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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용북중,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전문가 초청 특강

남원 용북중학교(교장 김대규)가 3일 국제 바칼로레아(이하 IB) 프로그램 운영 확산 및 역량 강화를 위해 특강을 가졌다. IB 프로그램은 스위스 비영리 교육재단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 이하 IBO)가 1968년 개발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인정받으며 160여개국 7900여개의 인증학교를 운영하는 국제 교육 체계이자 교육과정이다. 이번 특강은 IB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교원의 공감대 형성과 인식 변화를 통해 IB 교육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서울 신구중 교장 하화주 박사가 강사로 나서 'IB프로그램 및 평가에 대한 이해'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쳤다. 이 자리에는 남원교육지원청 신병기 교육장을 비롯해 초·중등학교 교사 110여명과 학부모, 지역주민 80여명이 참석해 IB교육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하 박사는 "앞으로 젊은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 간판 자체가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외국어, 국제적인 감각"이라며 "IB프로그램은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데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다"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번 특강을 주관한 사단법인 미래인재교육원 고재섭 이사장은 "IB교육은 공교육의 정상화, 교육 격차의 해소, AI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경쟁력 있는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대규 교장은 "IB교육으로 스스로 학습해 나갈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하다"면서 "교육주도성장을 통한 지역발전이 꼭 이루어 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올해 10대 핵심과제 하나로 'IB프로그램 확산'을 제시했다. 지난 3월 IBO(국제 바칼로레아 본부)와 협력각서(MOC)를 체결하는 등 IB교육 도입·확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IB 프로그램의 한국어화, IB 워크숍 개최, IB교육 전문가 양성 등 IB 프로그램 운영학교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4.05.04 14:05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30.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신 부모님께

△글제목: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신 부모님께 △글쓴이: 박이삭(창원반송초 6년) 부모님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어요. 그것은 바로 ‘잔소리’입니다. 그만큼 제가 부모님 말씀을 안 듣고 속상하게 만들었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제가 이번 어버이날에는 솔직하지 못했던 제 마음을 먼지처럼 탈탈 털어보려고 해요. 제가 외동이라 외로울까 봐 항상 걱정해 주시고 옆에서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앵무새(초코, 민트)가 있어서 많이 외롭지 않아요. 부모님은 저한테 ‘어미 새’같은 존재에요. 왜냐하면, 둥지에 있는 새끼들을 위해 먹이를 찾아 새끼들 입에 먹이를 물려주는 것처럼 부모님의 사랑이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고마운 부모님께 저는 항상 무뚝뚝하게 대하고 제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아서 죄송해요. 저도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뜻대로 안 돼서 속상한 적도 많아요. 이제는 힘든 일이나 고민이 있을 때마다 제일 먼저 다가가 솔직하게 얘기하도록 할게요. 부모님은 평소 저한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주셨기에 제가 이렇게 자신감 있는 아이로 자란 것 같아요. 그래서 부모님이 저의 엄마, 아빠라서 너무 감사해요. 요즘 힘들어하시는 부모님의 얼굴을 볼 때마다 제 마음이 안 좋았어요. 힘들어하시지만 저를 챙겨주시려는 모습을 보니 제가 부모님을 많이 도와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말대꾸하면서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해서 죄송해요. 말대꾸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저도 모르게 나오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말대꾸 대신 사랑한다는 말로 표현할게요. 부모님과 함께하는 세월 동안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등산도 다니면서 행복하게 살아요.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저랑 행복하게 살아요. 사랑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스러운 아들 이삭올림-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4.05.04 13:30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죽어서도 이름을 남기지 못한 여성들 보여주고 싶었다"

“누구 누구의 처, 누구누구의 딸, 후처… 죽어서도 이름을 남기지 못한 여성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영화에서 보여줘야 하는 시각적 미학과는 동떨어지더라도 이름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목소리들>을 연출한 지혜원 감독은 지난 2일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이번 영화를 연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다큐멘터리 영화 <목소리들>은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던 제주 4‧3사건을 여성의 시각으로 영상화한 작품이다. 제주4‧3평화재단이 제작을 지원했고,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 선정돼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된다. 영화는 제주 4‧3사건의 피해자 구술채록을 20년간 진행해온 연구자 조정희의 뒤를 따른다. 다르지만 같은 서우봉 사건과 토산리 사건을 중심에 두고 왜 젊은 여성이 한날한시에 학살당했는지를 추론해간다. 제주 4‧3사건을 여성의 목소리로 서사화하고, 여성의 기억을 기록화하는 작업을 통해 70여년간 소외되어 온 여성들의 피해와 투쟁이 마침내 드러난다. 이날 지혜원 감독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지난한 여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제주 4‧3사건에 대한 역사적 왜곡과 폄훼가 큰 만큼, 사건 당사자와 가족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 감독은 “섬에 계신 어머님들보다는 육지에서 생활하는 자식들이 어르신들의 증언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며 "어머님들께 카메라 앞에서 증언해달라고 부탁하면 전화가 뚝 끊기기도 했고, 촬영 약속을 했다가도 돌연 취소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여전히 여성들의 침묵이 타의적·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작업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제주 4‧3사건 특별법이 지난 2000년에 제정된 후 학계에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연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제주 4‧3사건의 진상규명에는 여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사건 당시 여성에게 벌어진 성폭력과 성고문, 원치 않는 결혼 등 어떠한 것도 '피해'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 감독은 제주 4‧3사건은 지역사가 아닌 우리의 역사라고 강조하며, 이번 다큐가 여성들의 피해를 짚고 넘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어르신 중에 김용녀 어머님이 ‘판사라도 되어서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장면이 영화에 나온다. 그 말 직전에 어머님께서 '우리 제주'라는 말을 했다. 표피적으로 공동체적인 의미이지만 어쩐지 그 말이 참 외롭게 느껴졌다"며 "제주 4·3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영화를 보신 분들에게 큰 울림이 전해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4.05.03 21:01

전주 리사이클링타운 폭발사고 합동감식

전주 리사이클링타운 폭발사고 관련 합동감식이 3일 진행됐다. 앞서 지난 2일 오후 6시42분께 전주시 삼천동 리사이클링 타운 지하1층에서 가스가 폭발, 배관교체 작업중이던 이모 씨(38)등 근로자 5명이 2∼3도 화상을 입어 대전과 충북 오송, 광주지역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 중 일부는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리사이클링 타운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119신고가 접수되자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 가스안전공사 등에 상황을 전파하고 현장에 출동해 부상자를 이송했다. 소방 당국은 시설 지하 1층에 쌓인 메탄이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전주시 삼천동리사이클링 타운 폭발현장에서 시작된 합동감식에는 전북경찰청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이 참여했다. 감식반은 슬러지 배관 교체 공사 중 폭발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 가스 유출 경위와 발화 원인 등을 면밀히 조사했다. 특히 최초 폭발 지점인 음식물처리동 지하 1층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경찰 관계자는 “합동감식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사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지만 원인규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라며 “유관기관과 함께 안전상 미비 여부와 책임 소재 등에 대한 조사도 부상을 입은 작업자들이 회복을 마치는데로 구체적인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합동감식 종료 후 전주리사이클링타운 운영사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사고피해로 부상을 입고 병원에 계시는 5명의 근로자와 그 가족들에게 먼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재활용 처리시설 사업장의 사고로 전주시민을 비롯한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현장에 누출돼 있던 메탄가스가 원인 미상의 불꽃에 의해 발화돼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자세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근로자가 완쾌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사고가 난 시설에 대해서는 현장조사 이후 보수공사를 통해 안전하고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사건·사고
  • 최동재
  • 2024.05.03 19:20

우석대-하나금융그룹, 인재양성∙지역발전 '맞손'

우석대학교(총장 박노준)와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이 지역인재 양성과 지역사회 발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양 기관은 지난 2일 전주캠퍼스 대학 본관 22층 대회의실에서 전북지역 인재 양성 및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박노준 총장과 오석흥 진천캠퍼스 부총장, 김성희 교무처장, 임재윤 기획처장, 심재광 학생취업처장, 정희석 산학협력단장, 박기홍 LINC 3.0 사업단 부단장이 참석했다. 또한 우승구 하나은행 광주전북영업본부 지역대표, 김세훈 전주금융센터지점 본부장, 이재준 전주효자동지점장, 이은주 전주공단지점 부지점장, 장선희 전북기관사업부 부장, 윤성묵 전북기관사업부 팀장도 함께했다. 주요 협약내용은 △청년 대상 창업 교육프로그램 공동개발 및 운영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상호 협력 △인적 물적 자원에 관한 교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공동 협력 등이다. 특히 우석대는 올해 하나금융그룹에서 운영하는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 사업의 거점대학으로 참여한다. 이 사업은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석대는 앞으로 창업지원단을 중심으로 교육 콘텐츠 제작과 지역 퍼실리테이터(Facilittator) 양성 과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노준 총장은 “하나금융그룹이 지역의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 사업에 우리 대학교가 동참하면서 창업지원단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하나금융그룹과의 성공적인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승구 하나은행 광주전북영업본부 지역대표도 “인재 양성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우석대학교와 상호 유기적 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며, 협력 분야가 한층 더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 대학
  • 육경근
  • 2024.05.03 18:50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대만 거장 차이밍량 감독 "다음 작품, 전주서 촬영"

"영화는 그 자체로도 굉장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하고 싶었던 건 관객에게 영화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알려주는 것입니다. 어떤 장르 안에 갇혀 있다면 새롭게 나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3일 오후 전주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열린 '차이밍량-행자 연작' 기자회견에서 차이밍량 감독은 '영화 장르의 경계가 어디까지인가'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차이밍량 감독의 '행자 연작'은 중국의 고전 '서유기'에서 영감을 받아 타이베이·홍콩·쿠칭·파리·워싱턴 D.C. 등 세계 여러 도시를 배경으로 한 10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 작품은 서사 구조나 특별한 카메라 무빙 없이 롱 테이크로 촬영됐으며 매우 느리게 걷는 움직임이 특징인 '슬로우 시네마'이다 민성욱 집행위원장은 "작년에 이강생 배우가 전주국제영화제에 '부제'란 영화로 참석해 주셨다. 당시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앞으로의 작품 계획을 여쭤봤다. 7월에 워싱턴 D.C.에서 '행자'의 10번째 작품을 찍는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10번째 작품과 함께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특별전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잊지 않고 올해 특별전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고 이번 특별전 개최의 배경을 설명했다. 차이밍량 감독은 "이 영화는 어떤 단어로 규정짓기 어려운 형식이다. 드라마도 아니고 다큐멘터리도 아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지난 10년 동안 만들어 온 하나의 시리즈를 모두 극장에서 상영하는 대범한 선택을 해주셨다. 관객들께서 인내심을 가지고 본다면 굉장히 새로운 느낌을 받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동안 영화를 만들면서 상업적인 제안이 많이 들어왔고, 이 제안들이 나를 구속시켰다"며 "나처럼 자유를 추구하는 성향의 감독으로서는 이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고심하던 중 이강생 배우의 느린 걸음걸이를 보고선 '이걸 찍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차이밍량 감독은 '행자' 연작의 11번째 작품의 촬영지를 전주로 예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주에서 11번째 행자 시리즈를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굉장히 신기한 기분이다. 촬영을 앞두고 전주 지역을 둘러볼 것이다"며 "한국은 영화 산업이 전 세계를 앞서가고 있다. 한국분들에게 이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럭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4일 CGV 전주고사 앞에서 행자처럼 자신만의 속도로 느리게 걷기 콘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서준혁
  • 2024.05.03 17:54

전주리싸이클링타운 사고, 전주시 "사고처리최선, 피해자 지원 다할 예정"

전주시가 지난 2일 전주리싸이클링타운에서 발생한 가스폭발사고와 관련, 사고처리와 부상자 치료 지원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음식물처리시설 가동중지에 대비해 외주처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일 시는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우범기 시장과 최현창 자원순환본부장이 폭발사고 피해현황 보고와 피해시설 복구계획을 설명했다. 현재 지난 2일 오후 6시 42분께 전주리싸이클링타운 음식물처리동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사고로 당시 현장에서 작업중 화상을 입은 근로자들이 대전, 충북 오송, 광주 일원의 화상전문병원으로 각각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시는 사고처리기간 음식물 수거차량 반입이 불가할 것으로 보고, 음식물처리시설의 가동중지 장기화에 대비해 외주처리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충북 괴산군 대원농산 외 6개사와 음식물쓰레기 외주처리를 위한 협의를 하고 있으며 2~3일간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6일부터 음식물쓰레기 외주처리를 진행, 시민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우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있어서는 안되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일이 발생해 피해자, 가족, 시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며 사과한 뒤 "시는 유관기관과 협력해 조속한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며 위반사항이 있으면 법적조치하고 부상자 치료 등에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시청 앞에서는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공공운수노조 전북본부 주관으로 기자회견이 열려 사고가 인재였다며, 전주시에 관리감독 책임 처리를 촉구했다. 단체는 "5명의 중상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는 자격 없는 민간기업의 운영과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방기한 시로 인해 예견된 사고였다"며 "폐기물 처리시설 운영 경험이 전무한 업체가 이 시설을 운영하게 된 시전부터 예견된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고용노동부는 즉시 리싸이클링타운 시설을 전면 작업 중지하고 중대재해처벌법에 근거해 사건을 조치해야 하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회일반
  • 김태경
  • 2024.05.03 12:17

한상대회 유치와 잼버리 실패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잼버리 실패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장관과 국회의원이 자리만 꿰찼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 공동위원장 5인 체제가 오버랩 되는 순간이다. 물론 대규모 국제 행사인 만큼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컨트롤 타워 혼선을 직접적인 파행 배경으로 꼽았다. 세계스카우트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급조된 공동위원장 5인 체제는 정부의 지나친 개입과도 일맥상통 한다. 그러나 스카우트위원회가 책임 떠넘기기를 위해 한국 정부 탓으로 몰아세웠다며 정부가 반박 함에 따라 책임 공방이 불거지기도 했다. 전북은 대회 개최지란 이유로 파행 책임의 덤터기를 쓴 것도 모자라 새만금 예산 삭감의 고통을 겪으면서 지금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호되게 곤욕을 치르면서 체득한 ‘학습 효과’ 는 뉴 노멀 대회 준비에 있어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다. 유관기관, 사회단체, 공무원들도 이런 문제 의식에 경각심을 갖고 재발 방지책 마련에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잼버리 후폭풍을 딛고 어렵게 유치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명예 회복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일명 한상대회로 불리며 10월 22일부터 사흘간 전북대 일원에서 국내외 경제인 4천여 명이 참가하는 글로벌 경제네크워크다. 사전 점검을 위해 각국 준비단이 속속 입국하며 대회 홍보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경제효과만 무려 335억이 기대되는 것은 물론 전북 제품을 해외 시장에 알릴 수 있는 만남의 장인 셈이다. 그런 상황에서 가끔 잼버리 트라우마를 겪어서인지 노파심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잼버리 파행의 원인으로 지적한 공동위원장 체제와 비슷한 한상대회 공동대회장에 각국 한인회장 4명이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 실무적인 것보다는 참가 단체 유치에 주력하도록 역할 분담을 했다는 것, 실제 몇 개 경제단체가 참가 하느냐에 따라 대회 성패가 좌우되는 만큼 이들의 역할은 잼버리와는 판이하다는 것이다. 실무 총괄 사무국 역시 재외동포청과 전북도, 전주시 직원들로 구성돼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잼버리 당시에도 스카우트 대원과 크게 엮이지 않는 여성가족부와 전북도, 부안군이 조직위에 투입된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요약해 보면, 파견 공무원은 행정 지원에만 국한하고 실무적 전시 회의 준비는 전문가 그룹과 역할 분담을 하라는 의미다. 유명세 있는 조직위원장과 함께 전문성 없는 공무원 차출의 기존 패턴은 실익이 적다는 것이다. 잼버리 때마다 무더위, 침수를 비롯해 병해충, 안전 등은 논란의 단골 메뉴였다. 문제는 이 같이 예견된 상황에서 충분히 대처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 한상대회도 갑자기 장소가 바뀌고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가운데 유치한 만큼 돌 다리도 두들겨 봐야 한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5.02 18:11

영화제에서 전시관에서… 어린이날 문화 행사 ‘풍성'

제102회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를 위한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도내 곳곳에서 열린다. 언제나 섬세한 감정선으로 어른들의 동심까지 자극하는 ‘픽사 오케스트라’와 어린이예술단이 전하는 따뜻한 감동의 공연, 모악산과 국립전주박물관을 뛰놀며 즐기는 체험프로그램 등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행사들이 알차게 준비돼 방문객을 맞이한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하는 어린이날 기념 이벤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일과 5일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을 더욱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 및 체험 이벤트들을 예고해 눈길을 끈다. 먼저 <인사이드 아웃 2>존 in 전주(4일 오후 5시, 5일 오후 5시)과 전주 경기전 앞(5일 오후 2시 20분)에서 ’PIXAR 애니메이션 OST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져 수 많은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팬들의 동심을 깨운다. 또 오후 1시에는 버블 벌룬 쇼도 예정돼, ’<인사이드 아웃 2>존 in 전주‘ 내부를 비눗방울과 풍선을 이용한 환상적인 쇼로 가득 채운다. 이 외에도 <인사이드 아웃 2> 액티비티 북, 타투 스티커, 페이스페인팅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전북자치도 어린이예술단 가정의달 특집 기획공연 ’희희낙락‘ 전북특별자치도 어린이예술단은 오는 4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2024 가정의 달 맞이 공연 ’희희낙락‘을 펼친다. 총 2부로 진행될 이번 기획공연의 1부 무대는 강한준 지휘자와 어린이국악관현악단이 꾸민다. 이어 2부 공연에는 김지환 지휘자와 어린이교향악단 단원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도민을 위한 무료 공연으로 진행된다. 티켓 예매는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전북자치도립미술관, ‘JMA FRIENDS EVENT’ 어린이날 행사 개최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이하 도립미술관)은 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JMA FRIENDS EVENT’를 진행한다. 이날 도립미술관 1층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전시 ‘PAPER+JAM’과 함께 여행을 콘셉트로 한 연계프로그램 ‘PAPER TRIP’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또 당일 오후 1시 30분부터는 모악산 및 미술관 주변을 정화하는 플로깅 활동도 진행, 환경보호 운동에 동참하고 자연 재료를 재활용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국립전주박물관, ‘2024년 국립전주박물관 어린이축제’ 진행 국립전주박물관은 오는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박물관 옥외 뜨락에서 ‘2024년 국립전주박물관 어린이축제’를 연다. 이번 행사는 박물관정원 그리기마당, 체험놀이마당, 공연마당, 영화 상영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어린이 축제의 모든 행사 참가비는 무료. 기타 자세한 사항은 국립전주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5.02 18:09

[전주국제영화제 올해의 프로그래머]허진호 감독 "올 때마다 좋은 기억 선사"

고향 전주를 찾은 허진호 감독이 5편의 영화를 들고 관객들과 만난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허진호 감독은 2일 전주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선정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J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영화인을 프로그래머로 선정해 자신만의 영화적 시각과 취향에 맞는 영화를 선택해 관객에게 소개하는 섹션이다. 지난해 백현진 배우의 바통을 이어받은 허진호 감독은 <봄날은 간다>(2001), <외출>(2002)을 비롯한 두 편의 연출작과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75),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도쿄 이야기>(1953), 그리고 빔 벤더스 감독의 <파리, 텍사스>를 선택했다. 허 감독은 “영화를 선정하는 기준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덕분에) 제가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어떤 영화의 영향을 받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감독이 프로그래머로서 선정한 세 편의 영화는 소년이었던 허진호가 영화인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된 작품들이다. 무엇보다 감독의 추억과 맞닿아 있다. 서울 변두리 동네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던 그는 당시 동네에 재개봉관이 세 곳 있었다고 했다. 그는 “도원극장, 신양극장, 은좌극장이라고 있었는데 <바보들의 행진> 같은 경우 고등학교 3학년 때 재개봉관에서 본 적 있다. 1970년대 대학과 문화가 그렇게 멋진 곳이구나 싶었다"며 "지금도 노래방에서 1970년대 노래들을 대부분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1970년대 음악이나 문화가 주는 감성이 삶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이와 함께 영화 <파리, 텍사스>나 <도쿄 이야기>는 영화적 서사뿐 아니라, 영화 자체가 주는 힘이 남달라 큰 감동을 받은 작품이라고 허진호 감독은 설명했다. 감독은 “영화 <동경이야기>는 초창기 연출작 등에 큰 영향을 줬다”며 “영화가 이렇게 삶의 깊이를 다룰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초창기 영화 중에는 오스 야스지로의 세계관과 비슷한 작품들이 있다”고 부연했다. 본인 연출작 중에서는 영화 <외출>과 <봄날은 간다>를 택했다. 영화 개봉 이후에 감독으로서 자신의 영화를 다시 보는 건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에 보기 힘든 작품 위주로 떠올랐다고 했다. “처음에는 영화 <행복>과 <호우시절>을 생각했다. 그러다 런던 한국영화제에서 만난 영화 관계자 중 한 분이 영화 <외출>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그때 용기를 얻어 선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영화 <봄날은 간다>의 경우에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유지태 배우가 위촉돼 함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에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주 출신인 허 감독은 "길지는 않지만 전주에서 살았던 기억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며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출해서 혼자 전주에 내려온 적도 있다. 전주국제영화제도 5∼6번 참석했는데 올 때마다 좋은 기억을 가져간다"며 전주에 대한 감상을 밝혔다. 한편 허진호 감독은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상영작의 극장 상영 후 게스트들과 관객들이 만나는 ‘J 스페셜클래스’의 모더레이터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총 5회로 구성된 ‘J 스페셜 클래스’는 상영작별로 1회씩, 상영 종료 후 총 60분간 진행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4.05.02 18:09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모두 느끼는 '불안' 감정을 중심으로 영화 캐릭터 구축"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불안의 등장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대인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 불안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코로나19 펜데믹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불안이라는 감정을 꼭 다뤄야만 했습니다.” 2일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인사이드 아웃2> 푸티지(영화‧영상 제작시 미편집한 원본) 상영 직후 진행된 화상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연출한 켈시 만 감독은 전편에는 없던 캐릭터 불안을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감독은 청소년기에 접어든 주인공 라일리에게 빼놓을 수 없는 감정은 불안이었다고 했다. 소용돌이치는 사춘기 소녀 라일리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만 감독은 “영화 캐릭터를 구축할 때 불안을 중심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시작했다”며 “현대인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고, 불안이라는 캐릭터에 반응하고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 12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인사이드 아웃2>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와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전주시가 협업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푸티지 상영회를 가졌다. <인사이드 아웃2>는 13살이 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당황·따분·부럽'이라는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고, 다시 시작된 위기와 모험을 다룬다. 영화는 지난 2015년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이후 월트 디즈니·픽사가 9년 만에 선보이는 속편이다. 전편에서는 11살 소녀 라일리의 내면이 기쁨과 슬픔, 분노, 까칠, 소심 등 다섯 가지 캐릭터로 묘사됐다. 이번 영화에서는 불안과 당황·부럽·따분 등 네 가지 감정이 더해져 총 아홉 가지 감정으로 확장됐다. 감독은 기존 다섯 가지 감정에서 아홉 가지 감정으로 캐릭터가 확장된 만큼, 라일리의 세상이 커졌음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기존 <인사이드 아웃>에서 구사한 화면 비율 대신 와이드 스크린으로 비율을 넓혀 9개 감정을 한 화면에 담아냈다. 그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2>를 통해 한국 관객들이 자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만 감독은 “우리 모두 기쁨이 있었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불안과 기쁨이 라일리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극장을 찾아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객들이 극장을 나왔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마련한 <인사이드 아웃2> 존 in 전주 특별행사는 오는 10일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 동안 디즈니·픽사의 대표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부터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월-E>, <업>, <인사이드 아웃>, <엘리멘탈>까지 총 11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4.05.02 18:09

내년 의대 증원 최대 1509명… 이달말 확정 공고

내년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규모가 1489명∼1509명 범위로 확정됐다. 하지만 법원이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까지 2025학년도 모집 정원 최종 승인을 보류하라고 요구하면서 최종 모집 정원은 이달 중순 이후 공고될 예정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일 '2025 대입전형 시행계획 의과대학 모집인원 제출 현황' 자료를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의대 정원 증원분을 배정받은 32개 대학을 포함해 의대를 운영하는 39개 대학은 내년 모집인원을 확정해 지난달 30일까지 대교협에 제출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가운데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제외한 39개 대학의 2025학년도 모집인원은 모두 4487명이다. 당초 정부가 배정한 증원분 4978명보다 491명 줄어든 수치다. 전북대는 171명, 원광대는 150명으로 전년대비 각각 29명, 57명 늘어났다. 특히 전북대와 원광대를 비롯해 부산대·전남대 등 9개 비수도권 의대의 경우 서울대보다도 모집인원이 많아 입시 판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수도권 대학 중 서울대(135명)보다 의과대학 모집인원이 많은 대학은 전북대(171명), 경북대(155명), 경상국립대(138명), 부산대(163명), 전남대(163명), 충남대(150명) 등 6개 비수도권 국립대와 원광대(150명), 조선대(150명), 순천향대(150명) 등이다.

  • 대학
  • 육경근
  • 2024.05.02 17:55

[금요수필]늙은 가지에도 꽃은 피나니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이 찬양한 봄날의 서정이야말로 더 바랄 것이 없다. “무릇 천지는 만물이 쉬어가는 여관이요/ 시간은 긴 세월을 지나가는 나그네라/ 부평초 같은 인생 꿈같은데 즐긴다 한들 얼마나 되랴!/ 따뜻한 봄날의 아련한 경치로 나를 부르고/ 천지가 나에게 아름다운 경치를 빌려주었음이랴!“ 벚꽃이 만개하여 전국이 꽃 대궐에 싸였다. 역시 하동포구에서부터 가로수의 벚꽃이 환희에 차서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데크 바닥에 떨어진 꽃잎이 수놓인 카펫을 밟으며 걷는 맛이 그윽하다. 언제 이런 풍경을 보았을까. 또다시 볼까. 천지의 은혜로움을 누리는 기쁨을 어찌 축복하지 않으랴! 이 순간, 시간이란 긴 세월을 지나는 나그네이며 또 오늘 벚꽃 길을 지나는 나그네라! 하늘에서 내려오던 눈꽃들이 잠시 나무 바닥에 붙어서 꽃구름으로 소복하게 쌓였다. 꽃나무 아래를 걷는 사람도 뭉게뭉게 모두 행복하다. 천천히 꽃비를 감상하며 봄날의 상념에 젖는다. 잠시 걸으면서 화개천의 흐르는 물줄기에 빠질 듯한 꽃가지들을 아련하게 바라본다. 눈처럼 휘날리는 꽃잎을 손들어 전송하기도 하고 바닥에 떨어져 모인 꽃을 사뿐히 ‘즈려밟으며’ 가는 길이 어디일지 마음으로 그리나, 알 수 없는 그 길, 같이 흐를 뿐이다. 애틋하게 고목이 된 벚나무들이 굵은 가지를 늘어뜨리고 화개천을 따라 줄 서 있다. 시커먼 둥치의 옆구리에서 불쑥 불거져 나온 꽃송이가 얼마나 기특한지. 알 수 없다. 그 신통력. 꽃잎들은 어디를 갔다가 봄날 이맘때만 되면 다시 나무속으로 들어갈까. 나도 거기가 어딘지 알고 싶다. 가면 다시 올 수 있을까. 아니, 떠나간 모든 임이 꽃잎이 되어 내려오는지도 모른다. 꽃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로 나 역시 세상에 태어나서 몇십 번의 봄 향기가 나의 일부가 되어 쌓였을진대, 어찌 그 꽃님들을 반갑게 맞이하지 않으랴! 환희심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늙은 벚나무도 옆구리에서 툭툭 생생한 꽃잎을 틔워낸다. 꽃잎 날리는 룸비니 동산에서 마야부인은 옆구리에서 싯다르타 태자를 생산했지 않은가. 그리고 세상을 떠났지. 그리고……. 나도 늙었지만 싱싱한 정신으로 옆구리에서 오래 기억될 글줄이나 터졌으면…. 늙은 벚나무의 몸피에서 피워낸 꽃잎 같은. 아니 가슴에 쌓인 그리움이 꽃 같은 글줄이 되어 생산되면 좋으련만, 황홀하고 환장할 봄이 누군가의 가슴에서 오래도록 살 수 있는 열매 같은 문장으로 익어가도록. 이백이 저런 명문장을 이미 써버렸고 송한필이 짧은 인생을 이리 읊었으니 나는 즐거이 시정(詩情)을 음미하며 묵묵히 세월을 이겨보리라. “花開昨夜雨 花落今朝風 可憐一春事 往來風雨中” 어제 내린 비에 핀 꽃이 오늘 아침 바람에 떨어지네, 가련타, 봄날의 일이 비바람 속에 오가네. 인생사가 또한 그러하니…. 어제 화사했던 꽃잎이 오늘 밤비에 다 떨어지겠다. △조윤수 수필가는 <수필과비평> 등단작가로서 '새전북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수필과비평작가회 회원이며 저서 <기도하는 나무>,<치앙마이 한 달 살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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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2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