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불리는 악질 전염병이 최근 국제화라는 추세와 함께 몇 달 사이에 수백만 환자를 만들고 수십만 세계 인구를 사망케 했지만, 이 포악한 코로나역병도 곧 사라질 거라 판단할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하고 그 발원지가 동물이다. 이러한 바이러스는 동물과 동물에서 전파를 이루다 그 병원성이 약화되고 그 동물이 천연보균자 역할을 하며 인간에 전염된다. 이러한 동물들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색출하기도 어렵다. 모든 동물을 잡아 백신하기도 불가능하다. 이 바이러스는 인간의 면역체계 교란을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자기 얼굴을 바꿀 수 있다. 얼굴을 바꾼 바이러스는 백신 등 이미 개발된 인간의 방어체계를 무너뜨린다. 2002년 동물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CoV)이 순식간에 전 세계에 유행해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2003년 이후 이는 인간세계에서 거의 발생이 없어 잊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작년 얼굴을 바꾸고 전파력이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다시 등장했다. 바로 코로나19 (SARS-CoV2)이다.
동물발 인수공통전염병원체는 지금까지는 단 한 건도 인간의 노력에 의해 지구상에서 퇴출된 것이 없다. 이것이 동물발 전염병원체는 오히려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이유이다. 동물영역에서의 병원체 출현과 변이, 병원체의 병원력, 병원체의 인간으로의 전파력, 백신개발 등 인간으로 전파를 차단하고 방역을 수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연구했다면 지금처럼 전 세계가 이렇게 패닉에 가까운 상태로 몰려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고스란히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보건에 커다란 영향을 주어 인간의 살상을 동물발 전염병으로부터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학교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바로 이러한 동물발 인수전염병을 연구하는 집합체이다. 이 연구소가 전북에 들어설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전북은 농도(農道)로서 축산업이 강세인 지역으로 동물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규모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국내에서 유일하고, 이 지역에 설립되기까지는 그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어려운 지방대학여건에서 대규모 연구소를 운영하기란 녹록치 않았다. 국내 정치적 사회적 상황은 인수공통전염병을 동물질병의 개념으로 간주하고 소외시켜 턱없이 부족한 지원도 문제였다. 전북지역 자치단체장들은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질본의 분원으로 성격을 완전히 바꾸자고 한다. 질본의 연구는 지금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의 목표와 성격이 다르다. 질본은 동물발 전염병일지라도 연구를 인간과 인간 간 전파영역에서 한정하기 때문이다. 동물영역에서의 인수공통병원체 연구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를 차단하고 방역을 수립하는 등의 연구는 그들의 범위 밖이다.
또한 당시의 사회적 파장과 정책적 결정에 대처해야 하기에, 대학 연구소처럼 동물발 전염병에 대한 광범하고도 지속적인 연구가 불가능하다. 전염병 치료와 예방은 결국 지속성에서 파생되는 기술력의 축적이다. 자치단체장들의 지역사랑에 대한 충정은 이해하나, 과연 어떤 방향이 미래에 전북과 지역을 위하는 길인지 사려 깊은 통찰력과 함께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의 지원을 요청한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전라북도의 얼굴이며,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에 그 빛을 발할 우리나라의 얼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존화 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