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며 곧장 카카오톡부터 확인한다. 자는 사이 왔을 카톡과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언제부턴가 버릇이 됐다. 일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도 습관적으로 카카오톡을 본다. 하루에 적게는 서너 개, 많게는 수백 개의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고, 실시간 뉴스와 쇼핑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송금까지 되니 만물백화점이 따로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제 카카오톡은 없어서는 안 될 삶의 일부다.
아마도 나 같은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대체 카카오톡에는 어떤 영업비밀이 있기에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왜 다른 플랫폼은 카카오톡만큼의 영향력이 없을까? 카카오톡이 나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다들 한 번쯤 생각했으리라. 이런 의문에 답을 주는 책 한 권을 최근 알게 됐다. 작가는 이정주. 출판사는 개암나무.
작가는 중앙대 문창과를 졸업하고 20년간 대기업 홍보실에서 일한 경험을 녹여 어린이를 위한 경제 서적을 출간했다. 이름하여 『카카오톡이 공짜가 아니라고?』(이정주/개암나무)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경제의 흐름을 알면 선택이 필요한 상황에서 훨씬 유리하리란 생각에 이 글을 썼다고 밝혔다. 내가 여태 그걸 몰라서 불리한 경제 활동을 했던 걸까? 더불어 어린이들이 생활 속에서 경제를 파악하는 눈을 지니고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얻기를 바라면 좋겠다는 출간의 뜻을 밝혔다. 분명 어린이의 경제 관념을 키워주기 위해 쓴 책일 텐데 마치 경제에 미숙한 어른이인 나를 위해 쓴 것 같아 마음이 쏠린다.
서둘러 목차를 보았다. 유튜브부터 무인 점포까지 어린이들이 가장 관심 있고 좋아하는 소재로 구성되었다. 질문 형식의 제목들은 책을 읽기 전에 어린이 스스로가 이런저런 답을 생각해 보게 했다. 내용은 두말해서 무엇하리. 20년 동안 대기업에서 듣고 묻고 실천했을 경제 논리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친절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주제의 출발은 짧은 동화다. 딱딱하고 지루한 경제 상식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포문을 열어 정보글로 수월하게 진입하도록 돕는다. 동화를 읽고 나면 <생각해 봅시다>라는 코너가 나오는데 앞선 이야기에서 토론 거리를 가져와 주제를 심도 있게 살피게 한다. 다음 장에서는 관련 정보를 세분화하여 읽는데 지루함이 없도록 했다.
등골브레이커라는 신조어가 있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지우는 사람이나 제품 따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인데 한 벌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유행템을 사달라는 아이의 요구로 부모의 등골이 휘어진다는 웃지 못할 사회 현상이 씁쓸하기만 하다.
무분별한 묻지마식 소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올바른 경제 개념을 키우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 그 시작이 독서면 어떨까? 백 마디 말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경제 서적을 읽으면서 대화하고 계획을 세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제를 이해하고 올바른 소비 습관을 키울 것이라 믿는다. 그 작고도 큰 습관은 어른이 되었을 때 거대기업의 상술에 휘둘리는 호구가 아닌 현명하고 주체적인 소비자로 이어질 것이다.
김근혜 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동화 『다짜고짜 맹탐정』과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 사건』, 『유령이 된 소년』, 『나는 나야!』, 『제롬랜드의 비밀』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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