 정도가 깎인 것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인 통 큰(?) 삭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삭감이 아닌가 싶다.

7조 원에 육박하는 살림살이 전북도가 불과 38억 원, 전주와 군산은 각각 149억 원, 53억 원 가량의 삭감에 그친 것에 빗대어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놓고 시의회의 전형적인 갑질횡포 등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특히 민선 7기 정헌율 호(號)의 공약사업과 정책들이 거의 칼질에 가까운 수준의 대폭 삭감을 당하자 험난한 가시밭길 여정도 예측한다. 정 시장의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게 그려진다.

그런데 이번 예산 편성·의결까지의 과정을 좀 더 촘촘히 따져보면 집행부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있지 않는가 생각된다.

북부권 함열청사 리모델링비 42억 원,펜싱아카데미 건립 43억 원, 실내야구연습장 신축 21억 원, 청년마음건강프로그램 5000만 원, 청년 활동·교류 활성화 1600만 원, 청년희망네트워크구축 1800만 원 등이 통째로 날아갈 수밖에 없었다.

자진 삭감을 스스로 요청했고, 공유재산취득승인에 따른 행정 절차 미이행 등 집행부의 업무 미숙으로 인해 삭감된 예산이 전체 삭감 예산 226억 원의 절반을 넘는 120억 원에 달하고 있다고 하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밀려 온다. 더구나, 체육회 운영비 3억5000만 원이 사그리 날아가 당장 내년 1월부터 직원 4명의 인건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하니 정말 기가 막힌다.

집행부의 예산편성과 대응이 보다 치밀하지 못했고, 비효율적이지 않았나 하는 지적이다.

예산편성은 행정의 1년 농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연말 작업이다. 비슷한 예산이 타 실·국에 중복 편성되지 않도록 정교해야 하고, 사업방향과 목표설정, 실효성 분석 등도 분명·확실해야 한다. 또한, 사업예산 밑바탕에는 현장 지식과 함께 미래 로드맵이 깔려 있어야 하고, 그런 예산 편성을 위한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의지는 두번 말하면 잔소리다.

면피용 주먹구구식의 무성의한 예산 편성은 칼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집행부 부서별 책임자들의 안일한 대처를 의심해 보는 배경이다.

여기에다 정말 꺼내기 힘든 말이지만 일부 부서장에 대한 인사 실패(?)의 후유증이 아닌가도 묻고 싶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능력과 식견에서 의심을 받고 있는 함량 미달자가 승진과 함께 주요 자리를 꿰차고 앉아 세월아 네월아의 천하태평 및 무사안일 행태 근무 만연, 투철한 사명감과 소명감도 없이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에서 승진 성은을 입은 채 정년퇴직만을 기다리는 복지부동 등 지금의 철밥통 조장 인사시스템이 확 바뀌지 않는 한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 삭감 신기록은 매년 갱신될 것이다.

동그라미가 들어갈 자리에 네모꼴을 집어넣었으니 그 조직이 제대로 굴러갈 턱이 없다. 책임감과 리더십을 가진자, 관록과 연륜 있는 적임자 등을 능력에 맞게 적재적소에 배치하는것이 인사의 기본 원칙이다.

개인별 자질과 능력, 전문성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관건이기에 하는 말이다. 누구(?)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6개월짜리 단명 서기관 배급 성은 입기에 목을 매는 자 등이 승진하고 주요 자리를 꿰차서야 되겠는가.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성실하게 열심히 노력하며 일 하는 사람을 잘 골라 써야 모든 일이 제대로 굴러가고, 정 시장의 공약도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 칼질 없이 잘 굴러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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