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이상직 의원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형이 선고되며 전주시을 재선거가 내년 4월 5일에 치러지게 되었다. 특히 12월 12일, 이상직 의원의 소속 정당이었던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당 후보 공천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선거의 판도가 급변하게 되었다. 벌써부터 자천 타천으로 출마 의사를 표방하는 후보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정운천 의원은 적절한 시기에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사퇴하고 출마를 할 것이다. 임정엽 전 완주군수도 내년 1월 4일 출판기념회를 기점으로 출마를 기정사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미 출마를 선언한 김호서 전 도의회의장. 박종덕 전 학원총연합회장. 김광종 전 우석대 기획부처장. 김경민 전 국민의힘 전주시장 후보. 진보당 강성희 전북도당 민생특위 위원장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번 재선거의 특징은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면서 일찍부터 선거구를 누비며 지지를 호소하던 다수의 민주당 후보들이 출마를 접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덕춘 변호사. 최형재 대표. 이정헌 대변인. 양경숙 의원 등이 그들이다. 잔여 임기가 1년 정도인데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2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민주당에 재입당하여 출마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어쩔 수 없이 출마를 접게 된 것이다. 혹자들은 민주당 무공천으로 정운천 후보와 임정엽 후보의 양강 구도를 점치지만 현재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전북의 민심과 전주을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워낙 변화무쌍한 것이 선거이기에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무소속, 민생당, 진보당을 비롯한 여러 후보들의 득표력과 후보단일화 이슈화 정도, 재선거의 투표율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가 비록 임기 1년의 한 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지만 전북의 정치 구도를 보았을 때 결코 가벼이 볼 선거가 아니다. 현재 전북은 민주당 소속 8명의 의원들과 국민의힘 1명의 의원이 있지만 국회의원들의 활동은 낙제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대선 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존재감은 거의 없고 주요 사안에 대한 대응력, 여타의 의정활동, 당내 활동을 보아도 눈에 띄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격언을 너무도 신뢰해서인지 대체적으로 차기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납작 엎드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운천 의원도 과거 정부 때와는 다르게 활동이 왜소화 된 느낌이다. 친윤계가 아니라서 당내 목소리가 예전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재선거는 1년 뒤의 국회의원 총선거에 대한 도내 민심을 엿볼 수 있는 계기이며 전북의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어떠한 평가를 하고 있는 지도 판단할 수 있는 선거이다. 비록 후보를 공천하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대다수 무소속 후보들이 친 민주당 계열의 후보라고 볼 수 있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도 확인할 수 있다. 지역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여 소신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이후 변화하는 정치구도에서 소외되지 않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길이다. 참여하는 시민만이 자신의 권리를 확실하게 주장할 수 있다. 어차피 선거는 최고최선의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다. 지역을 책임질 능력 있는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낙후 전북의 미래와 쪼그라든 전북 정치의 위상을 새롭게 세워나갈 수 있는 단초를 열어나가야 한다. 지나친 쏠림과 특정 정당의 독주로 정치의 다양성이 부재한 전북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재선거가 되도록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여 전북과 전주의 미래를 스스로 열어나가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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