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8일은 일본의 심장 한 가운데인 도쿄에서 독립만세를 외친 ‘2·8 독립선언’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2·8독립선언은 3·1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됐고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이후 아시아 약소민족의 독립투쟁에도 큰 영향을 줬다.
3·1운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2·8독립선언도 조명을 받을 만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사업과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그러나 한 세기를 돌아보는 지금 호국보훈의 영령 앞에 우리는 부끄럽지 않은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100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친일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했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희생하신 분들의 후손들은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태우고 있다. 2·8독립선언의 역사적 현장은 현재 세탁소로 변해 그 발자취를 찾을 길이 없고, 임시정부 항일 유적지들은 중국 재개발 속에 사라져 가고 있다.
필자는 3·1운동의 대표격인 유관순열사와 같은 가문으로 9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가문의 자손이자 이 분들을 기리기 위한 ‘일문구의사 선양사업회’ 이사장으로서 활동 해 왔다.
때문에 독립운동가 가문의 고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프랑스는 나치의 지배를 4년간 받고 독립한 뒤 7037명의 부역자에게 사형선고를 내렸지만 36년간 일제의 지배를 받은 우리나라는 단 한 명도 처벌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독립유공자의 자손들은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궁핍한 생활을 했다.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가 친일적폐청산을 통해 민족정기를 되찾고 민족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는 3·1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을 오늘날에 계승하여 완성시켜야 하는 큰 사명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3·1운동정신의 완성은 바로 남북의 평화통일이다. 100년 전 3·1운동 당시에는 남과 북이 없었다. 그리고 임시정부의 정신은 좌우의 통합이었다. 당시 독립운동에는 좌익, 우익, 아나키스트, 유림까지 참여했다. 임시정부의 정신을 오늘에 계승하는 것은 분단이 아니라 통일된 조국을 만드는 일이다.
오는 27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한반도 평화정착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곧이어 남북정상회담이 이어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남북미의 연쇄적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어진다면 대북제재가 해제되고 본격적인 경제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를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번영의 출발선으로 만들 수 있다. 때문에 국회에서도 6건에 달하는 ‘통일경제특구법’ 제정을 비롯해 북한 교류와 관련된 법안들의 제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남북경협을 통해 경제통일이 먼저 이뤄질 때 우리가 바라는 남북의 평화통일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등 독립운동의 중요한 역사가 한 세기를 맞이하는 2019년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으로 새겨질 수 있다면 더욱 의미가 뜻 깊을 것이다. 한반도경제통일을 위한 뜻 깊은 한 걸음 한 걸음에 우리는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3·1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통해서 완성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