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1 15:28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전체기사

전북생태관광지, 세계 명품 도약 기대

세계는 지금 경기침체, 인종갈등, 환경문제 등 어느 때보다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전쟁, 테러 같은 폭력에 노출된 인류는 인간의 존엄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런 현대인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힐링을 추구하고 여가를 보내고 싶어 한다. 지난 몇십 년간 경제논리에 의해 이루어졌던 우리나라의 관광개발사업들도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다. 경제성장에 외면되어 왔던 환경문제, 자연과 인간의 조화와 공존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그 대안으로 사람과 자연이 함께 갈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관광이 주목받았다.생태관광(Eco-Tourism))은 1983년 미국에서 홍학번식지인 유카탄 북부 습지를 보존하기 위한 운동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 후 그 중요성이 꾸준히 확대되어 환경파괴 없이 지역의 환경과 문화를 이해, 보전하고 이를 활용해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 만드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의 과제가 되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우리 도는 ‘생태자원의 현명한 이용으로 환경·주민·관광객의 행복 증진’이라는 정책 비전하에 생태 자원의 가치 향상, 관광객 욕구 충족 및 지역주민 소득 창출의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1시·군 1 생태 관광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1시·군 1 생태 관광지를 중심으로 각 시군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연계한 토탈관광 체계 구축을 통하여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지난해 4월 24일 장수 뜬봉샘에서 전국 최초로 1시·군 1 생태 관광지 조성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우리 도는 전북형 명품 생태관광지 조성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될 생태 관광지는 지난 2014년 도내에서 처음으로 국가지정 생태 관광지로 지정된 고창 운곡습지의 사례를 모델로 하여, 각 시·군의 생태자원과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생태관광지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우리 도만의 독특성을 살려 조성될 생태관광지는 지질공원형, 생물군락지형, 경관자원형, 생태관광기반형 등 5개 유형으로 분류된다. 지역별 특성과 유형별로 차별화된 전략수립을 통하여 ‘다시 찾고 싶은 명품 생태관광지 = 전북’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도록 육성해나갈 것이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세계 생태관광은 매년 20~30%의 성장률을 보여 다른 관광분야보다 3배 이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현재 세계관광시장의 7%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생태관광수요도 빠르게 늘어 문화체육관광부 생태관광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연간 380만 명에 이르렀고, 이 중 50%가 실제 생태관광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생태관광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생태관광 최적의 조건을 가진 우리 도는 새로운 지역경제 활성화와 모델로 성장할 명품 생태관광지 조성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공존, 지역민들과의 상생이라는 생태관광의 기본이념이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북형 명품 생태관광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 속의 명품생태관광지로의 도약을 2016년 새봄과 함께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6.03.11 23:02

남편의 그녀

휴일이 끝난 다음 날 피부과 대기실은 만원이었다. 차례를 한참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친구에게서 받은 새해 인사 문구를 모처럼 그녀에게 보내자마자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라고 영혼 없이 녹음된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대부분 무관심한 듯 했지만 이상한 눈길이 나를 향하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바뀐 휴대전화 사용법을 대충은 익혔는데 수신문자가 음성으로 되어 있는 것은 몰랐다. 수신음은 계속 울리지 않고 한 번으로 그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녀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다가왔다.누가 봐도 첫눈에 반할 정도의 멋진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이목구비는 말할 것도 없고 비쩍 마른 몸매에 키도 작았다. 생애 제일 큰 스트레스로 맘고생을 겪고 있는 나는 부모의 주선으로 마지못해 나간 자리였다. 특별한 관심도 호감도 없는 데다 인물까지 신통치 않다보니 소 닭 보듯 앉았는데 그녀 역시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나 다름없었다.아무런 호기심도 없다는 듯 그저 마시다만 찻잔에만 무심히 눈길을 주고 있었다. 약속 장소가 엇갈려 늦어진 시간이 다행이다 싶었는데 점심때가 되니 몸보신 될 만한 것을 먹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보호본능이었을까. 그러나 평소 영양식이라는 것은 관심이 없었기에 갈비탕과 우족탕만 떠올라 둘 중 무엇을 먹겠느냐고 했더니 엉뚱하게도 짜장면을 먹겠단다. 중국집을 찾느라고 꽤나 많은 시간을 헤맨 끝에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마주 앉았지만 여전히 할 말은 찾지 못한 채 짜장면만 부지런히 먹었다.그녀는 생긴 것과 같이 음식도 먹는 시늉으로 그쳤다. 그 모습이 왜 그리도 짠하던지 인연이란 그렇게 맺어지는가 보다. 그런데 음식을 깨작대던 그녀가 안쓰러워 보인 나와는 반대로 그녀는 오히려 허겁지겁 먹는 내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뒷날에 얘기를 들었다. 짜장면을 먹겠다고 한 것도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맞선을 본 날 분위기 없이 탕을 권하는 모습이 어이가 없어서라는 것도.그렇게 부부가 된 그녀와 살아온 지도 강산이 몇 번 변했다. 그녀는 그동안 호랑이도 되었고 지칠 줄 모르는 소도 되는가 싶더니 꾀 많은 여우가 되어 나를 놀래 키기도 하며 든든한 가정을 꾸리더니 언제부턴가 변하기 시작했다. 30여 년을 오로지 직장에만 매달리다 끈 떨어진 매 신세가 된 나와 달리 억척스레 자기 일을 개척한 그녀는 이제야 자기 세상을 만난 듯 집보다 밖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그래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보던 날 소 닭 보듯 했던 나를 다시 흉내 내고 있는 것 같아 혼자 앓는 속을 그녀는 알까? 그러나 오늘은 그녀라는 음성 메시지 속 그녀의 당신도 올 한 해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한다.는 메시지가 맘을 들뜨게 한다. 이제는 그녀로 저장된 그녀를 창밖의 여자로 바꾸어 입력해 볼까? 그러면 창밖의 여자에게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하는 음성 메시지가 들리겠지.△이용미씨는 2002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행촌수필문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전북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6.03.11 23:02

지역경제 살리는 완주 으뜸상품권

지난 2012년 전라북도 지역내총생산(GRDP)은 34조 원이다. 2000년의 19조2900여억 원에 비하면 80% 정도 증가했다.문제는 이 같은 외형적인 지역 내의 부(富) 생산이 과연 주민소득 증대로 이어졌는가다. GRDP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을지 몰라도, 부의 역외 유출은 심화되고 있다. 2000년에 지역총소득(GRI)은 18조800여억 원으로,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 규모는 1500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2년 전북의 GRI는 27조 원에 그쳤다.그 결과 7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지역 내에서 소비되지 않고 역외로 유출됐다. 도민이 땀 흘려 번 돈의 1/5 이상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이 지속적인 데다 갈수록 그 정도가 커진다면, 가뜩이나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전북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생산활동 확보도 어려운 마당에, 힘들게 만들어놓은 지역 소득마저 외부로 빼앗긴다는 것은 지역경제의 침체를 구조화시켜서다.그래서 최근 지역 화폐가 주목받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가치의 외부 유출을 막는 보호막이기 때문이다.또한 지역 자원의 내부순환을 촉진함으로써,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촉매제를 할 수 있다. 지역 화폐는 1983년 캐나다 코목스밸리라는 섬마을에서 처음 선보였다. 레츠(LETS)라는 이 화폐는 지역 내에서만 유통되는 통화를 통해 지역의 경제순환을 구축하고자 만들어졌다. 이후 전세계적으로 국가통화의 부족함을 보완하고, 지역경제 순환을 구축하기 위한 지역 화폐가 속속 등장했다.대표적인 것으로 이타카아워, 토론토달러, 킴가우어 등이다. 이중 킴가우어(Chiemgauer)는 독일 남동부 바이에른주 킴가우 지역에서 2003년부터 유통되기 시작했다.원래 이 지역 고등학교 경제 교사인 크리스티안 겔레리가 지역사업 활성화를 위해 고안한 통화인데, 지금은 유로화로의 교환까지 가능할 정도로 성장했다.미국에서도 국가 경제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지자체들이 지역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달러 대신 자체 화폐를 발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지역공동체 재생운동의 일환으로 한밭레츠나 서천렌츠가 추진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50여개의 지역 화폐가 지역별로 유통되고 있다.완주군도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 방지, 소상공인 보호 및 전통시장 육성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5년 5월부터 완주 으뜸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완주 으뜸 상품권은 완주군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 화폐다. 1만 원권과 1000원권, 두 종류다.완주군 내 소재한 모든 농협에서 액면 금액의 3%를 할인 판매하는데, 유흥업소를 제외한 전통시장 및 소규모 슈퍼, 음식점, 주유소, 미용실 등 다양한 업종의 으뜸 상품권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특히 지난 한 해 동안 약 3억 원의 상품권이 유통되면서 자금의 지역 내 선순환과 함께,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의 판매망 확보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올해 상품권 15억 원 유통, 가맹점 500여곳 추가 모집 등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독일의 경제학자 실비오 게젤(Silvio Gesell)은 상품이 시간에 비례해 가치가 떨어짐에도 화폐는 무관함으로써, 돈을 소유하려는 욕망의 확산과 부자에게로의 소득집중을 비판했다.이에 전국적 차원에서 발행운영하는 전통적 통화 부문과 돈의 노화 원리에 기반해 지역마다 자율적으로 발행운영하는 대안적 통화 부문이 공존하는 이원화된 화폐 시스템을 제안했다. 지역 화폐의 이론적 토대다.지역 화폐는 역외 소득유출을 막아 지역의 경제적 자립에 기여하고, 부의 극단적 편중과 화폐순환의 정체도 극복하는 이상적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광주대 이상면 교수는 화폐는 순환이 잘 될수록 소득을 증가시킨다. 증가된 소득이 금융기관에 유입되지 않고 지역 화폐와 로컬푸드 등과 결함돼 지역구매력을 증대시켜야, 바로 지역경제 활성화, 가계의 소득증대 및 부채감소로 연결된다고 강조한다.완주 으뜸 상품권이 주목받는 이유이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6.03.11 23:02

전라권 예술인 절반이상 연 수입 전혀 없다니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가 2011년 사망하기 전 이웃집 대문에 남긴 쪽지가 세상에 알려진 후 예술인의 복지문제가 공론화 되면서 일명 ‘최고은법’인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됐다. 법 시행과 함께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출범시켜 고용보험·국민연금 지원, 창작준비금 지원, 예술인 파견 지원 등의 복지사업이 펼쳐지고 있으나 예술인들의 궁핍한 생활은 달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2015년 예술인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예술인 개인이 예술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연 수입은 평균 1255만원으로, 예술활동만으로는 여전히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전북을 포함해 전라권 예술인들이 더 궁핍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권 예술인들이 예술 활동으로 번 평균수입은 826만원으로, 전국 평균에 훨씬 못 미치면서 전국적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술활동 관련 수입이 없는 전라권 예술인들의 비율(59%)도 수도권과 경상권, 충청권에 비해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 궁핍은 예술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전라권 예술인들의 연 평균 작품 발표량이 약 5회로, 전국 평균 6.1회보다 적다. 외국 활동 경험도 전국 평균 20.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9%에 불과했다. 예술인들의 복지상황은 지역의 경제력과 맞물려 있다. 전라권 예술인들의 열악한 형편은 곧 지역의 서글픈 경제적 현실이기도 하다. 재정형편이나 경제적 상황을 무시하고 예술인만 지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예술인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로 미루고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예술인들이 먹고살기 위해 하나 둘씩 지역을 떠날 경우 지역의 문화예술활동은 더욱 위축될 것이다.교육부가 대학평가의 잣대로 취업률을 들이대면서 이미 도내 여러 대학에서 예술 관련 학과가 통폐합됐다. 예술 관련 학과를 겨우 유지하는 대학들도 여차하면 가장 먼저 예술학과에 손을 댈 태세다. 전문 예술인 양성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예술 전공자들이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될 경우 ‘예향 전북’의 간판도 내려질 것이다. 문화자산은 보이지 않는 지역의 힘이다. 전북은 여러 장르에서 전국의 중심에 서왔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 그런 자산과 자부심을 지킬 수 있게 문화예술과 예술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애정과 지원이 더욱 필요한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6.03.11 23:02

삼락농정에서 수산업 홀대해선 안된다

삼락농정은 탄소산업·문화관광과 함께 민선6기 전북도정의 핵심 정책 목표다. 농민·농촌·농업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북도는 올해 전년 대비 54억 원 많은 1,681억 원의 삼락농정 예산을 편성하며 의지를 보였다. 또 일선 시·군을 순회하며 ‘찾아가는 삼락농정 설명회’를 열어 농산물최저가격보장제 등 6대 핵심 전략을 설명하고, 현장의 동참을 당부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어업인들 사이에서 ‘농업과 축산업 위주이고, 수산업에 대한 예산 배정이나 신규사업 선정은 소홀하다’는 불만 섞인 지적이 나오는 것은 삼락농정에 구멍이 뚫렸음이다. 실제로 예산 1,681억 원 가운데 어업 관련은 45억2,300만 원인데 이는 전체 예산의 2.7%에 불과한 것이다. 또 어업 분야 신규 사업은 쾌적한 어항 만들기(4억 원), 전통어구어법 관광자원화(2억5,000만 원), 친환경 종묘 생산 양식어업 육성(1억6500만 원) 등 총 12억8,900만 원 규모에 그치고 있다. 또 전북을 ‘전국 내수면 양식의 1번지’로 키우겠다면서도 올해 내수면 양식 분야에 6억6,700만 원 편성했을 뿐이다. 내수면 경쟁력 강화사업(신규) 2억 원, 양식장 스마트관리시스템(신규) 1억3400만 원, 양식장 기자재사업(계속) 3억3300만 원 등이다. 전북 내수면 양식 생산량이 전국 3만 3,060톤의 19.5%인 6,463톤에 달하고 있지만 전북도의 관심과 예산 투자는 역부족인 셈이다. 전북도의 수산업 분야에 대한 무관심은 삼락농정위원회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위원회 소속 농민단체는 15개인데 수산업 분야에서는 한국수산업경영인 전북연합회 단 한 개만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여년 사이에 전북의 수산업이 크게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새만금사업이 진행되면서 ‘군산-김제-부안’에 이르는 해안에서 성행했던 도수어업 등이 사라졌고, 1999년 한일어업협정 등에 따른 정부의 어선감척 정책에 밀려 군산 안강망 등 어선이 대량 폐선되는 등 수산업 기반이 크게 무너졌다. 전북도가 삼락농정을 내놓았을 때 수산업계에서는 내심 활성화 디딤돌이 마련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요즘 전북도의 엇박자 농정은 수산업계에 우려를 주고 있다. 전북에서 서해 수산업과 내수면 어업은 여전히 활발하고 그 자원도 무궁무진하다. 문화관광으로 연계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전북도는 수산업에 대한 관심을 제고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6.03.11 23:02

'귀향'의 엔딩크레딧

엔딩크레딧(ending credit). 사전적 의미로는 영화의 끝부분에 제작 참여자임을 보장하는 이름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근래에는 제작에 참여한 사람 뿐 아니라 제작 후원자와 단체, 기관까지 모두 이 엔딩크레딧에 소개되는 바람에 그 시간이 꽤 길어졌다. 주제음악이 흐르면서 올라가는 엔딩크레딧은 그 자체로 영화에 대한 감흥과 감동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영화애호가들은 엔딩크레딧이 끝나고 상영관 불이 켜지면 일어서는 것이 예의라고 말하지만 그 사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일어서는 관객들이 아직도 많다.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저예산독립영화 <귀향>의 엔딩크레딧은 특별하다. 제작비를 후원한 시민 7만5270명의 이름이 모두 담긴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시간은 10분.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관객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자리를 쉽게 뜨지 못한다. <귀향>은 조정래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지 14년 만에야 완성된 영화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제작비.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에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은 없었다. 필요한 제작비 20억 원을 마련하는 일은 멀고도 고단했다. 감독은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귀향>의 제작의도와 티저영상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올렸다. ‘배급이 원활하지 않는 경우, 영화를 유튜브에 올린다’는 조항까지 달고서였다.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ARS와 문자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해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7만5000여 명. <귀향>은 지금까지의 영화중에서 가장 많은 후원자를 모은 영화가 됐다. 소액투자자들의 펀딩으로 모아진 제작비는 11억6122만원. 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시민들이 모아줬으니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시민들의 힘으로 제작된 영화의 힘은 크다. 지난 9일 <귀향>의 누적 관객 수는 280만 3458명이다. 저예산영화가 개봉한지 불과 보름 만에 300만 명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배급사와 개봉관을 찾지 못해 개봉조차 미뤄야했던 상황을 돌아보면 관객들의 행렬은 경이롭다. <귀향> 제작진은 애초 “이 영화가 기적처럼 극장에 걸려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면 수익금의 상당액을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해 쓰겠다”고 약속했다. 거기에 조정래 감독의 소망은 ‘비공식적으로 알려진 20만 명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오시도록 영화가 20만 번 상영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엔딩크레딧에 담긴 시민들의 힘이 이 소망을 이루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03.11 23:02

자남산 여관에서 받은 단풍잎 한 장

언니이, 기다릴게요~. 그래에, 곧 갈게에~.아니, 이것은 1961년에 만들어진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옥희 말투 아닌가. 60년대의 서울 말씨와 흡사했다. 잠을 깨어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있는 곳은 개성공단의 컨테이너 숙소였다. 잠결에 아련히 들리던 말소리는 개성공단의 여성 노동자들이 주고받은 대화였다. 전날인 2005년 6월 6일, 나에겐 기적 같은 일이 있었다.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 저작권 사용료 지불건으로 임꺽정의 저작권자인 작가 홍석중(저자 홍명희의 손자) 선생을 만나러 개성공단에 도착한 것이다. 그것도 늘 꿈에 그리던 대로 일행들과 함께 직접 봉고차를 몰고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지나, 비무장지대를 지나, 북측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절차를 밟고 개성공단까지 갔다. 가는 내내 벅찬 마음에 자꾸만 눈물이 솟구쳤다.남북 민간인 교류하고 협력하던 곳분단의 철조망을 치우고 홍석중 선생을 처음 만난 순간, 우리는 서로 뜨겁게 포옹한 채 말을 잃었다. 임꺽정 저작료 지불은 제작 부수를 밝히는 일이 우선이었다. 그걸 증명해 보이려고 20여 년간 제작 상황을 일일이 손으로 기록해온 열 권의 장부를 협상 테이블 위에 꺼내 놓았다. 그러나 홍석중 선생은 강대표의 말을 믿지 뭘 믿겠습니까라는 말과 함께 그걸 들춰보지도 않았다. 신뢰의 끈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선죽교 근처의 자남산 여관 회의장에서 맺은 협상은 그렇게 우리 쪽 제안대로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다음해인 2006년 6월 5일, 남북 최초로 북측의 저작권자인 홍석중 선생과 남측의 출판권자가 평양에서 만나 출판권 설정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른 나라들과는 출판 계약을 자유롭게 하면서 정작 한 민족끼리는 저작물을 주고받을 수도 없었고 저작물 계약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동굴 같은 세월의 빗장이 풀리는 순간이었다.개성의 4층 자남산 여관은 남북 고위급 회담은 물론 수많은 민간 교류 차원의 실무협의가 이루어지던 곳이다. 2004년 경제특구로 만들어진 개성공단은 단순히 남한 자본과 기술, 북한 땅과 값싼 노동력이 만나 상품을 만들어내는 경제적 의미만을 지닌 곳이 아니다. 남북 민간인들이 서로의 문화를 알아나가고 교류하고 협력하고 때로는 갈등을 풀어가면서 신뢰를 구축해간, 어쩌면 평화통일을 연습하는 운동장 같은 곳이었는지 모른다. 2007년, 금강산 관광에 이은 개성 관광으로 남북은 반세기에 걸친 분단의 장벽 한쪽을 허물고 화해의 미소를 나누었다.정권 초기 대북 정책으로 평화통일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내세웠던 정부는 지난달 10일, 개성공단을 핵미사일의 자금원이라고 지목하며 전격적으로 폐쇄했다. 대북정책에 누구보다도 강경했던 이명박 정권조차 천안함 사건이 터지고 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적 조처를 취하진 않았다. 왜 그랬을까. 개성공단 폐쇄는 어떤 효력도 발휘하지 못한 채 경제적으로든 군사적으로든 엄청난 긴장과 피해만을 안겨줄 뿐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을 폐쇄한다고 해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중단될 리는 더더구나 없다. 핵 실험을 중단시키거나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붕괴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지 말고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둔 대화와 소통의 상대자로 대하는 자세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게 아닐까.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갑자기 고도화된 건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인 자금 때문이 아니라 2008년 이후 6자 회담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어느 글에서도 같은 생각을 읽을 수 있다.개성에서 반드시 다시 만나야남북은 개성에서 반드시 다시 만나야 한다. 개성공단이 지닌 평화통일을 향한 상징성을 무참히 짓밟은 채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 홍석중 선생이 자남산 여관 뜰에서 나에게 준 붉은 단풍잎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책갈피 속에서 퇴색하지 않고 그리움의 빛깔을 더해가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6.03.11 23:02

인간의 지능과 인간의 원죄

이전에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직장 생활을 한 회사는 나중에 세계 굴지의 교육회사들에게 합병되기는 했지만 원래는 스탠포드의 교수 두 명이서 시작한 전형적인 실리콘밸리의 벤처회사였다. 그 둘 중의 한 교수는 컴퓨터 통신용 모뎀을 개발하여 특허를 소유하고 있는 공대 교수였고 또 다른 교수는 아주 독특한 천재 언어학 교수였다.이 교수들은 주어지는 영어 질문들에 응시자들이 응답한 것을 녹음하여 이를 음성학, 언어학, 통계학적으로 분석하고 수백만 건의 응답 샘플에서 추출된 데이터와 평가자료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채점 알고리즘을 만들어 응시자의 말하기 언어 능력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회사를 만든 것이었다.사람들은 어떻게 기계가 사람의 말하기 능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느냐고 잘 믿지 않았지만, 이 기술은 전문적인 채점 교육을 받은 채점자와 비슷한 수준의 정확한 채점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채점의 오류와 채점자간의 편차가 없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더 뛰어난 채점이 가능했다. 녹음된 답변을 컴퓨터를 이용하여 밀리세컨으로 잘개 쪼개서 응답에 걸리는 시간을 재고, 단어들을 음소 단위로 나누어서 발음을 확인하고, 구와 구를 얼마나 네이티브와 비슷하게 끊어 읽는지, 답변의 속도는 어떠한지, 문법은 정확한지 등 10여분의 시험에서 약 2500 여개의 데이터를 추출하였다. 그런 후에 각각의 데이터를 채점 알고리즘에 넣어 점수를 주는데 이러한 점수 2500 여개를 이용하여 사람이 10여 분 인터뷰를 하면서 주관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보다 훨씬 더 통계학적으로 정확한 평가를 내렸고 특히 많은 응시자의 평가를 짧은 시간에 오차없이 해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이 기술이 적용된 영어 시험이 이미 세계 2000여개의 대학에서 토플과 같은 입시 시험으로 쓰여지고 있고, ETS의 토플 또한 녹음된 말하기 시험의 채점자 두 명중 한 명을 이미 이와 비슷한 컴퓨터 채점으로 대체한 지 상당히 되었다. 아시아의 한 나라에서 이러한 인공지능 컴퓨터 채점을 도입한 국가 영어 시험을 개발하고 싶어하여 한동안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 국가는 자체 영어시험을 개발하여 대입시험과 직장 입사시험용으로 사용하고자 하였는데 이러한 이유로 많은 응시자가 한번에 시험을 볼 수 있게 하고 또 답안을 짧은 시간에 채점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채점의 정확성과 공정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그런데 그 시험 개발팀에서 채점 쪽을 담당하고 있던 한 교수는 시험을 개발하여 예비테스트를 해본 결과, 그 나라의 영어교수들의 채점 실력이 오히려 중고등학교 영어교사들보다도 못한 것으로 나왔다고 사석에서 털어 놓은 적이 있었다. 중고등학교 영어교사들은 주어진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채점을 하므로 그나마 채점자들 간의 오차가 크지 않았는데 교수들은 자신이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자신감에 채점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따르지 않고 자신의 영어 실력과 감에 의지한 채점을 하는 경우가 많아 오류와 오차가 많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교수는 이러한 인공지능 컴퓨터 채점이 도입되지 못할 경우 시험 평가의 정확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난감해하고 있었다.그 교수의 생각으로는 컴퓨터 채점 만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지만 사람이 채점하는 방식에 익숙한 다른 교수들과 정부 관리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걱정하였다. 사람들의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이세돌 9단이 AlphaGo 인공지능과 둔 바둑에서 불계패를 한 것을 두고 놀랍다는 반응을 많이 한다. 어떻게 인공지능이 사람을, 그것도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사람을 능가할 수 있다고 반문한다. 하지만 이것은 지금이 아니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분명 생길 일이었다. 전 세계에서 모은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와 각각의 수에 따른 확률을 정확히 계산해내는 일을 사람이 더 잘해낼 수는 없다. 법률, 회계, 의료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떠한 상황을 판단하고 이에 대해 조언을 하고 주어진 프로세스를 밟고 처방을 내리는 일은 이제 곧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이미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구글과 테슬라의 무인자동차가 거리를 달리고 있으며 말을 닮은 보스턴다이나믹스사의 로봇들이 장애물이 가득한 산악을 무장을 하고 달리는 동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없이도 사람들은 살 수 있지만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연관된 수많은 위험을 알면서도 경쟁적으로 이러한 기술을 결국 개발해낼 것이다. 빌게이츠나 엘론머크스, 그리고 스티브호킹 박사가 우려하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인공지능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신과 같아지겠다는 끝없는 욕망으로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의 원죄에 대한 업보일까?

  • 국제
  • 신익섭
  • 2016.03.11 23:02

[미국 남단 땅끝마을 '키 웨스트'] 헤밍웨이 살던 곳, 에머랄드빛 바다에 취하다

엄동설한의 2월16일 새벽을 깨고 아내와 함께 BWI 공항으로 향했다.2시간반 비행 끝에 도착한 플로리다의 타마라(Tamara)는 전혀 딴 세상이였다.날씨도 주택형태도 수목도 워싱턴과는 딴판인 바로 남국의 별세계였다.4박5일의 이번 여정에 미국 남단 땅끝 마을 키 웨스트(Key West)를 찾아보고 헤밍웨이의 집을 방문하는 것은 특별한 주요 일정이였다.마침내 2월18일 초대해주신 김중권박사 내외를 따라 김박사의 고교 절친이자 내가 존경하는 김영식선배님(Baltimore,MD)과 우리 부부가 더불어 키 웨스트 일정을 서둘렀다.타마라에서 출발하여 마이애미를 거쳐, 이곳에서 시작하는 32개 섬이 42개 다리로 연결된 도로가 만나는 맨 끝섬이 바로 키 웨스트이다.미국 최장 남북종단 도로인 U.S.Route 1 도로는 미국 최북단 메인주의 포트 켄트(Fort Kent)에서 시작하여 장장 2390마일(3846Km)를 달리는데, 그 끝자락에서 마이애미를 만나 키 웨스트의 땅끝 사우던모스트 포인트(Southernmost Point) 표지석에서 끝이 난다.마이애미에서 마지막 섬 키 웨스트에 이르기까지 화사한 남국의 날씨와 어우러진 끝없이 펼쳐진 에머랄드빛 바다는 남국의 정취에 흠뻑 젖게 했다.출발 4시간여만에기대했던 땅끝마을 바로 키 웨스트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많은 볼거리 들이 있지만 특히 땅끝표지석, 헤밍웨이 하우스, 그리고 슬로피 조스 바(sloppy Joes Bar)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라 했다. Sloppy Joes Bar는 헤밍웨이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며 상호를 헤밍웨이가 지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날도 바는 한낮인데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우리 일행은 먼저 이 섬의 남단 땅끝 표지석을 찾아갔다.바닷가 땅끝에 총알같기도 하고 크레용같기도 한 모양의 미국 최남단 지점 표지석을 만날 수 있었는데 거기엔 이런 글자가 새겨 있었다.90miles to CubaSouthernmost PointContinental U.S.AKey West,FL쿠바와는 불과 90마일의 가까운 거리여서 시계가 좋은 날에는 이곳에서 쿠바가 보인다고 한다. 우리는 바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헤밍웨이 하우스로 발길을 옮겼다.이곳 키 웨스트는 헤밍웨이의 고장이라 불릴만큼 그의 많은 발자취가 남아있으며 바로 그 집엔 그의 많은 흔적들이 고스란히 모여 있었다. 그가 사용했던 타자기를 비롯해 쿠바와 아프리카, 유럽 각지에서 입수한 다양한 컬렉션이 있으며, 정원의 수영장은 섬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것으로, 헤밍웨이 부부가 던져 넣었다는 2센트 동전이 그 위치에 그대로 남아 있다.이 집은 1851년에 한 해양건축가에 의해 지어졌는데 1931년부터 헤밍웨이가 소유하게 되었고, 그의 사후에는 사업가 미세스 버니스 딕슨이 인수하여 박물관으로 개장하였고 현재는 국가유적으로 채택되어 있다.노인과 바다, 태양은 또 다시 떠오른다 등으로 너무도 잘 알려진 헤밍웨이가 정작 이곳에서 산 것은 10년여밖에 안되지만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킬리만자로의 눈 등 그의 저서 중 대부분이 바로 이곳에서 쓰여졌다.헤밍웨이 하우스에는 40여마리의 고양이가 살고 있는데,이들은 헤밍웨이가 기르던 6발가락 고양이의 후손들이란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이름이 있고 정기검진도 받는다고 하며, 바로 이들이 사실상 이 집의 주인인 셈이라 한다.이번 미국 땅끝여행은 어느 여행보다도 즐겁고 유익하고 값진 것이었다. 언젠가는 자동차를 몰고 다시 한번 찾으리라.

  • 국제
  • 이길휘
  • 2016.03.11 23:02

[건강 100세 시대] 미세먼지

길을 걷다가 문득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보고 싶어 고개를 들어보지만 안타깝게도 숨 쉬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뿌옇고 흐린 하늘만 눈에 들어온다. 온 대기를 뒤덮은 미세먼지 때문이다.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 미세먼지, 어떤 물질로 구성돼 있고 얼마나 해로운지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최영득 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미세먼지와 황사, 어떻게 다른가?미세먼지는 먼지에 질산염, 암모늄, 황산염 등의 이온 성분과 탄소화합물, 금속화합물 등의 오염물질이 엉겨 붙어 만들어진다. 황사가 중국 몽골의 흙먼지를 타고 날아온 자연현상이라면 미세먼지는 자동차나 공장, 가정 등에서 석탄이나 석유가 연소되면서 배출된 인위적인 오염물질이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해로운 화학물질이며 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인체에 가하는 위험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하면 된다.△미세먼지는 왜 몸에 해로운가?인체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기, 피부 등에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초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될 경우 평소 기관지가 약했던 사람은 기존 질환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며, 심장순환기질환이 있는 환자는 고혈압,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호흡기가 약한 노인, 어린이, 임산부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미세먼지 예방법미세먼지가 많은 날 되도록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출을 해야 한다면 모자, 안경, 분진용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미세먼지는 두피의 모공을 막아 피지분비와 혈액순환 등 신진대사 기능을 방해하므로 모자를 착용해 두피를 보호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머리를 감아야 한다. 미세먼지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렌즈 착용보다는 안경 착용을 권장한다. 일반 마스크가 아닌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있는 분진용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면 후두염, 기관지염 등 질환을 막는데 도움을 준다.다음으로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호흡기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목이 잠기고 따갑게 하며, 심하면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8잔 이상 물을 마셔야 한다. 참고로 물은 호흡기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나쁜 미세먼지를 걸러 주는 효과가 있다.손 씻기와 세안, 양치를 꼼꼼히 한다. 예민하고 약한 피부의 소유자는 외출 후 곧바로 샤워하고 세안도 더 꼼꼼히 한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작아 옷으로는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미세먼지가 심한 날, 청소할 때는 가급적 창문을 닫아 미세먼지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환기를 위해서 창문을 열어야 할 경우에는 환기 후 먼지가 쌓이기 쉬운 쪽에 물걸레질을 깨끗이 한다. 하지만 천식, 만성호흡기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미세먼지가 잠잠해질 때까지 창문을 열지 않는 것이 좋다.● 건강관리협회 최영득 원장이 추천하는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 녹차과일고등어 효과적'삽겹살 좋다'는 속설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녹차를 자주 그리고 많이 마셔 주는 것이 좋다. 녹차는 기관지 점액 분비를 촉진해 황사, 미세먼지에 함유된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녹차에 들어있는 타닌이라는 성분은 인체에 수은, 납, 카드뮴, 크롬 등의 중금속 물질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미역, 과일, 채소 등을 섭취한다. 미역에 있는 끈적끈적한 알긴산 성분이 미세먼지와 중금속 등을 밖으로 빼내는 역할을 한다.사과나 배 등의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주는 것도 중요하다.특히 배에 들어있는 루테올린은 폐 염증을 예방하며 기관지 점막의 수축을 막고, 가래와 기침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귤, 오렌지, 천혜향, 한라봉 등에는 감귤류 특유의 시큼한 맛이 있다. 이러한 신맛은 감귤류에 함유된 구연산 때문인데 구연산은 인체의 피로를 풀어주고, 피를 맑게 한다. 또 염증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어 미세먼지로 발생할 수 있는 기관지염, 감기 등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마늘은 해독 작용을 통해 인체가 질환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미세먼지가 몸에 들어가면, 마늘은 해독작용을 통해 체내에 유해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해준다.고등어에는 기도 염증을 완화하고 폐질환인 호흡곤란을 개선하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오메가-3는 몸에 흡수되면 혈액순환 증진 호르몬인 아이코사노이드로 바뀌어 만성 염증을 줄여주며 심혈관 질환 예방, 만성폐쇄성폐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예전부터 황사,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삼겹살을 먹어서 기관지의 먼지를 씻어내려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소문이다. 돼지고기의 살코기 부위가 적절한 단백질 섭취로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좋은 식품일 수 있지만, 황사와 미세먼지에 의한 건강 문제를 직접 예방하고 치료하는 음식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 주말
  • 김윤정
  • 2016.03.11 23:02

[건강칼럼] 가까이 있는 알레르기 질환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환절기를 맞아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얼마 전 만성 기침으로 내과에서 치료 받으면서, 콧물로 이비인후과, 가려움증으로 피부과, 눈 충혈로 안과를 다니는 환자가 외래에 왔다.환자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집먼지진드기에 대한 알레르기였고, 외래에서 몇 가지 약물로 치료받으며 다양한 알레르기 증상들이 모두 좋아졌다. 또 다른 환자로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근본적 치료를 하려면 어디서 해야 되는지 몰라 고생했다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환자들을 보며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새삼 느꼈다.△알레르기 질환이란?알레르기 질환은 주위 환경에서 접하는 여러 원인 물질에 대해 코 점막, 기도 점막, 피부 등 다양한 장기가 과민한 반응을 나타내어 발생하는 질병 상태다.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으로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결막염, 두드러기 등 다양한 질병이 있으며, 이 중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은 상당히 흔한 질환으로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알레르기 질환의 원인 물질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등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의 주된 유발 원인으로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 바퀴벌레 등과 같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는 것들이 있으며, 음식물, 음식물 첨가제, 약물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집먼지진드기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견되는 종류는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와 유럽 집먼지진드기가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도 흔한데, 봄철에는 나무 꽃가루,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잔디 꽃가루,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잡초 꽃가루가 많이 날리기 때문에, 꽃가루 알레르기를 가진 환자들은 각각의 시기에 악화되는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일이 많다.호흡기 알레르기 환자는 찬 공기나 저기압 상태, 대기오염, 담배연기, 운동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재채기, 콧물 등의 증세가 악화되고, 감기에 걸리면 호흡곤란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질환의 진단알레르기 질환을 진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환자의 병력과 가족력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었는지, 항원의 노출이 줄어들었을 때 증상도 좋아졌는지, 계절적 변화가 있는지 등의 인자들이 중요할 수 있고, 다른 알레르기 질환의 동반 여부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또한, 가족 중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레르기 질환의 가능성을 높인다.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알레르기 피부시험이나 면역글로불린 검사, 특이 항체 검사와 같은 혈액 검사들을 시행하거나 유발 검사가 필요하다.△환경 관리집먼지진드기가 없는 실내환경을 만들기 위해 실내습도는 4050% 이하로, 온도는 1821℃ 정도로 유지한다. 카펫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고, 천으로 된 소파, 커튼 등 집먼지진드기의 서식처가 될 만한 것들의 사용을 피한다. 침구류는 일주일에 한번씩 55℃ 이상의 온수로 세탁하는 것이 좋다.알레르기 질환들은 대부분 생명에 지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지만, 반복되는 증상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치료하지 않을 경우, 염증성 반응이 반복되며 질병이 악화되고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보건·의료
  • 기고
  • 2016.03.11 23:02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 출간한 송만규 작가 "바위틈 들꽃 생명력, 민중 삶 닮아"

17번 국도를 따라가 본다. 거기서 만나는 섬진강은 늘 조잘조잘 낮게 흐른다. 강물이 흐르고 흘러 이르는 그 길에 한없이 포근한 어머니 같은 산, 지리산이 있다. 지리산 품 안의 산길 야트막한 언덕에는 서너 포기 붓꽃이 피어있다. 보랏빛 비녀를 꽂은 듯 고풍스런 자태다.(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 중)송만규 작가가 섬진강에 붓을 담가 온 지 20년이 넘었다. 1980년대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인간미를 좇던 그가 1992년 운명처럼 섬진강을 찾았다.그는 정월 대보름날 시인 김용택 형네 집에 들러 어머니가 해 주신 밤밥을 먹고 천담, 구담, 장구목, 구미를 거쳐 섬진강 상류를 걸었다며, 아마도 그 때 이 강이 내 가슴에 들어온 듯하다고 말했다.2002년부터는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순창 무량산 자락 구미마을에 둥지를 틀고 섬진강을 주제로 한 새벽강, 언강 등 40m에 이르는 대형작품을 그렸다. 섬진강 물소리와 더 가까이하고 호흡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안을 수 있게 됐다.그렇게 풀 한 포기, 돌 한 개까지 담고 싶은 마음에 섬진강변을 떠돌던 어느 날, 굽이 쳐 흐르는 강물 옆에 소담히 피어난 들꽃을 발견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새끼손톱만한 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그 귀하고 아름다운 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그는 또 어느 날은 작업실 화장실 주변에서 우연히 닭의 장풀을 발견했다며, 몇 년간 밟고 지나쳤는데도 그제 서야 꽃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참을 꽃을 바라봤다고 한다. 작고 여린 생김새를 가진 꽃들이 밟히고 거센 바람에 휘둘려도 새봄이 되면 어김없이 싹을 틔우는 모습에서 고귀한 생명력과 정신을 느꼈다. 척박한 시멘트 틈에서도 피어난 생명이 굴복하지 않던 민중의 정신과도 닮았다고 생각했다.놋젓가락나물, 모데미풀 등 새로운 꽃들을 발견하고 작은 것의 가치와 의미가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을 화폭에 옮기기 시작했다. 작은 들꽃의 이미지를 잘 살리기 위해 세필로 꽃잎 주름까지 섬세하게 묘사했다. 먹물로 피어난 은은한 색의 들꽃은 색채가 강렬한 유화 그림의 꽃과 달리 소박하지만 우아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이와 함께 꽃의 생김새, 학명, 꽃말 등에 영감을 얻어 생각나는 단상들은 글로 옮겼다. 좁쌀만한 꽃들이 닥지닥지 매달린 모양의 들꽃, 꽃다지를 보면서는 어디에서도 함께 몸 비비며 사는 우리네 삶을 떠올렸다. 거친 들판에서도 꼿꼿하게 꽃을 피우는 노란 민들레는 독재에 항거하고 자기 몸을 희생해 이 땅에 민주주의 씨를 뿌린 열사들과 같다고 말한다.그는 최근 그동안 작업 해온 들꽃 그림과 글을 한데 모아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를 출간했다.지난 2010년 전북일보에서 송만규의 섬진강 들꽃 이야기라는 문패 아래 연재했던 글을 포함해 10년 가까이 작업해 온 그림과 글 각각 101편씩 수록했다. 각시붓꽃, 금낭화, 깽깽이풀 등의 봄에 피는 들꽃, 가시연꽃, 범부채, 지리터리풀 등 여름 들꽃, 구절초, 산솜방이 등 가을에 피는 들꽃 등 섬진강변에서 만난 꽃들을 계절별로 분류해 담았다. 섬진강에서는 볼 수 없는 두메양귀비 같은 꽃은 백두산 여행에서 만난 것이다.송 작가는 식물학적인 견해로 들꽃을 분석하기 보다는 들꽃 그 자체의 아름다움,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며, 관심 갖지 않지만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싹을 틔우는 들꽃을 통해 작은 것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자세도 새로 배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6.03.11 23:02

[문화광장] 전시·공연 일정

△ 2016 전북보도사진전 = 19일까지 전주 덕진공원 내 전주시민갤러리.전북사진기자협회 회원들이 지난 1년 동안 촬영한 보도사진 중 엄선해 선보이는 전시. 전북일보 안봉주, 박형민 기자, 전북도민일보 신상기, 김얼 기자, 전라일보 장태엽, 문요한 기자, 새전북신문 이원철, 오세림 기자, 전민일보 백병배 기자 등 5개 신문 9명의 사진기자가 참여한다. △ 김태순 개인전 ‘마룡리에서 광화문까지’ = 1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미래에 대한 희망과 바람을 기원하는 전시이자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전시. 작업실 주변의 풍경을 그리면서도 그 안에 작가의 사회적 신념을 담아냈다. ‘일본군 위안부와 조선의 소녀들 리얼리즘전’, ‘인혁당 사건 추모전시회’ 등 그간 역사적 아픔을 화폭에 담아내는데 전념한 작가는 이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으려 한다. △ ‘꽃잎으로 취하다, 춘행(春行)’= 17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훌쩍 다가온 봄의 정취를 신춘음악회에 담는다. ‘세상을 여는 소리’· ‘꽃잎’·’모리화’와 태평소협주곡 ‘봄의 향연’, 소금협주곡 ‘파미르고원의 수상곡’ 등 봄의 생명력과 활기를 표현한 5개 곡이 연주된다. 조용안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이 지휘를 맡는다.△ 전주시립국악단 신춘음악회= 18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로맨틱한 봄날의 바람’을 주제로 건 시립국악단은 자연과 계절을 소재로 한 국악 협주곡·관현악·민요를 한 데 모았다. 겨울의 쓸쓸함 대신 봄의 따스함을 선율에 담아 관객의 마음을 달랜다. 평소 접하기 힘든 전통 관악기 생황(笙簧)의 맑은 소리도 감상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6.03.11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