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우진문화공간 박영준 관장 "문화예술 문턱 낮춘 공간 만드는 데 힘 쏟을 것"
“화려한 조명·음향 시설을 갖춘 극장은 아니지만, 외롭고 쓸쓸한 예술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은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에 담쟁이넝쿨로 둘러싸인 콘크리트 건물, 우진문화공간은 전시와 공연뿐만 아닌 시민들이 예술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예술교육까지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삶 속에서 누구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문턱 낮은 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우진문화공간에 2년째 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영준 관장(44·전남 광양)의 하루 일과는 정원과 지하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출근하면 지하주차장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정원으로 올라와 풀을 뽑는다"며 "정원 손질 등 시설 관리에 한 시간을 할애한다”고 말했다. 박 관장이 정원 가꾸기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더 많은 관람객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서다. 박 관장은 “예술은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원이 예쁘면 길을 지나는 시민들의 접근이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정원 가꾸기에 신경을 많이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진문화공간과 지역 내 다른 문화예술공간의 차이점으로 박 관장은 ‘예술가들로 구성된 직원’을 꼽았다. 박 관장은 “행정에서 힘써주고 계신 다른 분들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저희 직원들은 모두 예술의 영역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보니 가성비(?)가 다르다”며 “예술가들의 마음을 같이 공감해 주고 함께 만들어간다는 사실이 어렵긴 하지만 예술을 경험했던 분들로 채워진 우진문화공간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진문화공간은 지역 내 다른 큰 공연장처럼 화려한 조명 장비와 음향 장비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예술가에게 좋은 벗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벗 우(友)자에 나아갈 진(進)을 사용하는 우진문화공간의 이름처럼 예술가, 관람객에게 좋은 친구 같은, 편안히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영준 관장은 우석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일반대학원(예술경영)을 수료했다. 그는 1999년 극단 하늘에서 연극계 활동을 시작해, 2002년부터 현재까지 창작극회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관장은 그간 창작극회 기획실장, 전주시립극단 기획, 우진문화공간 조명감독 등을 거쳐 현재 전북연극협회 이사, 우진문화재단 이사, 우진문화공간 관장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