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경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장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017년 처음으로 3만불을 넘겼다. 국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안전한 농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였고, 농식품 구입 시 선택기준으로 원산지표시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이제 원산지표시가 선택사항이 아니라 소비자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발표한 「농식품 정보 수요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이 원하는 농식품 정보 1위가‘원산지 정보’라고 한다.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기 위해선 낮은 가격도 중요하겠지만 정확한 원산지 표시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 등에 게시된 유명 맛집이나 식품에 대한 평가 글을 보면 맛과 가격뿐만 아니라 원산지가 어떻게 표시되어 있는지 코멘트를 다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원산지가 정확하게 표시되는 업소임을 강조하며 홍보에 이용하기도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농산물 구입 시 원산지표시제가 충분히 활용될 경우 국산과 외국산 농산물의 소비자 선택권이 보장됨에 따라 사회 전체적으로 상당 수준의 후생증대 효과(연간 4,600억 ~ 7,400억원)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농식품 수입이 많은 우리나라는 값 싼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여 팔아 부당이득을 취할 가능성이 크고, 농업인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원산지표시제의 중요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농관원 전북지원은 단속과 홍보를 병행하며 원산지표시제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고의적이고 지능적인 원산지표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디지털포렌식 및 고춧가루 원산지 현미경 판별법, 유전자 분석법, 이화학적 원산지 판별법 등 과학적인 수사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원산지 판별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일본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앞서있다.
올해 28년째를 맞는 원산지표시제가 정착되어 가고 있으나, 아직도 위반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주요 적발품목은 배추김치가 가장 많았고 돼지고기, 콩(두부), 쇠고기, 채소류 순으로 적발이 되고 있다. 이에 원산지 위반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자 각 시군 농관원 사무소에서는 원산지표시 위반행위에 대해 신고할 수 있도록 부정유통신고센터(☎1588-8112)를 운영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노점상, 영세업체, 신규 영업자 등 원산지표시가 취약한 곳에 대해서는 원산지를 쉽고 정확히 표시할 수 있도록 1대1 맞춤형 코칭을 해주고 있으며 원산지 표시판을 제작·배부하는 등 지도·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 동안의 노력으로 우리원과 MOU를 체결한 전통시장 128개소를 대상으로 해마다 실시하는 원산지 자율관리 평가에서 전북지역 전통시장은 4개소가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최우수상 군산공설시장, 우수상 전주신중앙시장, 익산서동시장, 김제전통시장).
가격도 싸고, 원산지표시도 정확하다면 소비자들은 자연히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려 우리지역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자는 소비자가 잘 알아볼 수 있는 위치에 원산지를 정확히 표시하고, 소비자는 원산지를 잘 표시하는 업소를 많이 이용해 준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정수경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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