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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전성시대

구자갑 인스코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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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체내에 존재하는 가장 큰 기관으로 무게 약 1.4kg의 단백질 덩어리다. 척수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며, 감각 정보 수용과 운동 출력을 통합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도 심장에 있는 것이 아니고 뇌에 있다니, 인간은 결국 단백질 덩어리인 뇌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다.

단백질은 뇌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 효소, 호르몬 등 신체를 이루는 주성분이다. 몸에서 물 다음으로 많은 양을 차지한다. 단백질의 구성단위 물질은 아미노산이며, 주로 인체 구성에 사용되고 에너지원으로도 드물게 사용된다. 단백질은 기능에 따라 대략 7가지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그 중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은 수송단백질이고 DNA에 결합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제어하는 단백질은 조절단백질이다. 분자생물학 분야의 발달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여러가지 조절단백질의 기능과 역할이 잇따라 밝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생물의약품 또는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합성의약품이 자연 속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을 일정한 방법을 통해서 합성한 물질이라면 생물의약품은 보다 좁은 범위인 생명체 속의 단백질, 유전자, 세포 등을 활용해서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이미 인체 내에 존재하며 작용하던 기전(機轉)을 활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만들기도 품질관리도 다 어렵다는 것이다. 약의 부작용보다는 약효의 부족으로 임상과정에서 실패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게다가 약의 가격이 엄청 비싸다. 노바티스가 제조한 척수성근육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는 1회 투여분 가격이 약 28억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알려져 있다.

항체(抗體)는 항원(抗原)의 자극에 의하여 생체 내에 만들어져 특이하게 항원과 결합하는 단백질이다. 면역계가 갖고 있는 무기 중 하나다. 특정 단백질이 많아져서 발생하는 질병이 생기면 그 단백질을 인식할 수 있는 항체의약품을 몸에 주입해 질병을 치료한다. 절망적인 자폐증과의 전쟁에서도 한 가닥 희망적인 소식이 들린다. 자폐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단백질이 발견된 것인데, 이 단백질의 수치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약물로 증세를 완화시키고 치료한다. 파킨슨병도 아직 제대로 된 치료법이 없다. 과학자들은 PAK4라는 인산화 단백질의 감소를 막는 방식으로 치료법을 찾고 있다.

단백질 의약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생산세포주를 기반으로 한 치료 단백질 생산이 바이오산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체외에서 대량 배양이 가능한 세포주 개발은 바이오의약품 개발의 기본이 되는 플랫폼 기술이다. 차세대 신약 물질로 꼽히는 엑소좀엔 세포 간 정보교환을 위해 단백질, 핵산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다. 희귀질환이나 난치성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쓰이고 있다.

단백질은 식품제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백질이 없다면 크림맛이 아닌 샤베트 같은 퍽퍽한 식감의 아이스크림만 먹게 될 것이며, 쿠키 같은 딱딱한 조직의 빵만 만들 수 있다. 이런 단백질도 적당한 만큼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잉 섭취하면 소화, 흡수, 배설 과정에서 독성 물질인 암모니아가 발생하며 요산을 제거하기 위해 신장이 혹사당하고 몸도 쉽게 피곤해진다. 골형성 단백질 BMP2는 치과와 정형외과에서 치료 효능을 인정받았고, 피부재생을 돕는 성장인자인 CHO셀 배양방식의 재조합 단백질 FGF7은 화장품 원료나 창상 피복제 또는 화상 치료제로 쓰인다. 바야흐로 단백질 전성시대다. /구자갑 인스코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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