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지방의회에 매우 큰 변화가 일어난 해이다. 숙원이었던 의회 인사권이 독립했고, 정책지원 전문인력이 도입됐다. 물론 현재의 인사권 독립 수준은 완성된 모양새는 아니지만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의 소속기관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데 의미가 있다. 지방자치단체를 견제·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지방의회 역할을 제대로 하는데 걸림돌이 됐던 족쇄를 푼 것이다.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도 매우 의미있는 변화이다. 정책지원 전문인력은 의원 2명당 1명의 정책지원관을 두도록 했는데, 보좌 인력 보강은 곧 의원들의 의정활동 전문성 향상으로 직결돼 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시킬 것이다.
인사권 독립 이후 우리 전라북도의회는 지난 7월 첫 인사를 단행했다. 일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소폭이지만 인력을 재배치했다. 앞으로 조직 진단과 정비, 인력보강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변화된 제도의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를 위해 의견을 수렴하며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인사권 독립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의 온전한 지방의회 독립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인사권이 독립되다보니 당장 의회내 감사 기능과 고충 처리, 인권 지킴 등 독립된 기구로서 역할 할 수 있는 기능 보강이 시급하다. 그러나 집행부와의 협의 없이 시의적절한 조치를 취하는데 한계가 있다. 바로 인사권 독립을 뒷받침하는 조직구성권과 예산편성권이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인사권 독립은 조직권과 예산편성권이 뒷받침될 때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지방의회에서는 지방자치법 개정 때부터 인사권 독립과 조직구성권, 예산 편성권을 함께 요구했다. 그러나 현재 의회사무처 조직은 집행부에 예속돼 있다. 개정 지방자치법 103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에 부여하던 의회 사무직원 임용권은 지방의회 의장에게로 넘어왔지만, 부서별 인원을 조정하거나 부서를 신설하는 조직권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기구와 정원을 운영하는데 기초가 되는 기준인건비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주체다. 인건비뿐 아니라 사무관리비나 운영비 등 예산도 지방자치단체가 일괄 편성해 전달하는 구조이다.
오래전부터 지방의회 기능과 역할을 제약하는 요소로 자치조직권이 지적됐다. 의원의 의정활동을 유연하게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실정에 맞는 조직운영과 인력배치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조직구성에 관한 권한이 행정안전부에 속해 있어 각 지방의회 실정에 맞는 맞춤형 의정활동 지원에 제약이 있다. 더불어 조직의 인사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조직예산 편성권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지방의회법이다. 지방자치의 한 축인 지방의회가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위해서는 국회법과 같이 독립된 지방의회법을 제정해 지방자치단체에 예속된 지방의회 권한을 독립시켜야 한다.
흔히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을 지방자치의 양 날개에 비유한다. 지방자치가 바르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힘의 균형이 필요하다. 온전한 지방의회 독립을 위해서는 후속조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국주영은 전라북도의회 의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