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가교 역할 거듭 강조
눈높이 소통 통해 활기찬 도정 앞장 설 것
지난 2016년 이후 4년 만에 전북도로 돌아와 업무에 돌입한 최훈 행정부지사(56)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거쳐 오며 쌓은 모든 경험과 역량을 남김없이 쏟아 붓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지사는 내가 보고 배운 것들을 마음속에 품고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고향에 돌아온 의미라고 거듭 강조했다. 도 근무경험이 다양하고 중앙부처에서도 전북 현안을 놓지 않은 만큼 업무파악이 빠른 모습도 다른 부단체장들과의 차이점 이었다. 지난4일 전북도청에서 만난 최 부지사는 시종일관 밝은 모습을 보였지만, 눈빛만큼은 결연했다.
-4년 만에 전북도로 복귀하셨습니다. 그간 전북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만큼 행정부지사로서 맡을 현안이 더욱 복잡하고 많아졌습니다. 행정부지사로 부임하면서 각오도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있어야 할 곳에 다시 왔다는 느낌입니다. 고향에서 행정부지사로 근무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영광이고요. 코로나19 극복과 수해 복구로 힘든 시기에 중책을 맡아서인지 저에게도 의미가 남다릅니다. 일단 도민이 어려울 때 현장에서 함께 고통과 아픔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달려왔습니다. 빨리 현장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취임식도 편지로 대신하고, 바로 업무에 돌입했어요. 그 편지에 가수 싸이가 한 말을 인용했습니다. ‘능숙한 사람이 여유를 부리는 것은 멋이 없고, 능숙한 사람이 절실하게 하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한다.’는 구절인데요. 저는 도에서 근무 경험이 다양하고, 중앙부처에서도 한 번도 전북을 잊은 바 없기에 도정 현안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러나 능숙하다고 자만할 순 없지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각오로 누가 보아도 최훈 저 사람 ‘절실하다’ 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4년 만에 돌아온 전북의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공무원들의 눈빛이 확 달라졌어요. 자강불식, 전북 자존의 시대 등을 꾸준히 강조한 효과인지 엄청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자신감과 자부심 절박함이 느껴져요. 그만큼 전북을 바라보는 중앙부처의 시선도 변화했습니다.”
-행정부지사 직을 맡고나서 송하진 도지사께서 특별히 강조하거나 주문하신 부분이 있습니까.
“중앙부처와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 달라. 주력산업 발전과 코로나19 등 극복을 항상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자. 이런 것들을 당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경청과 소통을 주문 하셨는데 직원들의 애로사항도 꼼꼼히 챙기고, 의회와 산하기관, 언론과도 늘 귀를 열고 소통함으로써 도민이 체감하는 정책을 잘 추진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전북도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현안 세 가지를 꼽는다면.
“최우선 과제는 당연히 코로나19 대응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지방정부의 염원은 국가예산 확보가 있겠지요. 전북에서 빠르게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는 공공의대 설립과 탄소산업 고도화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여러 재난이 겹치면서 전북도의 가용 예산에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지금 상황이 어렵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일 테지요.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전국 최초로 1차 추경에 2455억 원을 편성했고, 2차 추경으로 7682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이 예산만 해도 1조가 넘어요. 예비비와 재난관리기금, 재해구호기금도 상당 부분 소진됐습니다. 그러나 우리 도는 코로나19로 진행이 어려운 행사관련 경비를 대거 삭감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 조정을 통해 가용 재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행정부지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도정 살림입니다. 앞으로도 재정 운영에 무리가 없도록 철저히 관리해나가겠습니다.”
-코로나19로 행정당국을 둘러싼 환경에 변화가 많습니다. 일각에선 재택근무 활성화로 공직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이야기도 나옵니다.
“재택근무는 일터가 자택으로 변경되었을 뿐 일하는 방식은 동일하고, 우리 공무원들의 긴장감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부 원격근무서비스를 활용해 내부 망을 공유하고, 차질 없이 부서장들의 업무지시가 이어지고 있지요. 근무 종료 시에도 업무 결과를 확인하고 제출받도록 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비대면 업무는 새로운 시대의 보통의 일상이 될 것입니다. 이미 새 시대 업무 문화로 확실히 자리 잡은 것 같아요. 그만큼 업무 효율성과 공직기강의 균형도모가 중요하고 보고, 알맞은 엄부 방식을 도입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가치와 생활방식의 근본적인 변화 필요성이 불가피하가고 보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위기관리와 통합의 리더십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행정부지사의 역할과 철학은 무엇입니다.
“행정부지사는 중앙정부 경험이 다양한 만큼 가교 역할에 앞장서야 합니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가 주는 예산의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앙정부를 잘 알고 대처할 수 있는 지방정부가 유능한 지자체로 평가받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이는 예산과 조직, 인사 등에서 많은 부분 중앙에 예속돼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공모사업을 하려고 해도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과 흐름을 알지 못하면 거절당하기 십상이죠. 지방정부나 부단체장이 일을 잘 하려면 아이러니하게도 중앙에서의 경험이 풍부해야 합니다. 저는 행정안전부 등 중앙정부에 일하는 와중에도 항상 전북을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전북을 위해 꼭 필요한 인적네트워크를 쌓아왔습니다. 이제 저는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전북발전에 아낌없이 쏟을 생각입니다. 도와 중앙정부, 국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고, 도민들이 가려운 곳은 확실히 긁어주는 효자손이 되고자 합니다. 전북 현안이 막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해결을 위해 뛰겠습니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일하겠습니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고, 그 과정만큼은 즐겁게 만들겠다는 게 제 또 다른 목표입니다. 그 이유는 저 혼자라면 괜찮지만, 저와 함께하는 직원들이 즐거워야 더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 잘하고 즐거운 공직사회가 되려면 말과 마음이 통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는 그래서 ‘눈높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누구와 함께 일하더라도 그의 눈높이에 맞추면서 일하겠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겸허한 자세로 다가가겠습니다.”
● 최훈 전북도 행정부지사 “진심의 리더십, 정책과 정무감각 균형”
지난달 24일 취임한 최훈 행정부지사는 ‘진심어린 소통으로 타인을 감동시킬 줄 아는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 오랜 공직생활을 바탕으로 한 강한 정책추진력과 친화력을 활용한 정무감각도 균형 잡혀있다는 평가다.
딱딱한 분위기를 싫어하며 후배들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대신 엄격할 땐 엄격한 성격으로 도 기획관, 기획관리실장, 남원부시장 등을 역임하면서 도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특히 2년 간 남원부시장을 역임하며 예산확보나 공모사업 선정 등에 두각을 나타낸 점을 인정받았고,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도 높아 퇴임식 당시 눈물을 보이는 공무원도 많았다고 한다.
최훈 행정부지사는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36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강모·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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