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키우자
전 세계에서 1인당 특허 수가 가장 많고 엔지니어 비중이 가장 높은 곳, 미국 내에서 교육 수준과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곳, 이곳은 어디일까. 바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 지역 주요 산업은 농업이었다. 1939년 스탠포드대학교를 졸업한 휴렛과 팩커트가 이곳의 한 차고에서 ‘휴랫팩커트’를 설립한 이래 미국의 전자·컴퓨터 산업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 신화의 출발은 스탠포드대학이었다. 스탠포드대학은 첨단기술 기업에 대학 소유의 토지를 장기임대 형식으로 빌려주었다. 기업은 교수들의 자문을 받았고, 기업의 연구원들은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졸업생들은 인근 기업에 취업해 열정을 쏟았다. 주정부는 첨단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이러한 선순환 모델을 바탕으로 전자 부품, 첨단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이 지역으로 몰려왔고, 불과 50여년 만에 세계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는 신화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실리콘밸리는 전 세계적으로 언급되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이곳에는 스탠포드대학과 UC버클리, UC산호세 등 UC 및 CSU 계열 대학들이 산업체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참고로 캘리포니아의 GDP는 대한민국 GDP의 두 배에 이른다. 최근에는 디지털 경제와 인공지능 경제시대 출현 등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스탠포드대학의 방사광가속기 연구소, UC버클리의 로렌스리버모어 연구소 등 국가 연구소에서는 최첨단 연구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한민국의 희망, 새만금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새로이 건설될 새만금 신도시를 포함하여, 인구 70만 명 이상이 될 새만금밸리는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경제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반은 이미 다져지고 있다. 최근 새만금에는 투자진흥지구 지정, 2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등을 기반으로 2차전지, K-방위산업, 에너지 신산업 등 첨단 미래 신산업을 선도할 기업들이 잇따라 새만금에 투자를 결정하고 속속 입주하고 있어 미래 글로벌 경제도시로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실제 민선 8기 출범 이후 김관영 지사의 적극적인 행보의 결과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전북에 터전을 잡고 10조 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학들도 담대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전북대학교는 ‘전북 대학-산업도시(JUIC) 트라이앵글’을 구축하고 새만금 지역에 이차전지와 K-방위산업, 센서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하여 지역과 지역대학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여기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배터리융합전공과 방위산업융합전공, 반도체융합전공 등 첨단 전공을 신설 및 확대하고, 긴밀한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신기술 개발과 고용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 5천명 유치를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우리지역에 머물며 지역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우리지역은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먼저 찾는 지역, 우수 기업들이 몰려와 대한민국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지역, 전 세계인이 선망하는 지역으로 변화하여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로 발전할 날이 멀지 않았다. / 양오봉 전북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