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절정인 5월! 온천지가 초록 초록하다. 나는 이러한 자연이 숨 쉬는 모습을 보면 더 없이 행복하다. 날로 푸르러지는 산야와 대지를 보면서 파릇파릇 성장하고 있는 아동 청소년을 생각해본다. 사람은 누구나 부모님 은혜로 태어나 철없고 행복한 유년기를 거쳐 아동 청소년으로 성장해간다. 육신의 골격이 갖추어지면서 집 밖으로 나가 시민 사회 일원이 되어 간다. 여러 사람과의 관계를 이루며 사회성도 발달하고 다양한 사회적 기술도 발전해간다.
부모 스승에 대해서도 비판적이 되며 ‘나는 누구인가?’ 의문을 던지면서 자아 정체감을 만들어가고 미래의 가치관을 정립 해간다. 필자는 30여년간 ‘익산법사랑 위원회’에서 자원 봉사 활동을 하며 학교폭력, 도벽 등 사회적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그들을 관찰하며 얻은 경험은 그들이 사고의 늪에 빠지게 된 이유가 다양함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가정에서의 교육문제이고 둘은 성인의 지지 없이 또래친구들과 잘못된 만남이 만들어내는 호기심과 의기투합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인성교육의 부족에서 빚어지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자녀는 부모의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이어받으며 자라고, 가정은 인성교육의 중요한 토대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늘 날 가족이라는 집단 가치에 앞서 개인의 자기실현이라는 가치가 중요하고 부부가 조화롭게 자기실현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집집마다 자녀수 또한 적다보니 귀하게 허용적으로 또는 지나치게 통제적으로 훈육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학교에서 가정에서 투정과 불만을 제대로 바르게 털어놓지 못해서 비롯되는 문제도 많다. 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바른 훈육 없이 청소년기에 도래하면 여전히 갈등 속에서 부모와 화합하지 못하거나 사회 적응에 불협화음을 일으키기도 한다. 주역에서 부부자자손손( 夫婦子子孫孫)은 가족 구성원들 각자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체적으로 변화가 급변한시기에 정신적 사회적 성장에 도움이 되는 좋은 친구와의 건전한 상호작용과 자신의 미래 삶에 모델이 되어줄 건전한 성인을 만나는 것은 그들이 바르게 성장하는데 커다란 행운이라 할 수 있다. 각자의 위치를 바로 알고 토론하는 기회를 통해 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새로운 이정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최상의 인연복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아동청소년이 바른 이정표를 찾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는가. 반성해볼 일이다. 가정에서 사회로 안심하고 나올 수 있도록 손 내밀어주고 있는가? 청소년들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 성장에 좋은 친구가 되고 훌륭한 정신적 지지자가 되어 줄 수 있는 여유와 자기성찰을 갖고 있는 어른인가? 부모의 품을 떠난 청소년의 인성교육은 이제 가족의 역할만은 아닌 것 같다.
필자는 30여년전 3만 여명의 자녀와 부모들이 함께하는 ‘솜리 어린이 민속잔치’를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그 때는 아이들이 참 많았다. 건전한 놀이마당이 지역 사회에 스며들었고 마음이 뿌듯하였다. 아동, 청소년들은 놀이마당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에너지를 발산하고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노래 할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받고 즐거운 소풍처럼 부모와 함께 즐겼었다. 5월을 맞아 아동과 청소년을 생각하며 오른 동산에서 바라본 동네 풍경은 더더욱 푸르고 아름답다.
/장하열 (철학박사, 산서도서관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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