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제들과 함께 살아간다. 무인고도에 혼자 독불장군으로 살 수 없는 것이 타고난 숙명이다.
그래서 현대사회를 '더불어 사는 사회'라고도 말한다. 서로가 나보다는 우리를 위하여, 서로 협력하면서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공동체에서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병립되어 있다.
이에 따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나아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먼저 솔선해서 해야 할 의무 사항이 있다. 또 지도자는 지도자대로 해야할 사항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국민입장에서 보면, 납세의 의무와 국방의 의무 예를 들어보자. 납세 의무자는 기왕에 납부할 세금이라면, 솔선해서 기한 내에 납세하면, 마음도 편하고 국가는 제때에 세입이 수납되어, 국가운영의 효율화를 기할 수 있게 된다. 또 병역의무도 병역의무자가 솔선하여 징집의무를 이행한다면, 병역의무자는 용감하고,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무장되어, 튼튼한 군대로 거듭나, 나라가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누구의 지시를 받고, 억지로 마지못해 마음에 없는 일을 한다면, 본인 마음도 불편하고 능률과 성과도 오르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지도자로서 솔선수범하여, 탐관오리를 타도하였던 사례를 살펴보자. 때는 이씨 조선 말기 전라도 고부군에서 농민봉기가 일어났을 때 농민들에 앞장서서, 고부군수의 학정을 타도한, 지도자 전봉준에 대하여 간단히 정리해 본다. 당시 전라도 고부군수로 부임한 조병갑은 부임하자마자, 공직자의 덕목을 내팽개쳤다. 백성들은 흉년이 들어 허덕이고 있는데, 자기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하여, 농업용수 시설인, 만석보(萬石洑)를 개보수한다는 명목으로 백성으로부터, 과도한 수세를 거두어 착복했다. 또 순진한 백성을 갖가지 죄목을 씌워 가두고, 재물을 수탈하는 만행 등으로 인하여, 농민들은 분노가 폭발직전에 있었다. 이 때 녹두장군 전봉준은 농민들에 앞장서서 농민군을 지휘하였고, 농민들은 고부 관아로 진격하고, 또 한편으로는 전라도 관찰사에게, 고부군수의 만행과 죄상을 낱낱이 보고했다. 조병갑에게, 만행에 대한 죄 값을 받도록 하여, 조병갑을 파면하고 유배 보내서 다시는 그러한 학정을 자행할 수 없도록 조치한 전봉준을 솔선수범한 지도자라고 칭찬하고 싶다. 또 한편으로는 조병갑같은 부패한 공직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한편 우리 역사에 천인공노할 부패한 공직자가 있었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면서도 씁쓸하기도 하다.
요 근래 정치인(특히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풍조가 팽배하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국민 입장에서 생각하여 볼 때, 현재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많은 특권을 솔선하여 내려놓고, 오로지 국민 눈높이에 맞게 또 국회의원 이름에 걸맞게,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충심(衷心)으로 혁신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해야 국회의원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며, 이렇게 참신하고 혁신된 정치풍토가 정착된다면, 국민이 정치인을 신뢰하고 정치를 믿는 사회가 확립될 것이다. 이러한 혁신은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와 같은 혁신된 사회가 하루 빨리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조현건 전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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