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정거장 대합실에 앉아
가는 사람 쳐다보고
오는 사람 쳐다보는데
가슴으로 젖어오는 바람소리
엊그제 같은 그 옛날
점심때를 알리는 소방서 오포 소리
그립다.
<중략>
하늘을 덮을 듯 키 큰 은행나무
최씨 문중 청지기가 사는 세 칸 기와집
높은 토방 감싸듯 뻗은 뿌리
멀리서 온 타관 아줌씨
기린봉 굿쟁이 무당
<중략>
앞 골목 안창으로 들어가면
혼불 소설 쓴 최명희 소설가집이고
<중략>
갓길 채전밭 옆길로 들어서면
가람 이병기 시조 시인의 집 양사재 위로
오목대 산기슭이 미끄러져 내려온다
<중략>
마주쳐 오는 누군가
고향맛을 물어보면
그냥 웃을까
△일찍이 전북의 문화예술을 유달리 사랑하셨던 시적 화자의 절절함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작품이 길어 ‘몹쓸 <중략>’이 많다. 이 코너의 지면이 한정적이어서 작가와 독자의 넓은 마음에 기댈 수밖에 없다. 꼭 찾아 읽어보시라고 인터넷 전북일보에는 전면을 탑재한다. 읽는 내내 아릿한 그리움과 애틋한 사랑은 우리를 순수의 세월로 데려갈 것이다. /김제 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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