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국적으로 환경의 가치를 담고 있는 상점에서는 다 쓴 화장품 용기를 모으는 가칭 ‘화장품 어택’을 진행하였다. 유리용기나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사용을 다한 화장품 용기는 자연스럽게 분리배출을 하지만, 사실상 90% 이상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재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재활용 가능’한 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더(Other), 불투명 유리 등은 재활용이 불가능했다. 우리의 요청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1. 환경부는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 표시 및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고시’에서 화장품 용기에 대한 적용 예외를 철회하라!
2. 화장품 업계는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은 화장품 용기에 재활용 어려움을 표시하라!
3. 화장품 업계는 한시 빨리 재질과 구조를 변경해 재활용과 재사용이 가능한 지속 가능한 포장재로 변경하라!
즉, 생산자의 재활용 책임 강화를 기준으로 수거된 공병은 다시 화장품 용기로 재활용 되도록 하고,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로 생산자의 재활용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였는데,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기 개선 촉구를 위해 2주 동안 7,500여 명의 온라인 서명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모았고, 전국 88곳의 상점에서 8,000개에 달하는 화장품 용기가 모여 LG생활건강에 기자회견으로 목소리를 낸 결과 화장품 업계의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시 면제 혜택이 중단되었다.
화장품 어택의 남은 과제는 아래와 같다.
첫째, 재활용 어려움 90% 화장품 용기의 재질을 조속히 개선하여 펌프에서 금속 스프링을 제거하는 등의 사례를 참고하여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재질로 변경하는 것이다.
둘째, 화장품 업계는 실효성 있는 공병 회수 체계를 마련하여 구조가 단순하고 크기가 큰 샴푸, 린스 같은 바디 제품은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로 변경해 분리배출 원칙에 따라 재활용 체계에서 수거가 될 수 있도록 하고, 부피가 작고 내용물 오염이 우려되는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류는 화장품 업계가 책임지고 재활용하는 것이다.
셋째, 화장품 업계는 세척, 건조, 살균이 용이하고 내용물 리필이 편리한 재사용 용기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과 자원 순환을 위한 ‘리필 재사용’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2024년에 바라본 지금은 어떨까? 화장품 멀티샵만 가도 ‘Re 플라스틱 사용’, ‘비건 화장품’, ‘친환경 용기’, ‘쉬운 라벨 제거’ 등이 기업의 마케팅이 되어 소비자를 자극하게 되었다. 2023년 4월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20~60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의 결과 응답자의 90.7%에 해당하는 907명이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라고 답했고, 또한 응답자의 95.3%이 "일반 제품과 비교하여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겠다"라고 답했다. 화장품 내용물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 가능성이 높은 포장재로 대체하는 것까지, 소비의 트렌드가 물건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판단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화장품 어택’은 나비효과(나비의 작은 날갯짓처럼 미세한 변화, 작은 차이, 사소한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나 파장으로 이어지게 되는 현상)를 직접 경험하였고, 나 하나의 목소리는 미약하지만 함께하는 연대의 목소리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빨대 어택, 통조림 뚜껑 어택, 아이스크림 스푼 어택, 일회용기 포장 용기 어택, 일회용 컵 어택 등 다양한 어택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세상에서 힘을 보탰다.
/서늘 제로웨이스트숍 늘미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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