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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활성화 위한 민간단체의 함성 듣고 싶다

안봉호 선임기자

안봉호 선임기자
안봉호 선임기자

항구를 끼고 있는 지자체마다 항만발전을 위한 민간의 몸부림이 활발하다.

군산항보다 개항역사가 일천한 평택항과 여수·광양항 등 항만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에서는 민간이 단체를 구성해 항만활성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1986년에 개항한 평택항의 경우 2007년부터 민간단체가 항만발전을 모색해 오고 있다.

(사)평택항 활성화 촉진협의회, (사)평택항 발전협의회, 평택항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등이 그것이다.

이들 민간단체는 평택항 발전을 위한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특히 대중국무역의 전초기지와 국제 무역물류항으로서의 평택항 위상제고를 위해 연구·자문·정책 건의 등을 해 오면서 항만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1923년 개항한 여수항과 1986년 광양제철소 준공과 함께 개항한 광양항을 포괄하는 여수·광양항도 최근 한 민간단체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항만의 재도약을 위해 광양항 입주업체 약 80개사와 관련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지난해말 (사)여수광양항발전협의회의 돛을 올렸다.

이 협의회는 여수·광양항이 최근 부산과 인천 등 타항만에 비해 성장세가 현저히 둔화되고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어 대외경쟁력이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범했다.

이미 설립된 (사)광양항 물류협회가 활동 영역 및 네크워크를 확대, 새롭게 태어난 이 협의회는 해양 관광 등 해양복합기능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여수항의 비전을 찾는 등 여수 광양항의 종합적인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단체의 이같은 움직임은 평택항과 여수 광양항의 국내 위상이 결코 낮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난해 광양항은 2억7300여만톤(물동량 기준)으로 국내에서 부산항에 이어 2위, 평택 당진항은 1억600여만톤으로 국내 5위에 랭크돼 있다.

그런데도 민간단체가 적극 활동하고 있는 것은 국내 다른 무역항과의 물류전쟁에서 패권을 거머줘야 그만큼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명확한 인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1899년 개항해 이들 항만에 비해 유서가 깊은 군산항은 어떠한가.

지난해 물동량은 1813만톤으로 전국 14억9700만톤의 1.2%에 불과하고 전국 12위로 항만경쟁력이 뒤처져 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항만발전을 위한 ’민간단체의 외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약 20년전 군산항 발전협의회가 만들어졌지만 얼마되지 않아 회원들간의 갈등과 이해관계속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고 현재는 이렇다할만한 민간단체 하나 없다.

많은 지역에서 민간단체로 무장한 채 다른 항만과의 물류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단단히 벼르고 있지만 군산만은 죽은 듯 고요하다.

군산항의 위상이 어디까지 추락할 지 알 수 없는 이유다.

전국에 31개의 무역항이 있다. 그러나 전북과 군산은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군산항만 바라보고 허울좋은 노래를 불러 왔다.

’서해안 시대의 중심 항만’, ’동북아의 물류 허브’ 등...행정·정치적으로 포장된 미사여구(美辭麗句)속에서 군산항은 서서히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조속한 시일내에 군산항을 위한 민간단체의 태동과 함성소리를 듣고 싶다. /안봉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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