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민 전주 대자인병원 중증 건선치료 전문센터 피부과전문의·센터장
회사원 신 모씨(27세)는 작년부터 필자의 진료실을 방문해 중증 건선을 치료받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심해진 건선 증상때문에 심각한 우울증이 동반됐고, 이로 인해 알콜중독으로 이어지게 돼 결국 중증으로 발전됐다. 신씨는 온 몸을 뒤덮은 병변을 꽁꽁 싸매고 다녔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거의 불가능했다. 이에 연고나 광선치료 등 여러가지 건선 치료법을 시도해보았지만 나아지지 않자, 신씨는 ‘역시나 불치병이구나’, ‘서울 큰 병원에 가도 소용없겠지’라고 지레 겁을 먹고 치료를 포기해왔다. 그러던 가운데 우연히 들른 필자의 병원에서 생물학제제 치료를 시작하게 됐고, 단 3번의 치료제 투여만으로 피부가 깨끗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 건선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여간 웃지 않던 신씨는 요즘 필자의 진료실을 찾을 때마다 ‘처음부터 동네 병원을 찾아 생물학제제 치료를 받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곤 한다.
건선은 신체 면역체계 이상에 의해 발병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평생 악화와 호전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질환이다. 활발하게 사회·경제적 활동을 해야할 시기라 할 수 있는30대 이전에 처음으로 발병되는 경우가 많아 대다수의 환자들이 건선 병변으로 인한 고통은 물론,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함께 가지고 산다. 더욱이 건선은 올바른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중증으로 진행되어 심혈관계 질환, 건선성 관절염, 당뇨 등 여러가지 동반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그러나 건선을 조기에 올바른 치료법으로 꾸준하게 관리한다면 증상 재발을 늦추고, 깨끗한 피부를 되찾는 것이 가능하다. 건선 증상의 중증도 및 환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시행되어 왔으나 현재로서는 안전하게 치료 효과가 오래 유지되면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치료제는 단연 생물학제제라 할 수 있다. 특히 구셀쿠맙과 같은 치료제는 건선 유발 요인으로 추정되는 인터루킨-23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물론, 2달에 한 번 투여하는 것으로 빠르게 증상을 호전시키고, 투여를 중단하더라도 오랜 기간 치료 효과가 유지된다. 또한 최근 5년 이상의 임상 연구를 통해 장기적 안전성과 치료 효과가 입증됐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앞선 김씨의 사례처럼 생물학제제로 치료하는 많은 건선 환자들이 부작용 없이 빠른 증상 완화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필자가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환자들이 건선을 치료하려면 자신의 일상을 포기하고 먼 거리의 큰 병원을 가야하기 때문에 치료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 오해하곤 한다. 특히 학교, 회사 등의 사회생활로 투여 주기와 병원 방문에 대한 부담이 커 생물학제제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들이 아직도 많다. 그러나 건선 치료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환자의 꾸준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굳이 먼 걸음을 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 동선과 가까운 병원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생물학제제 치료를 통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많은 건선 환자들이 망설이지 않고 병원을 찾아 본인의 현재 상태와 올바른 치료 방법을 의료진과 충분히 논의한 후 효과적인 치료제를 사용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만족할 수 있는 치료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남현민 전주 대자인병원 중증 건선치료 전문센터 피부과전문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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