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합물관리라는 이슈와 함께 새만금호 수질과 관련하여 많은 분야에서 농업용수에 큰 관심을 갖고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토지이용계획의 변화 및 적정한 예산투입 여부를 떠나 수질개선은 쉬운 일도 아니며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전북은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저수지인 벽골제 등 오래전부터 농업용수와 관련이 깊은 지역이다. 그뿐만 아니라 1908년 전북의 ‘옥구서부수리조합’은 정부차원에서 식량증산과 농업기반시설 관리를 위해 만든 최초의 농업전문기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새만금 수질과 관련하여 농업용수가 관심의 대상을 넘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은 필자의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새만금 간척지는 처음의 MP에서 토지이용계획이 변화되었지만 농생명용지가 3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환경생태용지(20%) 순이다. 새만금 유역 내 농어촌공사 관할구역인 동진지구는 현재도 일부 구간은 간단(間斷)관개(하루 또는 몇일 간격으로 농사를 짓는 데에 필요한 물을 논밭에 댐)를 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농업용수가 계획에서와 같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심각한 용수부족 현상이 예상된다. 새만금사업 및 새만금호 수질을 위해서는 농업용수의 확보 및 적정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의 농업용수 관리를 위해서는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려한 관리 및 개발이 필요하다. 즉 이는 농업용수에서 농어촌용수(다원적 기능)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다양한 용수 수요를 고려한 농어촌용수를 공급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지하수, 보, 양수장, 저수지 등의 순위에 따른 개발 중심에서 광역 및 유역 단위에서의 다원적 기능을 포함한 농어촌용수의 이용 합리화를 위한 농어촌생산기반시설의 개발과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만금 유역은 우리 선조들부터 비롯된 농업용수의 관리 노하우가 살아있는 역사의 고장이다. 우선적으로 농어촌용수가 얼마나 필요하고 공급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새만금호 수질 개선을 위해서도 농어촌용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늦었지만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하여 기존의 농업생산기반시설들의 고도화(저수지 둑높이기 등) 및 광역 차원에서의 댐-보-지하수를 연계한 농업수자원의 확보방안(스마트워트그리드 등)을 위한 관계부처-지자체-공사 협력 기반의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며, 이를 전북에서 가장 먼저 시행할 것을 제안해 본다.
농업용수 나아가 농어촌용수는 우리 선조들과 함께 해왔다. 최근의 새만금 수질과 관련하여 농업용수가 지탄을 받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기술과 함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을 한다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고 새만금 수질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여기에는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과 거버넌스를 통한 이해관계자들의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정부-지자체-농민-주민 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고 역사의 고장 전북에서 농어촌용수의 확보와 관리를 위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미래의 농어촌용수가 우리나라의 식량안보와 더불어 물안보, 나아가 에너지안보를 위한 국가기반 수자원으로서의 위상과 그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하며, 국민들과 이를 공감할 수 있는 시대를 그려본다.
/장태일 전북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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