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박남재
상(賞)은 누군가가 큰일을 이뤘을 때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다. 수많은 상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권위 있는 상은 노벨상이다. 노벨이 사망한 후 5년째인 1901년 12월10일부터 수여되고 있는 노벨상이 가장 큰 상으로 널리 인정되는 것은 걸린 상금이 크다는 점도 작용한다. 금메달, 상장과 함께 수여되는 상금이 한화 약10억원 정도다. 노벨상의 가치는 이처럼 큰 상금을 넘어선다. 가장 높은 지적 성과 등을 거둔 인물에게 수여되기 때문에 아무나 넘볼 수 없다. 한국의 노벨상 수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평화상)이 유일하다. 하지만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학상, 의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등은 수상자가 전무하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노벨문학상 부문에서 군산 출신의 고은 시인이 두 번 정도 거론된 적이 있다. 모두가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안타깝게도 수상자 명단에 나오지 않고 있다. 유명한 문인이자 지성으로 통하는 고 시인이지만 아직 노벨상 인연은 엇갈린다.사실 상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욕심이라는 단어에 부정적 뉘앙스가 있지만, 욕심은 인간의 내면에 움추린 지적 갈망을 더욱 격렬하게 하고, 결국 용출시킨다. 상은 개인의 영광에 그치지 않는다. 수상자가 속해 있는 가족과 가문, 조직과 나라의 가치와 명예를 드높인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말없이 자기 분야에서 정진을 거듭하며 꿈꾼다. 전북에 화가 박남재가 있다. 85세인 그는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자신의 집 2층 화실에서 붓을 놀리며 논다. 대개 화가의 작업실이 그렇듯 박 화백의 화실도 어수선하다. 전시회를 몇 번 다녀온 듯한 대형 작품들이 벽에 기대어 있고, 화백은 세수하는 것도 잊고 그림을 그린다. 팔순의 나이지만 청바지를 입고, 가끔씩 야외에 스케치 나갔다가 맛집을 찾는 것도 즐긴다. 화가로서 높은 수준에 올라 있지만 그는 지금도 "고흐, 이중섭의 그림, 그런 그림을 그릴 겁니다. 그러면 열심히 해야지 별 도리 있습니까"라며 캔버스 앞에서 앉는다. 박남재 화백이 최근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상 후보로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박 화백의 열정을 이제 알아주는 모양이다. 그의 수상은 전북 출신 예술인 가운데 서정주(시, 1967년), 고은(시, 2008년), 노경식(희곡, 2012년)에 이어 네번째다. 전북지역에서 활동한 예술인으로서는 처음이다. 김재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