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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잔함을 넘어 당당함으로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고향 전주를 떠올리면 항상 애틋한 마음이 앞섭니다. 전주는 이름 그대로 완전한 고을입니다. 그러나 전라감영이 위치한 천년 고을이란 자긍심도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낙후의 대명사가 된지 오랩니다. 저는 대한민국 격변기인 1960년대에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 졸업 후 고향을 떠난 지 40여년이 지났습니다. 몸은 고향을 떠나도 마음 한 조각은 항상 고향 언저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전주와 나주를 칭하는 전라도에서 전주는 한동안 으뜸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중심축은 전남 광주로 옮아갔습니다.

그러나 최근 전북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검찰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중부지방국세청장까지 대거 발탁 되었습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몇몇 관료들 발탁만으로 전북 낙후는 해소되지 않습니다. 전북 발전은 이제부터입니다. 전북은 도약에 필요한 세가지 자산을 갖추고 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주어진 자산을 인식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첫째, 전북은 미래 성장동력 산업인 바이오 생명공학의 메카입니다.

둘째, 백지상태나 다름없는 거대한 기반시설 ‘새만금’이 있습니다.

셋째, 전북 밖에서 고향 발전을 염원하는 400만 출향 도민입니다.

전북에는 농촌진흥청을 비롯해 농업, 생명, 축산을 연구하는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전북대학교 농생명과학대학, 한국 농수산대학 등 연구기관이 집적돼 세계 최대 규모 농생명 산업단지로 발전할 여력이 충분합니다.

더구나 새만금개발공사가 설립되어 새만금 내부개발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여러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농생명 융합ICT는 최고 발전 분야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산을 토대로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한다면 전북은 구체적인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첫째,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합니다. 전북 발전이 국가발전으로 연결됩니다. 새만금 개발, 스마트팜 조성, 농생명 과학단지 조성 등 전북 발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농생명 과학분야 등 전문가 그룹을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 경제 분야에서 리더를 육성해야 합니다.

셋째, 400만 출향 전북 인들을 결집시켜 전북 발전에 필요한 동력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전북 인들이 하나가 되어 앞서 언급한 과제들을 실현할 때 고향 전북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에서도 당당하리라 확신합니다.

자신이 태어난 뿌리를 잊지 않는다는‘수구초심(首丘初心)’처럼 출향 인사들은 고향 발전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선뜻 나서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여러 모임이 활발합니다. 재경 전북도민회는 김홍국 회장과 장기철 상임 부회장이 적극 주도하고 있습니다. 또 전북 경제인 모임인 ‘JB 포럼’은 이연택 전 장관과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여자 프로골퍼 김자영 선수의 아버지인 김남순 한의원 원장은 ‘전사들(전북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많은 전북인들이 교류하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신약 개발과 건강식품 등 바이오 생명산업에 종사하는 저도 전북 농생명산업 발전에 기여할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거듭 고향 전북 발전을 기원합니다. 그래서 고향을 떠올리면 애잔함이 아닌 자긍심 빛나는 땅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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