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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타향(他鄕)과 애수(哀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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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건 전 전북지방병무청장

먼저 타향을 말하기 전에, 고향이란 어떤 곳인가 하는 것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고향(故鄕)이란 부모로부터 태어나서, 어릴 적부터 살아오고, 죽마고우와 같이 뛰놀고, 공부하던 어릴적 정서가 응집된 곳이며, 조상대대로 살아  온 곳 이라할 수 있다.

그럼 타향(他鄕)이란 어떤 곳인가? 옛날 조상들은 타향의 달과 구름을 보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과 그리움에 빠져드는 것을  망운지정 (望雲之情) 또는 망향(望鄕) 이라고 부르곤 했다 망운지정이나, 망향이나 모두 고향 부모를 생각하고, 그리워한다는 뜻임에는 다를 바 없다. 따라서 고향을 떠나 낯설고 물설은 곳이 타향이고, 타향이란 말만 들어도 외롭고 쓸쓸한 곳으로 떠올리며 한숨과 눈물로 지새는 곳이 타향이라 부르곤 했다. 이러한 타향에서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달래기 위하여 고복수 선생의 타향살이를 목청껏 부르며, 타향의 외로움과 서러움을 달래려 한 것 같다. 그래서 고복수 선생의 '타향살이' 노래 가사를 음미하면 타향살이의 서러운 마음을 알 것 같아 적어본다.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혜어보니, 고향 떠난 10여년에 청춘만 늙어, 부평 같은 내신세가 혼자도 기가 막혀서, 창문열고 바라보니 하늘만 저쪽, 고향 앞에 버드나무 올봄도 푸르련만, 버들피리 꺾어 불던 그 때는 옛날⋯“

이 노래의 가사를 음미해보면, 무슨 사연으로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향을 훌쩍 떠나 어렵고 서러운 세월 속에, 타향에서 지 낸지, 10여년이 흘렀건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고, 청춘만 늙어감을 한탄하는 노래가  타향살이를 하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주어, 타향에서 사는 사람들의 애창곡이 되었나 싶다.

그래서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서러움과 그리움으로 빠져있는 상태를, 애수(哀愁)에 빠져있다고들 말하며. 이 상태를 벗어나고자 하였던 것이다. 

또 우리가 많이 쓰고 있는 사자성어중에 '수구초심(首丘初心)' 이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구릉으로 향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호랑이도 자기 새끼를 둔 굴을 소중히 여기며, 죽을 때에는 자기가 살았던 골짜기를 향하여 죽는다는 말도 있는 것을 보면 ,짐승도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으로서는 말할 나위가 없다 하겠다.

필자의 고향은 춘향고을 남원으로 고등학교까지 고향에서 다녔고, 대학을 다니고, 직장을 다니기 위하여 고향을 떠나, 전주∙서울 등지에서 생활

하다 보니까 고향에 대한 애향심이 남다르게 간직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필자가 1980년대 초반에 서울에 올라와 느꼈

던 사실로, 당시 서울시내를 질주하던 차량들 중 지역(전북) 표시와 함께  차량번호가 쓰여 있는 차량을 발견하면, 내 고향 남원사람이 타고 있을 까? 혹시 아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마음에서 고개를 쭉 내밀며 뒤쫓아 가면서 애향심에 찬 마음으로 고향 생각에 빠졌던 때가 많았었다. 

타향에서 생활하는 모든 분의 마음이 이와 같다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인간의 본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따라서 우리는 타향에 있더라도 항상 고향을 그리며, 고향 발전을 위하여 밀알이 되어야지 하는 성찰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조현건 전 전북지방병무청장

 

△조현건 전 청장은 남원 출신으로 원광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동국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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