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연극 - 다양한 시도…해외진출…위기 딛고 봄날을 꿈꾸다
무대 예술은 경제 현실과 밀접한 관련 아래 존립한다. 올해 전북 연극계에는 전북도의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젊은 연극인들의 생존 해법을 제시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현실성 있는 기금 지원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올해는 도내 최초로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8월5~29일)에 진출해 최고 평점 5점을 받은 극단 까치동(대표 전춘근)의 '각시, 마고'(작연출 곽병창) 외에는 이렇다할 기대작을 찾기 드물었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창작극회(대표 홍석천)는 음악극'아리랑'과 얼굴 없는 천사를 소재로 한 창작극'얼굴 없는 천사' 등을 올려 관심을 모았다. △ 극단 까치동, 에딘버러 진출로 호평 등 해외 진출 잇따라 도내 최초로 극단 까치동(대표 전춘근)이 '각시, 마고'로 영국의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진출해 최고 평점 5점을 받아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전북도의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전세계 고통받은 여인들이 세상의 폭력과 차별에 맞서는 과정이 담겼다. 또한 전북연극협회(회장 류경호)는 매창의 삶과 시를 재조명한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의 가무극'이화우'로 중국 산동성 등 5개 지역을 순회, 호평을 받았다. 역으로 완성도 높은 해외 연극을 전주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다. 전주대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교수 박병도)가 일본 극단 '신주쿠양산박'의 '해바라기의 관'을 전주에 유치했다. 재일교포가 겪는 비애를 해바라기 꽃밭에서의 죽음으로 형상화한 이 작품은 일본 최고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씨의 자전적 희곡이었다.△ 문화영토 판의 '고령화 가족' 전국 연극제 은상, 평년작 이상 유지전국 연극제에서 네 번의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명성이 높았던 전북 연극은 올해도 평년작 이상의 결실은 거뒀다. 전북 대표로 출전한 문화영토 판(대표 백민기)의 '고령화 가족(연출 안대원)'이 '제29회 전국연극제'(6월3~21일 강원도 원주)에서 은상, 같은 작품에서 전과 5범 백수 건달을 열연한 정진권씨가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것. 또한, 전북 대표로 출전한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는 '제8회 고마나루 전국 향토 연극제'(9월30일~10월9일 충남 공주 한옥마을)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무대공연 제작기금 지원에도 문제작 발견은 '글쎄'하지만 올해 문제작은 찾기 힘들었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창작극회(대표 홍석찬)의 음악극'아리랑'(5000만원), 문화영토 판(대표 백민기)의 '마마, 공주마마'(3000만원), 연극하는 사람들 무대지기의 '천국 안내소'(2000만원)극단 동인무대의 악극'탁류'(2000만원)T.O.D랑(대표 최정)의 '호랑'(2000만원) 등이 전북도로부터 상당한 무대공연 제작기금을 지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작을 찾기 힘들어 '풍요 속의 빈곤'을 연상케 했다. 이를 두고 제작비 부족과 배우 기근 속에서도 창작극을 올리고, 극단 고유의 색깔을 찾기 위한 노력이 뚜렷했던 과거에 비해 그 탄탄했던 역량과 전통을 살려내 재도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북도'일자리 창출 사업', 현실성 높여야전북 연극계는 10년 가까이 젊은 연극인들이 줄고 있는 현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돈'이 안되는 연극판에 뛰어들지 않으려는 젊은 연극인들을 붙잡을 타개책이 요구되고 있는 것. 이에 발 맞춰 전북도가 전북연극협회(회장 류경호)에 젊은 연극인(11명)들에게 매달 65만원씩 지원하는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을 제안하면서 생존 기반이 열악한 연극 인력들에게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원 사업 장르를 작품성 보다는 상업성을 앞세운 뮤지컬로 한정한 부분,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65만원)으로는 사업의 현실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 등은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사업의 취지는 좋으나, 아르바이트 비용 정도밖에 안되는 급여로는 이들을 붙들어 놓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