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세워진 현존하는 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이 있는 곳, 마(麻)를 팔던 서동이 신라의 선화공주를 얻기 위해 ‘서동요’를 만들어 불렀다는 설화의 고향, 그곳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도시 전북 익산이다.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있고, 위풍당당했던 백제의 숨결을 품고 있는 익산은 이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우리의 먹거리 문화, 식품산업의 혁신 성장을 위한 허브로 발돋움 중이다. 익산, 더 나아가 전북과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먹거리 산업의 중심지로 이끌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바로 그것이다.
세계 식품산업의 규모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세계 식품 시장 규모는 6조 3,520억 달러로 세계 자동차 시장의 4.4배, IT 시장의 6.3배, 철강의 6.8배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7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미래 혁신성장의 핵심 분야로 식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익산에 조성했다. 지난 2017년 1단계 조성을 완료하고, 현재 국내외 중소·벤처 식품기업이 입주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판매 중이다.
입주 기업의 판로개척과 마케팅 등 비즈니스를 돕는 지원센터, 기술 개발과 시제품 생산을 지원하는 품질안전센터와 파일럿플랜트, 벤처·창업을 위한 식품벤처센터 등 다양한 기업지원시설이 들어서 있다. 최근에는 식품산업의 반도체라고 할 수 있는 소스 산업의 육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소스산업화센터도 준공됐다. 이 시설들을 통해 입주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기술 개발은 물론 제품 생산, 판로개척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와 같은 사례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익산의 식품클러스터는 외국의 많은 식품 관계자들이 부러워하는 식품산업의 본산지다. 국가가 주도하는 식품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식품기업과 연구소 85개사를 유치하고, 16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식품기업에 품질 좋은 농식품 원료를 공급하기 위한 원재료 중계·공급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청년들이 마음껏 제품을 개발하고 시험해 볼 수 있는 청년식품창업허브와 기능성식품·가정편의식(Home Meal Replacement; HMR) 등 신(新)식품 개발을 돕는 기업지원시설들도 순차적으로 구축된다.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식품산업은 국내 농산물 소비의 31%를 차지하고, 35만 명이 종사하는 일자리의 보고이다. 정부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식품산업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업 지원시설 확충, 연관 산업과의 협력 강화 등 모든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다.
호남고속도로 익산 IC 지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방문하면 이곳이 미래먹거리 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머지않아, 세계 식품산업의 혁신을 선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식품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1400년 전 백제가 꽃피운 찬란한 문화가 바다 건너 일본의 아스카(飛鳥) 시대를 열게 했듯이, 익산 식품클러스터가 동북아를 넘어 아시아와 전 세계로 힘차게 뻗어 나가길 희망한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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