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1 15:24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전체기사

[다큐인사이트] 모던코리아 2편. ‘대망’ : 대우그룹의 해체는 어떤 배경 속에서 이루어졌는가

대망(연출 염지선)은 대한민국 경제의 큰 희망이었던 기업 대우의 결정적인 순간들이 담긴 현대사의 치열한 비망록이다. 정부의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서도, 미수교국에 들어가 시장을 개척할 때도,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현장에서도, 심지어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대우와 김우중은 늘 중심에 서 있었다. 한국 경제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기업사 대망의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관전 포인트 1 - 재계 규모 2위의 재벌이 어떻게 한순간에 사라졌는가?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제일가는 취직 희망처 우리나라 여대생들이 가장 바라는 결혼상대자들이 일하는 곳 그것은 1980년대 종합무역상사 대우의 또 다른 칭호였다. 1967년 서른 살의 청년 김우중이 자본금 500만원으로 세운 기업은 정권의 비호를 받으며 거침없이 거대한 재벌로 성장했다. 80년대 오일쇼크도 가뿐히 이겨낸 대우는 한국 경제의 최대 시련기로 꼽히는 IMF 환란이 왔을 때 1998년 말 기준 대우그룹 자산총액은 78조원, 현대그룹에 이어 재계 2위에 해당되는 규모였다. 같은 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매출 500대 기업 중 18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룹 총수였던 김우중 회장의 일대기는 샐러리맨의 성공 신화로 회자되었다. 그러나 이듬해 여름 대우그룹은 워크아웃에 들어간다. 도대체 1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대우와 김우중 회장에겐 어떤 일이 생긴 것일까. 김대중 정부 초대 경제수석 김태동과 (주)대우 사장이었던 장병주의 육성으로 시한폭탄 같았던 당시 정부와 대우의 숨 가쁜 상황을 듣는다. 관전 포인트 2 -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KBS의 미공개 영상들 KBS는 개국 이래 지금까지 자료실에 잠들어 있던 영상물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영상자료 검색엔진에서 대우나 김우중이라는 글자만 검색해도 수천 개의 영상이 쏟아진다. 모던코리아 제작진은 짧은 뉴스 보도에 쓰이고 남은 장면들 혹은 여러 이유로 편집되어 전파를 타지 못한 수많은 영상들을 수 개월간 일일이 확인하고 정리했다. 그 지난한 과정을 하나의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승화시켰다. 모든 것은 수십 년간의 방대한 아카이브 영상이 있기에 가능했다. 시청자들은 엄선된 영상들로 이루어진 다큐멘터리를 보며, 잊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될 것이다. 관전 포인트 3 - 기억의 발굴, 다큐멘터리 스토리텔링과 스타일의 진화 <모던코리아>는 최신 카메라 장비로 만들어낸 화려한 영상미, 스타급 내레이터로 시선을 끌지 않는다. 과거 전파를 탔던 KBS 뉴스, 드라마, 쇼 프로그램 등 조각조각 흩어져 있었던 영상들을 엮어 역사의 현장을 함께 한 이들의 육성. 그리고 DJ소울스케이프의 강렬한 음악과 김기조의 독특한 타이포그래피로 채웠다. 4050세대에겐 과거의 향수를, 2030세대에겐 겪어본 적 없는 시대의 신선함을 전한다. 제작진의 친절한 가이드라인, 내레이션은 없다. 현대사의 장면들을 그대로 흘려보며 당시를 회상하는 다큐멘터리의 스토리텔링 진행방식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우라는 기업의 창업, 성장 그리고 해체의 역사까지 한 시대의 소멸에 대한 진혼곡을 울린다. 김우중식 세계경영으로 대표되는 대우그룹의 해체는 어떤 배경 속에서 이루어졌는가. IMF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뒤바뀐 대한민국의 뜨거웠던 1999년의 기록. 모던코리아 2편 대망은 11월 7일 목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 TV
  • 디지털뉴스팀
  • 2019.11.06 17:26

[더 라이브] 여론 전문가가 분석한 문재인 대통령 임기 전반기 민심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경제 이슈와 함께 내려갔다가, 평화 이슈와 함께 올라갔다. 2017년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이 오는 11일로 다가오는 가운데, 지난 2년 6개월 동안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다. 지난 5일 KBS 1TV 한밤의 시사토크 <더 라이브> 에서는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와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이 함께 출연해 지난 2년 6개월간의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변화를 분석했다. 시영 대표는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국민 경제의 영향을 받아 민생경제가 악화되거나 불공정 문제가 이슈가 되면 하락하고, 평화 이슈에서 진전이 생기면 상승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한울 전문위원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에서 2018년 지방선거가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기 초반에는) 어렵게 출발한 정부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전폭적인 기대로 밀어주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고, 6.4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여느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이) 비판할 건 비판하는 정상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평했다. 박 대표는 문 대통령 지지도가 최근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도 크게 추락하지 않은 요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반면교사로 인해 정부 지지층이 견고하고,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비호감도가 높고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현 정부가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한편 내년 총선에 대해서는 한국당이 강한 견제력을 가진 야당으로서 신뢰를 찾느냐 못 찾느냐가 최대 변수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한국당의) 그런 노력이 국민에게 다가가지 못했는데, 그런 걸 만들어낸다면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라이브>는 KBS1TV 월 밤 11시, 화~목 밤 10시 55분에 방송된다.

  • TV
  • 디지털뉴스팀
  • 2019.11.06 17:26

전주공예품전시관, 재개관 1주년 맞아 특별할인전 ‘락희’ 진행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 전주공예품전시관이 재개관 1주년을 맞아 특별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12월 18일 재개관으로 새롭게 문을 연 공예품전시관은 공예문화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전주한옥마을 방문객을 대상으로 공예품전시, 공예체험, 공예품 판매를 운영해왔다. 전주공예문화를 견인하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는 공예품전시관은 공예인의 우수한 공예품 발굴 및 공예품 판로 확장을 위해 노력해 왔다. 올해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획할인전은 기쁨 두배라는 뜻의 락희(樂囍)를 주제로 했다.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할인된 가격이라는 두 가지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오는 12월 29일까지 기획상품관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전주지역 공예작가의 상품 220여 종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전시2관에서는 기획전 락희의 일환으로 할인전 상품 중 전통 소재디자인으로 제작된 수공예 조명제품 전시가 오는 10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기획전과 관련한 문의는 공예품전시관 상품마케팅팀(063-282-8851)으로 하면 된다. 한편, 시장 확대를 위해 최근 오픈한 온라인쇼핑몰은 올해 12월까지 임시운영한 후 보완을 거쳐 내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 사람들
  • 김태경
  • 2019.11.06 17:22

농지연금 개정안

농지연금은 농지를 담보로 안정적인 노후 자금을 받을 수 있고, 연금을 받는 동안 담보농지를 임대해 줄 수도 있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안정적인 연금지급 방식이다. 이번에 개정된 농지연금 업무처리요령 신설안을 보면, 대상 농지는 농지연금 신청일 현재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1. 농지법상의 농지 중 공부상 지목이 전, 답, 과수원으로서 사업대상자가 소유하고 있고 실재 영농에 이용되고 있는 농지. 2. 사업대상자가 2년 이상 보유한 농지로 상속받은 농지는 피상속인의 보유기간을 포함한다 3. 사업대상자의 주소지(주민등록상 주소지 기준)를 담보농지가 소재하는 시군구 및 그와 연접한 시군구 내에 두거나, 주소지와 담보농지까지의 직선거리가 30㎞ 이내의 지역에 위치한 농지. 위 조건 중 2와 3의 요건은 2020년 1월 1일 이후 신규 취득한 농지부터 적용한다. 또 다른 신설된 조항을 보면 경매 및 공매 (경매, 공매 후 매매 및 증여 포함)를 원인으로 취득한 농지를 농지연금 대상에서 제외 농지로 규정하고, 이 조항은 2019년 11월 1일부터 시행하였다. 다만, 농지 연금 신청일 현재 신청인의 담보농지 보유기간이 2년 이상이면서 담보농지가 소재하는 시군구 및 그와 연접한 시군구 또는 담보농지까지 직선거리 30㎞ 내에 신청인이 거주(주민등록상 주소지 기준)하는 경우 담보로 인정 가능하다. ㈜삼오 투자 법인 대표

  • 건설·부동산
  • 기고
  • 2019.11.06 17:18

김제 요촌동 다가구, 김제우체국 인근 위치

▲완주군 삼례읍 삼례리(전)- 본 건은 삼례주공1차아파트 남서측 인근에 산재돼 있으며, 주위는 미개발상태의 주거나지가 주를 이루는 읍소재지내 미개발지대다. 차량의 진출입이 가능하나, 북측 인근에 개설된 녹색로변에, 남측 근거리에 개설된 옥정호로 변에 각각 버스 승강장이 설치돼 대중교통여건은 보통정도이다. 등고 평탄한 세장형의 토지이며, 제 2종일반주거지역, 중로2류, 가축사육제한구역이다. ▲김제시 만경읍 만경리(임야)- 본 건은 만경여자고등학교 남동측 인근에 위치하며, 주위는 만경읍사무소 주변으로 상업용 시설 및 학교 등이 소재하는 지역 주변으로 농경지 등이 혼재하는 지역이며, 대중교통상황은 보통이다. 부정형의 완경사지이며, 인접지를 통해 출입가능하다. 일반상업지역, 제2종일반주거지역, 소로3류, 가축사육제한구역이다. ▲김제시 요촌동(다가구)- 본 건은 김제우체국 북측 인근에 위치하며, 부근은 다가구주택 및 단독주택, 근린생활시설 등이 혼재하는 지역이다. 차량접근이 가능하며, 인근에 버스승강장 및 요촌북로, 요촌서1길 등이 위치하여 전반적인 대중교통 여건은 보통이다. 철근콘크리트구조 콘크리트지붕 4층으로서 화강석돌붙임 및 드라이비트 등으로 마감되었으며, 위생설비 및 급배수설비, 도시가스보일러에 의한 난방설비가 돼 있다. /자료제공: 호남경매신문 전주지사

  • 건설·부동산
  • 기고
  • 2019.11.06 17: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길상 시인 - 최일남 소설집 ‘국화 밑에서’

최일남 소설에 자주 보이는 방언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비교적 최근작인 <국화 밑에서>에도 방언과 비속어, 사어(死語) 및 한문 투 표현이 여전히 많다. 한문 투나 비속어가 태반인 소설은 읽기 불편하다. 현대적이거나 쉬운 말로도 작가가 지향하는 세계나 가치를 담아낼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면 이미 작품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물론 현대적 언어의 사용이 소설이나 시의 필수 조건은 아니다. 관행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도 모국어의 표현 가능성을 극대화한 이런 소설들은 어느 사이 쑥 들어가고 말았다. 포스트모더니즘의 구호 아래 말뿐만 아니라 우리 고유의 문화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일반적인 상식에 비추어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공동체적 가치관이 사라지고 간편 장례 혹은 맞춤 장례라는 미명 하에 행해지는 요즘의 병원 장례의식은 윤리의식의 마비와 비인간성을 넘어 문화적 질병에 이른 수준이다. 작가는 이러한 현대 장례 풍습의 문제점을 여러 인물들의 대화와 해학적 진술을 통해 제시한다. 그 신랄한 비판은 국화 밑에서의 아냐 영안실이 비좁기 때문에 바깥에도 따로 천막을 치던 시절이었어. 빈터에 가마솥을 걸고 고향에서 가져온 쌀로 어머니의 솜씨를 본떠지었다고 했는데 밥맛이 어떻게나 입에 달던지 고인의 유언에 따른 거랬어. 문상 오시는 분들에게 절대로 밥장사 밥을 드리지 말라고 일렀다는 그 어머니의 따뜻한 뜻과 유족의 정성에 감복할 밖에라는 대목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들이 자주 쓰는 방언들은 사라져가는 이런 풍습과 문화를 복원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개심심한, 하냥, 아사리판, 께복젱이, 들이당짝, 듬성드뭇하다, 어금버금, 칙살스럽다, 호도깝스럽다, 헤실바실, 가년스럽다, 심심파적, 어지빠른. 이 소설집의 또 다른 한 축은 노년의 죽음에 대한 관심사가 반영된 물수제비다. 표면적으로는 먼저 떠난 아내의 죽음과 그 추억을 주제로 취급하고 있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작중인물들이 나누는 대화 도중의 침묵이다. 죽음은 세상 너머의 일이다. 죽음을 앞 둔 노인에게 여러 가지 상념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에 따른 침묵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과 너무나 느슨한 삶에 대한 자성으로서의 침묵이 아닐까. 그 침묵 속엔 그의 정신적 재생의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정신적 여유를 찾고 매사 진지하게 삶에 복무한다는 것은 어쩌면 노년에 되찾은 삶의 여유이면서 생과 사를 초월하는 행위인 것이다. 박교장이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 그리 나쁜 건 아니란 말을 한 것도 노년에 이르러 삶의 깊은 의미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의 소설에서 여러 장례 풍습과 노년의 삶이 방언, 비속어 및 사어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주 출신인 최일남 소설가가 구사하는 전라도 방언들을 쏠쏠히 만날 수 있는 점도 이 소설집의 잔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 이길상 시인은 2001년 전북일보와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으며, 시와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1.06 17:16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⑫ 유재 송기면의 한시…유연(悠然)한 도(道)의 세계, 깨어 있는 민족의식의 시편들

유재 송기면 초상화. 홀로 근심 안고 새벽까지 앉아서(獨抱幽憂坐達晨) / 하늘과 땅에 빌고 신에게 또 빌었네.(拜天禱地又祈神) / 어느 누가 부드럽게 덕을 품고 베풀 수 있어(何人能施柔懷德) / 온 세계를 녹이고 따뜻한 봄 오게 할 수 있을까.(四海融融各得春) -丙申元朝 전문 유재(裕齋) 송기면(宋基冕, 1882-1956)이 1956년 75세 설날 아침에 쓴 시이다. 평생 도를 구하고 학문을 하는 본뜻이 어디에 있을까를 생각한다면, 그 해답은 위의 시에서 찾아지리라. 잠도 이루지 못하고 새벽까지 홀로 앉아 천지신명께 세계평화의 봄을 간구하는 마음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본바탕인 성(性)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실천하는 도학자의 본보기를 만나게 된다. 송기면의 본관은 여산(礪山)이며, 자는 군장(君章), 호는 유재이다. 그는 김제군 백산면 요교리에서 부친 송응섭과 모친 전주 최씨 사이의 4남 1녀 중 4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 응섭공은 통정대부 승정원 좌승지에 증수되었으며, 효성이 지극하여 여러 차례 천거되었다. 유재가 5세일 때 부친이 타계하여 모친이 그 뜻을 이어 가르치게 된다. 모친은 1894년 전주에서 거처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대문호 석정 이정직(1841-1910)을 집으로 모셔와 유재를 가르치게 하였다. 유재는 석정을 통하여 시문과 서화, 예술 이론, 천문과 지리, 역산(曆算)과 의학 등 실용적 지식을 포함한 박학적 학풍의 진수를 전수받으며 20세 무렵 명성을 크게 떨치게 된다. 1910년 스승 석정이 타계하자 그의 학문을 계승한 유재는 요교정사(蓼橋精舍)에서 석정을 대신하여 수많은 후학을 가르치게 된다. 1920년, 30대 후반의 유재는 세상의 혼란을 피하여 계화도에 머물고 있는 간재(艮齋) 전우(田愚, 1841-1922)를 찾아가 예를 갖추고 사제의 연을 맺는다. 이후 유재는 도의(道義)에 뜻을 두고 이치를 궁구하는 데 전념하여 성리학의 체계를 확고히 세우게 된다. 아울러 옛것을 중시하면서도 수구론에 빠지지 않고 유신론을 강조하여 구체신용설(舊體新用說)을 정립하였고, 의(義)와 이(利)의 조화를 통한 효용을 중시하였다. 박완식의 역(譯)으로 발간된 『유재집』(2000년)에는 276제 368수의 시가 실려 있고, 이 중 180여 수가 교유시(交遊詩)다. 교유시가 많은 것은 두 스승 문하에서 수학하고 많은 제자를 둔 그의 이력과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유재의 성품에서 비롯한 것이리라. 또한 그의 시에는 경륜, 지조, 절의 내용이 뚜렷한바 그의 문학은 경세적(經世的), 실학적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서세동점(西勢東漸)의 개화기에 태어나 일제강점기, 해방공간, 남북분단의 격변기를 살면서 부당한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올곧은 삶을 관철시킨 힘은 바로 선비정신에서 비롯한 것이다. 일제강점기, 근대문학이 정립되면서 문학의 주도권이 한문에서 국문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한문학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 한문학이 소멸되는 끝자락에서 유재는 수준 높은 한시를 창작한바, 유재는 그의 글씨와 유학에 못지않은 한시를 남겼다. 그의 시는 크게 사회시와 서정시로 나눌 수 있는데, 사회시는 우국, 상시(傷時), 절의, 저항, 애민, 교유, 교육 등 다양하게 분류된다. 견훤의 묘를 지나며와 노량진, 사육신의 묘에서 두 편을 감상한다. 저무는 산마루에 올리는 술 쓸쓸하고(一杯寂寂暮山頭) / 서풍에 만고 시름으로 지팡이가 머무네.(住杖西風萬古愁) / 싸움터 묵은 벌판에 가을풀이 이울고(百戰荒原秋草沒) / 들녘의 무심한 노인 누렁소를 풀어 놓네.(無心野老放黃牛) 사육신의 죽음을 한탄하지 말라(莫恨六臣死) / 죽었어도 길이길이 아름다워라(死惟百世休) / 영령은 해와 달처럼 빛나고(靈應懸日月) / 백골은 산악처럼 무겁다네(骨亦重山岳) / 저녁 새 빈 골짜기에 울고(夕鳥號空谷) / 봄꽃은 강물에 떨어지네(春花落上流) / 내 일생 통한의 눈물(平生一?淚) / 노량나루터에 흩뿌리네(灑向鷺梁頭)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직후, 화자는 나그네가 되어 후백제의 왕 견훤의 묘를 마주하게 된다. 해 저무는 가을 쓸쓸한 날, 옛 영웅 앞에 술 한잔 올리며 옛 시절을 떠올린다. 과거 싸움터였던 들녘, 시들어가는 가을풀과 누렁소를 풀어놓는 노인의 무심한 풍경에서 화자는 무상감을 느끼고 있다. 우국의 정서를 자아내면서 동시에 달관한 인생의 한 경지를 엿보게 한다. 아울러 화자는 1920년대에 한강변 노량진에 있는 사육신 묘를 찾았다. 망국민의 비애가 사육신의 높은 절의와 만나니 그 감회는 걷잡을 수 없다. 도의를 지키고 기꺼이 목숨을 내놓은 사육신의 높은 뜻 앞에서 새도 울고, 꽃도 울고, 슬프게 흘러가는 강물 위에 망국민으로서 화자 역시 솟구치는 눈물을 흩뿌린다. 유재는 일찍부터 세속의 명리에서 벗어난 삶을 살았다. 1906년 25세 때, 조정에서 박사과 과거를 실시하여 이에 응시하고자 했으나, 시험이 문란하고 불공정하다는 것을 알고 응시를 포기하였다. 다음의 시 만조(晩眺)는 관직을 포기하고 자연과 더불어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의연한 태도를 새의 비상을 통해 잘 보여준다. 곱게 물든 저녁노을에 하늘의 반이 물들었고 / 물 위의 맑은 안개는 희미하게 사라지려 하네. / 저녁노을 비치는 산 위로 새 한 마리 날고 있나니 / 내 몸은 아직 긴 강물 그림 속에 머물고 있네. 유재는 평생 인격수양에 노력하고 명상을 하며 도인으로 살았는데, 사람을 대할 때는 진정한 마음으로 대하였다. 자신이 진리라고 믿는 것은 어떤 압력에도 굽히지 않았다. 일제도 유재의 성품을 알고 있었기에 창씨개명 같은 신민화정책을 강요하지 못했다. 다음 시는 왜경(倭警)이 칼을 들고 삭발을 강요할 때 단호하게 호통을 치고 돌아와 쓴 시다. 의를 품고 살아가는 유재의 기개를 엿볼 수 있다. 음산하게 비가 내려 앞산이 어두운데 / 무수리의 요망함이 도둑떼처럼 나타나네. / 아무리 칼로 위협한다 해도 / 내 가슴속 의리를 어찌 자르리오. 유재는 마음보다 성(性)을 더욱 존중하는 간재의 성사심제설(性師心弟說)을 계승하였으며, 방법론으로는 구체신용설(舊體新用說)을 강조하였다. 새롭게 한다는 것은 옛것으로써 본체를 삼고, 옛것은 새로운 것으로써 작용을 삼는 것이다. 본체가 보존되어 있음으로써 그 작용이 무궁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새롭게 한다는 것은 옛것을 계승함이니, 유신(維新)이란 옛것을 계승하여 새롭게 함을 말한다. 유재의 이러한 주장은 그의 시 제요교정사의 원래 우리 도는 일정한 형체가 없고 / 순리를 따르면 어디서나 넉넉하리.라는 표현과 맥이 통한다. 그러나 자신의 본래 심성을 잃지 않으면서 상황에 맞게 처신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다음 두 작품은 유재가 추구하는 도의 세계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게 한다. 못난 듯 사노라니 마음에 누(累)가 없고 / 번거로운 일 줄이니 꿈자리도 편하구나. / 한가하게 때로 홀로 걸으니 / 산수가 옷자락에 비쳐오네.(偶題), 하나도 가슴속에 누된바 없어 / 사람과 하늘 이치 본래 하나임을 알겠네. / 항상 맑은 기운 이 몸에 머무르니 / 내 마음 절로 담담하여 허공과 같네.(詠歸亭 일부) 『유재집』에는 시 외에도 편지와 각종 문집의 서문, 묘비명과 행장(行狀) 등 많은 글이 실려 있고, 『유재집』에 수록되지 않은 유고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당대 호남의 지성사(知性史)를 복원하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유재는 천하와 더불어 그 예(禮)를 같이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천하의 지공(至公)이다.라고 하며 예의 실천에 지극하였다.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자의 대의(大義)를 항일로 주를 삼고, 시에서 망국민의 아픔을 다수 형상화한 것도 예의 실천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유재는 유신론에서 주장한 것처럼 삶의 본체인 성리(性理)를 떠나지 않으면서 현실 상황을 끌어안는 시적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의 한시는 유연(悠然)한 도(道)의 시학을 담고 있으며, 어느 국문 시가보다 민족의식의 각성을 보여주었다. 일제 말기, 그는 시 온양온천을 통해 성(性)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넓은 품을 보여준다. 온양온천은 우리나라의 으뜸이라. / 질병을 치료하는 데 큰 공이 있네. / 어떻게 하면 본성 잃은 자까지 치유해 / 한 세상 태평성대로 편하게 할까. 당대 본성을 잃은 자는 일제를 말함이 아니겠는가. /김광원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19.11.06 17:13

‘사립고 답안지 조작’ 증폭되는 의혹 명백히 밝혀야

전주시내의 한 사립고 답안지 조작 사건이 마침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전북교육청은 감사 결과 드러난 사립고 답안지 조작사건과 관련, 시험 답안지를 조작한 이 학교 교무실무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전주지방검찰청에 고발하는 한편 전 교무부장과 아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교육청의 감사만으로는 의혹과 사실관계를 밝히는데 한계가 따르기 때문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당연한 수순이다. 이 사건은 전주의 한 사립고 교무실무사가 2학년 한 학생이 작성한 언어와 매체 시험 답안 OMR카드의 객관식 세 문항에 대한 답을 수정테이프로 몰래 고친 사실이 드러나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답안지 조작으로 해당 학생의 시험 점수는 10점이 올랐다. 또 이 학생의 아버지는 이 학교의 전 교무부장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사건의 핵심은 교무실무사와 전 교무부장의 연관성, 추가 성적 조작 여부다. 교무실무사는 교사들의 업무를 보조하는 교육 공무직이다. 교무실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교사들과 친분관계가 형성되고 상하관계도 배제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 이 때문에 해당 학생의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과의 연관성을 주목하는 것이다. 또 이런 사례가 과연 이 학생의 경우에만 국한된 것인지, 추가 성적 조작은 없는 것인지 의문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 교무실무사는 성적 조작에 개입했다고 털어놓았지만 전 교무부장의 공범은 부인하고 있다. 교육실무사의 개인적 일탈로 볼 수도 있지만 전북교육청이 감사 진행 중 특이점을 발견했고, 감사로는 한계가 있어 수사를 맡겼다고 밝힌 만큼 수사를 통해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학교 내 CCTV에서 당일 기록이 삭제된 것 등이 그런 예다. 우리사회는 지금 공정과 정의가 화두다.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행태들이 만연해 있다는 반증이다. 숙명여고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것도 다 이런 연유에서다. 전주지검은 도민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의지를 갖고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길 바란다. 전북교육청도 시험 답안지를 수정할 때 감독관의 확인(날인) 없이 수정테이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허술한 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재발 개연성을 차단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11.06 17:10

익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 2차피해 충격적

지난달 9일 발생한 익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의 영상이 SNS를 통해 공개돼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10대 청소년 폭력의 심각성을 다시한번 일깨워줬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여중생이 본보에 요청한 인터뷰를 통해 밝힌 2차 피해의 실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특히 피해 학생과 가족들이 사건 이후 아직도 일상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충격과 두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피해 여중생은 잦은 악몽에 시달리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서불안 상태이다. 그는 지난주부터 학교에 다시 나갔지만 이 사건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소문까지 이미 퍼져 학교생활이 힘들다며 지금은 집에서 정신적 치료에 집중하고 있단다. 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경위를 상세하게 털어놨다. 가해자 일행 중 한 명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사건 당일 가해자 3명이 다짜고짜 CCTV가 없는 건물로 끌고 가 2시간동안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엽기적인 행각은 10대 청소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폭력적이고 뻔뻔스러웠다.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못하게 폭행 장면을 영상으로 찍고 주변 친구들과 공유했다. 친구들 중 한 명이 이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삽시간에 SNS를 통해 확산되자 피해 학생은 물론 부모에게 까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퍼부었다고 한다. 이 일로 말미암아 피해 학생은 말할 것도 없이 충격과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엄마는 자신의 딸이 폭행당했다는 사실에 깊은 죄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형식적인 사과 몇 마디로 끝내려는 것에 더욱 부아가 치민다며 강력한 처벌을 주장했다. 이번 집단폭행에 대해 누리꾼들은 어떤 이유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면서 청소년이라고 늘 배려만 하지 말고, 자신이 저지른 죄과에 상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가해자들을 엄중 처벌하라는 글에도 24만 7000여명이 서명함으로써 동의를 표시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폭력성은 갈수록 대담하고 잔혹한 양상을 띠고 있다. 성인범죄 뺨치는 강력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10대 청소년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11.06 17:10

지방교부세 페널티

중앙 정부가 지방재원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 분권 등을 위해 매년 자치단체에 교부세를 지원하고 있다. 주로 소득세법인세주세영업세 등 국가가 거둔 국세 중 일부를 자치단체에 나눠 준다. 지난해 지방교부세는 내국세 227조5629억 원의 19.24%인 43조7831억 원이다. 올해는 52조4600억 원 수준이며 내년 정부의 지방교부세 예산편성액은 52조3053억 원으로 올해보다 1547억 원 정도 줄어든다. 지방교부세는 자치단체 운영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2018년 기준 지방재정 수입 중 40.76%가 지방교부세다. 지방교부세는 보통교부세와 특별교부세 분권교부세 부동산교부세가 있으며 분권교부세는 지난 2015년부터 보통교부세로 편입됐다. 하지만 자치단체가 법령을 위반해 재정 집행을 잘못하거나 징수 태만으로 인한 세수 결손 시에는 정부에서 교부세 감액심의위원회를 통해 교부세 지원금을 삭감하는 페널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대로 재정운영을 잘하거나 징수실적이 좋은 자치단체에는 삭감된 교부세를 재원으로 인센티브를 준다. 최근 5년간(2014~2018년)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교부세 감액 규모는 1107억원에 달했다. 도내 14개 시군의 5년간 감액 규모는 총 115억5400만원에 이르렀다. 도내에서 감액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은 완주군으로 31억6500만원이었다. 이것은 양구군과 평택시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규모다. 다음으로 전주시 29억100만원 군산시 11억4500만원 남원시 6억6600만원 무주군 5억8500만원 익산시 5억6700만원 진안군 5억6100만원 임실군 4억9800만원 김제시 3억8400만원 순이었다. 반면 교부세 인센티브는 남원시 13억 9500만원 정읍시 7억원 전주시 5억4000만원 완주군 1억원 부안군 5000만원 진안군 2000만원 등 총 28억500만원에 불과했다. 중앙 정부의 지방교부세 감액제도는 지방재정 운영의 건전성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에서 주민을 위한 자치행정 구현에 걸림돌로도 작용한다. 더욱이 보통교부세가 여전히 중앙 정부의 보조사업에 대부분 충당되는 마당에 지방의 자율적인 시책사업 추진은 요원한 실정이다. 민선자치 취지에 맞게 지방의 재정 독립과 재원 확대를 위한 공론화가 필요할 때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1.06 17:10

이제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

김관영 국회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은 사실상 두 동강 난 것 같다. 정치는 어느순간 보이지 않고, 거리에선 확연히 다른 두 목소리만 들린다.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주권자들의 의견은 원래 다양하다. 정치는 원래부터가 다른 의견과 갈등을 조율하고 타협해서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한걸음 내딛게 하는 것이 지상 목표다.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 요즘은 그 정도가 심해 얼굴들기가 민망하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을 떠나 정당의 기본 목표는 정권 창출이다. 그러나 소위 포괄정당이라고 불리 우는 현대정당의 또 다른 존재이유는 다양한 사회적 욕구를 모으고 이 속에서 대안을 찾는데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의 우리 정당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거대 양당의 요즘 행태는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민주당은 국정 담당자로서, 자유한국당은 국정의 제1견제자로서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결국 피해는 안타깝지만 국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지금 민주당에게 필요한 것은 관용과 책임이다. 이유 여하를 떠나 국정이 혼란스러운 것에 대해 정부여당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선거를 통해서 주권자가 국정을 이끌라고 명령했고 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할 책임은 여당에게 있다. 조 전 장관이 35일만에 사퇴하면서 결과적으로 실패한 인사가 됐다.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불쏘시개가 됐는지의 여부를 떠나 그가 후보자가 된 순간부터 대한민국은 격량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기승전 조국으로 끝났던 그 2달의 책임. 야당에게만 돌릴순 없지 않는가 무엇보다도 정부 여당은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다. 선거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하지만, 당선 후에 대통령은 민주당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가져야 할 제1덕목은 바로 사회 통합의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다. 사법제도 개혁의 대의를 위해 순간의 분열을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하겠지만, 그렇게 이해하기에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적 갈등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대통령은 늘 사회 통합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무엇을 했는가. 제1야당에게 필요한 것은 건강한 견제다.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대통령과 여당이 항상 옳을 수 없다. 사회 변화의 방향성이 한 곳만을 향할 수 없기에 야당의 견제는 늘 필요하고, 나라를 더욱 건강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올해 패스트트랙 정국부터 최근의 조국 정국까지, 한국당의 모습은 견제는 있되, 건강했다고 평하기 어렵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국회 선진화법을 한순간에 무력화 시키면서 정치개혁, 사법제도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쌓여만 가는 민생법안에 대한 논의보다는 거리의 정치에 더욱 집착했다. 품격이 떨어지는 각종 행태들은 덤이었다. 여전히, 매주 주말마다 국회앞에서 광화문에서 또 서초동에서 국민들은 소리높여 자신들의 주장을 외친다. 정치는 어떤 목소리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귀 기울이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치에 있어서 책임은 특정 지지자들에 대한 책임이 아니다. 책임은 국민들에 대한 무한책임이어야 한다. 좋은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의 첫걸음은 역지사지의 자세다. 아집이 아닌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우리나라가 보다 단단해진 나라로 나아갈 첫 걸음임을 거대 양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관영 국회의원

  • 오피니언
  • 기고
  • 2019.11.06 17:10

앞으로 10년, 우리경제의 골든타임

이인재 행정안전부 기획조정실장 요즘 경제뉴스를 보면 어두운 소식들이 많다. 2% 성장 불확실, 디플레이션 우려, 수출 감소 등이 헤드라인에 위치한다. 한쪽에서는 나랏돈을 풀어야 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이 답일까? 모든 경제문제는 현 상황의 진단에서 출발한다. 요즘 좀 어려운 것인지, 앞으로 계속 어려울 것인지, 즉 경기적 현상인지, 구조적 현상인지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해당한다. 미-중 무역분쟁, 중국의 성장둔화 등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우리경제의 구조적인 어려움도 크다.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가 문제다. 어린이와 노인을 제외한, 실제 일할 수 있는 인구인 생산가능인구가 작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근로자 한 사람이 점점 더 많은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한편 세계경제는 공급과잉의 덫에 빠져있다. 쉽게 말해 물건이 남아돈다. 인구감소로 소비여력은 줄어드는데 기술혁신으로 생산품은 넘쳐나, 가격이 떨어지고 기업들은 이윤을 내기 어렵다. 유통업계를 호령하던 이마트도 쿠팡, G마켓 등 온라인 업체와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조선, 철강, 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들도 위기에 처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인구감소,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이른바 수축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니 정해진 답도 없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 지식인들과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개인과 기업이 돈을 쓰지 않는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경기가 과열되면 반대로 나라 곳간에 자물쇠를 채우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정부재정도 결국 국민세금이기 때문에 인구감소 대응, 4차 산업혁명 분야 등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으로 전체 인구는 줄지만, 생산가능인구가 유지될 수 있도록 고령자의 취업을 장려하고 평생직업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정부가 정년연장을 검토하는 이유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육아부담을 줄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드론,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먹거리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산학의 노력도 필요하다.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도 더욱 두터워져야 한다. 승자독식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사회지도층과 대기업부터 사회적 공헌과 양보를 실천하고, 공존과 타협의 문화도 정착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 서 있다. 이른바 수축사회를 맞아 경제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 준비하지 않으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 인구가 줄어들기 전까지, 향후 10년이 우리경제의 골든타임일 것이다. 필자는 우리가 지난 100년간 수많은 역경을 헤쳐 나갔듯이 다시 한 번 난관을 극복하리라고 본다. 이미 지역에서 희망적인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군산에서 GM공장 폐쇄의 아픔을 딛고 노사정이 협력하여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군산형 일자리 모델이 탄생했다. 광주, 구미에 이은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다. 이러한 성공사례가 전국에 확산되어 위기 극복의 모범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인재 행정안전부 기획조정실장

  • 오피니언
  • 기고
  • 2019.11.06 17:04

고창군정신건강복지센터, 숙박시설에 일산화탄소감지기 보급

고창군정신건강복지센터(센터장 임소연)가 관내 숙박업소에 일산화탄소 감지기 25개를 설치하고 생명사랑 숙박업소로 지정했다.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사업은 가스중독으로 인한 자살 사망률을 낮추고, 자살예방 인식개선을 위해 진행되는 사업이다. 생명사랑 숙박업소는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각 객실에 설치하고, 혼자 투숙하는 고객, 보통 투숙객이 가져오는 것과 비교했을 때 짐이 없는 고객, 자살도구로 의심되는 물건을 소지한 고객 등은 1층 접수대와 인접한 객실을 배정한다. 특히 일산화탄소 감지기 작동시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결돼 가스중독 사고에 빠르게 대처해 자살사고를 예방할수 있게 된다. 고창군정신건강복지센터 임소연 센터장은 일산화탄소 감지기 보급사업을 통해 생명사랑 숙박업소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생명존중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창군정신건강복지센터는 생명사랑지킴이 양성교육, 자살 및 우울증 예방교육, 자살시도자 및 유가족 사례관리 등 고창군의 자살률 감소와 생명사랑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군민이 행복한 고창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고창
  • 디지털뉴스팀
  • 2019.11.06 16:55

순창군, 부동산 거래신고 제도 홍보 앞장

순창군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으로 변경된 사항에 대해 주민들의 혼선을 덜기 위해 적극 홍보에 나섰다. 관련 법률이 일부 개정됨에 따라 변경사항에 대해서는 2020년 2월 2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주요 변경사항으로, 부동산 거래신고 기한이 단축되고 부동산 거래계약 해제 등에 대한 신고 의무화, 허위계약 신고에 대한 금지 규정이 신설됐다. 부동산 거래계약 체결 시 실제 거래가격 등을 신고해야 하는 기간이 현행 해당 계약체결일로부터 60일 이내에서 30일 이내로 단축됐다. 부동산 거래신고 후 해당 거래계약이 해제, 무효 또는 취소된 경우에도 해제 등이 확정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했다. 이는 2020년 2월 21일 이후 최초로 거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부터 적용되며, 부동산 거래신고 및 해제 등의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지연되는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므로 부동산 거래 시 주의가 요구된다. 군은 법 개정으로 인한 주민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중개사무소, 법무사, 읍ㆍ면 행정복지센터에 홍보물을 배치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홍보물품을 배부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 윤은주 민원과장은 이번 법률 개정으로 실거래 정보를 보다 신속히 파악할 수 있고,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가 줄어들어 건전하고 투명한 거래질서를 확립할 수 있길 바란다며 법 개정에 대한 효과를 기대했다.

  • 순창
  • 디지털뉴스팀
  • 2019.11.06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