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3先 치안활동 적극
자치경찰제 차질없이 대응
사회적 약자 보호에도 정성
지난 8월 7일 전북의 치안 수장으로 제32대 진교훈 전북지방경찰청장(53·경대 5기)이 부임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진 청장을 대표하는 수식어로는 ‘젊은 리더, 뛰어난 기획자’라는 말이 뒤따른다. 그만큼 젊을 때부터 리더를 맡아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이를 토대로 검·경 수사구조개혁 등 막중한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진 청장을 만나 부임 이후 소회와 앞으로 진행될 전북 지역 치안, 그리고 경찰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부임 이후 바쁘게 보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전북일보 애독자, 그리고 도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8월 7일 전북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한 진교훈입니다. 부임 이후 수해와 태풍, 코로나19 확산 등 연이은 재해 재난에 대응해 도민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현안을 챙기다 보니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났는데요 그 기간 동안 현장 경찰관들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로 주민의 생명을 구하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며 전북경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한층 두터워지기도 했습니다. 또 생활주변 길거리 폭력배와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거짓말 범죄 등 민생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범죄는 물론 공권력에 도전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도민의 안전과 법질서 확립을 위해 전북 경찰 모두가 하나 되어 성심껏 일하겠다는 다짐과 약속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취임하시면서 3선 치안을 강조하셨는데, 3선 치안 정책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치안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경찰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북경찰은 각종 범죄와 사건사고, 지역사회의 고질적·반복적인 문제나 불만을 선제적으로 살피고(先察), 사전에 위험요인을 제어하며(先制), 이를 바탕으로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先決)하는 ‘3先 치안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치단체·유관기관·시민사회 등 지역사회 전체가 협력하여 치안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저는 이를 ‘융합 치안’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를 통해 치안과 관련한 최상의 해법을 찾아내, 도민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 계획입니다.”
-내년 자치경찰제 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 반발도 있는데 어떠한 계획을 세우고 계신지요.
“지난 7월 30일 당·정·청 협의를 통해 자치경찰제 추진방안이 기존 이원화 모델에서 일원화 모델로 변경됐고, 지난달 10일 행안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어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원화 모델에 따르면 자치단체에 별도의 자치경찰사무 집행기구를 두지 않고 국가경찰이 현재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국가경찰사무, 자치경찰사무, 수사사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또한 자치경찰의 민주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자치단체장 소속으로 자치경찰위원회를 두고 자치경찰 업무 전반을 감독하는 기능을 갖추기도 합니다. 아직은 자치경찰제에 대한 유동적인 면이 많아 전북청 차원에서 준비 중인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습니다만, 국회 입법 과정과 경찰청의 준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자치경찰제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찰 내부에서 우려와 불안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현재의 일원화된 자치경찰 모델은 국가의 재정상황과 경찰개혁의 필요성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구상한 현실적인 대안인 만큼, 국회의 입법과정에서 큰 틀의 방향은 유지하면서도 경찰의 의견이 합리적으로 반영되기를 기대합니다.”
-얼마 전 전북에서 높은 농산물 절도 검거율 보도가 나왔었는데요. 청장님이 구상 중인 치안 정책 중 전북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 정책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정된 경찰력으로 치안 대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인구구조, 경제상황 등 다양한 부분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먼저, 우리 지역은 농·축·수산업과 같은 1차산업 종사비율이 타지역에 비해 약 3배가량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농산물 절도 등 민생을 위협하는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 또 인구구조 측면에 있어서도 전라북도는 타 지역보다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교통사고, 학대, 치매 질환자 실종 등과 같은 노인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사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고용상황 악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약자의 비중도 증가하는 만큼, 경찰과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사회적 약자 통합지원단’을 구성,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없도록 지역대학과 협력, 진학 지원 사업을 전개하는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강구, 시행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전북일보와 도민께 전할 말이 있다면.
“코로나 19의 확산 사례에서 보듯 세계화와 도시화에 따라 질병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문제도 훨씬 광범위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함께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비록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했지만 도민 여러분들께서도 끝까지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마스크 착용 등 감염병을 막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전북경찰도 도민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교훈 전북지방경찰청장은
전주 출신인 진 청장은 완산고등학교와 경찰대(5기)를 졸업하고 지난 1989년 경위로 임용돼 2010년 총경, 2015년 경무관, 지난해 2019년 치안감에 올랐다.
그는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과 경찰청 기획조정과·새 경찰추진단·전북지방경찰청 1부장·경찰청 정보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지난 2011년 경찰의 독자적 수사 개시권을 두고 진행된 검찰 등과의 3박 4일간 합숙 토론을 기억에 남는 일화로 꼽기도 했는데 “당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버스를 탔었다. 함께 토론하며 합리적 결과를 만들어 냈다. 치열했던만큼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후 또 그는 국정과제인 자치경찰 도입을 위한 새경찰추진단장을 맡으면서 최근 발표된 자치경찰제 모델을 완성하기도 했다.
경찰 조직사회에서 굵직한 획을 그려온 진 청장은 ‘정보통, 기획통’이라는 수식어 외에도 경찰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포용하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 소문나 있기도 하다.
진 청장은 “고향인 전북으로 돌아와 반가움과 더불어 전북 지역 치안 발전에 노력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따른다”라며 “도민들이 보다 나은 치안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하는 전북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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