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를 걱정에 빠뜨리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바이러스는 세계경제에도 빨간불을 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성장률 예측을 2.9%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OECD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글로벌 밸류체인, 관광업, 금융시장, 경제심리 등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에 맞서 세계 주요국은 긴급 재정지원에 나섰으며,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미국과 이탈리아는 긴급 예산을 편성했다.
우리 정부도 11조 7천억 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지난 5일 국회에 제출했고, 새해 예산을 집행한지 두 달밖에 안 된 시점에서 이례적으로 추경을 편성했다는 사실은 민생경제가 대단히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최초로 우리 도가 2,456억 원의 긴급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정부 추경과 별도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 방역 체계 완화, 도민 생활 안정에 선제적으로 대처하자는 취지라고 들었다. 도민을 위한 전북도의 과감한 조치에 박수를 보낸다.
이제는 이와 같은 선제적인 조치가 도민 생활에 직접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의 세심한 노력이 더해져야 하겠다.
건설업만 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침이 없고 발주처에서도 중지 명령을 내리지 않아 공사를 강행하는 실정이다.
한편으로는 몇 주 사이에 하루 출역 인원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작업 최소화를 결정해 운영하는 현장도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건설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임에도 정부가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는 것은 법률적 근거가 부족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우리와 달리 일본의 국토교통성은 코로나19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 공사를 약 2주간 중단하도록 했다. 또 이 기간 내 중장비 임대료와 인건비 등의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연장 의지도 밝히는 등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어 우리 정부의 대응과는 사뭇 비교된다.
답답한 상황은 비단 건설업계만의 일은 아니다. 다른 산업도 난관에 봉착했다. 직원용 마스크가 없어 공장이 문을 닫거나 확진자 발생으로 사업장을 폐쇄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광업계 등 사상 최악의 어려움에 직면한 산업계의 소식을 접할 때면 산업별 속성에 따른 정부의 세심한 정책운용이 더더욱 절실해진다.
위기 때 하나가 되는 우리 국민의 모습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소상공인에게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착한 건물주 운동’이 확산하고 있고 지역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일상이 되었다. 대구·경북지역에는 마스크와 의약품 등 기부가 이어지고 많은 의료진과 군인, 시민이 현장으로 나가 봉사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국민적 의지가 위기 극복의 진정한 동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향후 정부의 정책방향과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사회적 약자층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산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산업별로 차별화된 맞춤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이번에 마련된 긴급추경예산이 꼭 필요한 곳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당부한다.
/윤방섭 대한건설협회전라북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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