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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대구·경북’ 전북인이 함께한다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만물이 생동하는 봄은 왔건만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참담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 4대 미녀 중의 하나인 왕소군(王昭君)을 기리는 싯귀에서 따온 이 글귀는 초유의 전염병 국난 사태로 초래된 우리의 사정을 그대로 나타내 주고 있다. 전국의 골목 상권 등 자영업이 무너지면서 경제는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고 코로나19 사태의 피해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은 건강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적으로 피폐해져 코로나19 극복 이후가 더욱 걱정되는 실정이다.

우리 전북인은 ‘박정희 쿠데타’ 이후 계속된 영남 정권 아래서 당한 차별과 멸시 그리고 정치적 지향점의 차이가 분명한데도 지역 괴멸의 위기에 빠진 대구·경북 지역을 외면하지 않았다.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먼저 손길을 내민 곳이 전북이라 대구·경북인들은 큰 위안이 됐을 것이다. 우리 전북인들이 대한민국은 하나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된 지난 달 26일 전라북도 의회가 발 빠르게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 중 병실이 없어 자가격리 중인 일부 환자를 우리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해 공황 상태에 빠져 있던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것이 큰 박수를 받았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의 중증 환자 여러 명이 전북대와 원광대 부속병원 음압 병동에서 생명의 불길을 지피고 있다는 흐뭇한 소식이 들린다.

전북인들의 용기 있는 실천에 (사)재경 전라북도 도민회장을 맡은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도 거들었다. 지난 4일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 동산병원의 의료진들에게 삼계탕 세트와 마스크 등 지원 물품을 보낸 데 이어 6일에는 삼계탕 세트 3000 개를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에 전달했다.

대구·경북지역 돕기에는 중소기업과 시민들도 속속 동참했다. 126년 전 동학 농민 혁명이 일어난 그때처럼 이 운동은 요원의 들불처럼 번져갔다. 전주의 대표적 사회적기업인 ‘전주 비빔빵’은 매출이 90%나 급감한 가운데서도 2000만 원 상당의 제과류를 선뜻 전달했다. ‘전주 비빔빵’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환자들을 돌보느라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하며 밤낮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동참했다. 임실군은 지역 특산물인 임실 치즈 등 유제품을 대구 의료진에게 전달했다. 임실치즈농협 등 지역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전북 의사협회는 대구·경북에 마스크 300만 원, 손 세정제 300만 원 등 방역 물품 비용을, 전주시 의사회는 100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고 한국 건강관리 협회 전북지부는 손 소독제 1000 개와 소독 티슈 5000 개 등을 실어 보냈다.

군산대학교는 대구·경북 지역 재학생들에게 코로나 재해를 이겨내 학업에 전념하자는 기원을 담은 마스크 2000여 장을 우편으로 전달했다.

지난 9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의 위세도 한풀 꺾인 듯하다.

대한민국은 22년 전 IMF 외환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저력 있는 나라이다. 전 국민이 동참한 ‘금 모으기 운동’을 계기로 IMF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코로나19 사태 또한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할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코로나19 청정지역인 전북이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 ‘위생과 사회적 거리 두기’는 각자의 몫이라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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