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 출신 국무총리가 임명되고 주요 부처 내각에 이어 검찰 인사에서도 전북 출신이 약진하면서 전북의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다고 누군가가 말한 적이 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이런 현상은 인사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문화 분야에서도 우리 전북 출신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니 맞는 얘기다. 영화에서 “기생충”이 우리 국민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었다면, 음악에서 BTS(방탄소년단)가 최근에 일본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을 정복하고 영국 오피셜 차트와 미국의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기록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BTS의 총괄 프로듀서의 어머니 아버지 고향이 우리 전북인 것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몇 년전 방탄소년단(BTS)이 만들어내는 경제효과가 연간 5조 5,5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BTS가 창출해내는 대표적 경제효과는 ‘관광’일 것이다. 보고서에서도 BTS를 찾아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79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던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이름도 낯선 중소도시에 유치하여 공연을 할 수만 있다면 홍보를 포함해서 경제적인 효과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1970, 1980년대 학창시절을 남원과 전주에서 보낸 세대는 지역 축제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춘향제와 풍남제에 대한 추억들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춘향제는 전북 남원을 배경으로 한 소설 춘향전의 주인공 춘향의 절개와 정절을 부덕의 상징으로 숭상하고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는 축제로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여러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1995년도에 민간단체로 이관되어 전주시민의 날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 풍남제의 뿌리는 단오절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단오 전날 여자들이 덕진 연못에 모여들어 날을 새면서 약수물을 맞고 축원을 드리는 행사를 했던 것이다. 한때는 수백만 명씩 모여들어 성황을 이루었던 것에 비하면 요즈음은 너무 한산해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제 이러한 유서와 전통을 가진 광한루원이나 덕진공원에서 BTS공연을 볼 수는 없을까?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모습의 공연을 상상만 해도 장관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BTS를 초청한다는 것이 무모한 바램일지라도 치밀한 계획과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해가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첫째, 가장 원초적인 방법인 혈연과 지연에 호소해 볼 필요도 있다. 매우 원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비난은 하면서도 자주 용인해주는 아량이 작동하기도 한다. 낙후되어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세계적으로 홍보를 할 수 있다면야 그 어떤 무모함과 비난쯤이야 감수해야 하지 않겠는가. 둘째,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련자와 금년 총선을 통해 선출되는 전북 출신 21대 국회의원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장래 초청 계획에 따라 BTS 공연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총체적인 노력을 경주해 보면 어떨까. 셋째, 도민들과 지역 경제인들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 부문 재원 마련을 통해 BTS 초청에 참여하면 어떨까.
짧은 시간에는 아니더라도 길게 호흡하면서 우리 정서가 흠뻑 묻어있는 광한루원과 덕진공원 연못 옆에서 우리 국민 모두와 세계 민족과 함께 세계적인 음악 아티스트인 BTS 공연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양건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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