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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2023 동아시아문화도시 전주

지난 11월 24일 전주에서는 향후 치러질 “2023 동아시아문화도시 전주” 한·중·일 문화예술 교류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동아시아문화도시 추진위원회’ 출범식이 있었다. “동아시아문화도시”란 2012년 ‘제4회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 합의에 따라 매년 각 나라의 전통문화 도시를 선정해 연중 문화예술 협력 및 교류 행사를 개최하는 것으로 지난 2018년엔 부산, 2019년 인천, 2020년 펜데믹으로 2021년 순천, 2022년 경주 등 선출 과정을 거친 도시들이 우리나라 역사적 현장에서 그 성대한 축제를 치렀다. 다가오는 2023년에는 1년간 대한민국 전주, 중국 청두(成都)와 메이저우(梅州), 일본 시즈오카현(静岡県) 등 3국의 도시들이 문화교류사업을 이끌게 됐다. 향후 각 나라를 대표하며 자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문화 역량과 미래의 문화가치를 제시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2018년 동아시아문화도시 부산 폐막식 축제 조연출로 소중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어 내년에 개최될 우리 전주의 역사적인 문화교류사업은 누구보다도 감격스럽고 감회 또한 더욱 새롭다. 문화는 수백 기업의 부가가치 경제 이윤보다 더 효율적이며 자국 위용을 높이는 무가지보의 가치가 있다. 나라 안팎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의 리더들은 국민을 위한 정책과 복지로 고난의 매듭을 풀고 있으며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정진하고 있다. 더불어 문화가 지닌 그 수용성과 가치를 활용하며 그 힘을 불어넣고 있지만 아직은 아쉬움이 많다. 일만 대의 자동차보다 잘 만든 한 곡의 음악이, 수만 드럼의 석유보다 잘 그린 한 편의 그림과 영화가, 월드컵 축구의 한 응원이 우리를 더욱 하나로 만들었고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향후 그러한 문화정책의 설계와 구체적인 방안이 더욱 효율적으로 수립되고 실현하여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백범 김구가 적은 <백범일지> 중 문화에 대한 소신(所信)의 글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백범 김구는 그 무엇보다 문화를 소중하게 생각했으며 문화의 힘을 가지려 노력했다. 그렇게 해야지만 우리 민족이 행복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그러한 행복을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찾으려 한다. 문화를 알면 경제도 함께 보인다. 다가오는 2023년 동아시아문화도시 전주 축제는 우리에게 상생의 문화를 알리고 나아가 행복과 경제적 여건도 함께 만들어줄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2.01 17:22

완주는 전통한지, 목판 인쇄, 출판 문화의 보고였다

전통한지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학술포럼 등 노력이 전개되는 가운데 고려시대 이래 완주군은 전통한지 생산, 목판, 출판문화의 보고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완주군이 주최하고, 한지살리기재단과 전통한지 인류무형문화유산등재추진위원회가 주관해 지난 24일 완주군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전통한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학술포럼’에서 이동희 예원대 교수는 ‘근현대 한지공동체의 변화-완주한지를 중심으로’ 기조강연에서, 그리고 이태영 전북대 명예교수는 ‘출판문화와 한지’ 주제발표에서 “완주군은 전통한지 생산과 출판문화 발전에서 지대한 역할을 한 곳”이라며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동희 교수에 따르면 경국대전에 기록된 조선초 외공장의 종류 및 분포에 따르면 전라도의 지장(紙匠)은 236개소로 경상도 260개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당시 전주와 남원에는 각각 23개씩의 지장이 존재했는데, 단일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처음에는 대사에 쓸 종이를 전라도 전주와 남원부에서 해마다 세밑에 바쳤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 1944년 평양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조선지’에는 한지제조업 종사 호수가 나오는 데, 전국 4310호 중에서 전북이 1772호로 가장 많고, 전북에서는 완주군이 475호로 최다였다. 이동희 교수는 “완주군 소양면은 장판지, 상관면은 창호지를 대표하는 곳이었다. 특히 소양 장판지는 전국적으로 독보적인 종이제품이었다”며 “소양면 송광사 옆 웃지소 일원에 기념물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태영 전북대 명예교수는 닥나무 재배와 한지 생산이 활발했던 조선시대 출판문화의 중심지 완주의 가치에 주목, 연구 확대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완주는 전라감영 출판문화와 한지 생산에 결정적 기여를 한 곳”이라며 “전라감영에서 생산한 완영판 칠서와 칠서언해, 완영판 자치통감강목, 완영판 주자대전 등은 그 분량이 엄청나다. 이들을 인쇄 출판한 전라감영의 대단위 출판 공정에 소요된 엄청난 양의 한지와 목판 모두 완주군 고산, 상관, 구이, 소양 등 전라감영 주변지에서 공급됐다”고 밝혔다. 이어 “완주지역 안심사, 위봉사, 화암사, 송광사 등 사찰에서 출판된 불경 문헌이 많고, 이들 중 보물급이 아주 많았다”며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부족했다. 지금부터라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운주 안심사와 경천 화암사는 불경출판, 서지학의 성지라고 할 정도로 대단히 중요한 곳”이라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천주교 블랑 부주교(훗날 명동성당 주교)는 1882년 2월 전후에 구이면에서 ‘텬쥬셩교공과’ 제2권 500부를 인쇄하는 등 천주교 교리서를 목판본으로 인쇄했다고 했다. 구이면 봉성마을에서 완판본 한글고전소설 ‘됴웅젼’이 1893년에 간행됐고, 구암마을(구동)에서는 1823년 ‘별월봉긔’(완판본 한글고전소설 중 최초의 한글소설로 기록됨)가 출간되는 등 완주군은 한글고전소설 주요 출간지였다고도 말했다. 이교수는 “완주는 전라감영의 감영본, 민간의 완판본, 사찰의 불경, 서원 문헌, 족보 등이 목활자 등으로 인쇄 출판되는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 곳”이라며 “이처럼 한지 생산과 목판 판각, 목판 인쇄 출판 등에서 엄청난 보물 자산을 갖춘 완주에서 관련 연구가 많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완주군은 현재 소양 23곳 등 모두 51개의 지소와 닥돌(14점), 도침(4점), 철판(1점) 등 19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지를 테마로 전통한지의 제작방식 등을 체험 가능한 대승한지마을을 조성, 운영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재호
  • 2022.11.30 17:02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119)탑천과 만경강이 만나는 자리

“저문 날 물가에 앉아 추억을 찾아낸다. / 생각도 하나하나 낚아서 챙겨놓고 / 구름도 바람도 듬뿍 한 망태기에 담아야지. / 늦도록 잊고 산 사람 바람처럼 찾아오면 / 그 무슨 그리움 하나 등불처럼 걸어놓고 / 강물은 추억으로 넘치거라 바람으로 울거라." 만경강과 탑천이 만나는 곳에 새겨진 시구이다. 시심이 어우러진 쉼터 이름이 ‘옴서감서’이다. 옴서감서는 전라도 방언으로 ‘오며 가며 드나든다’란 것인데, 만경강 물길따라 오며 가며 쉬어가는 곳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만경강이 휘돌아 흐르는 곳은, 물억새와 갈대가 아득하게 이어져 노전백리(蘆田百里)를 이룬다. 시구처럼 노을빛이 강물에 내릴 때 즈음 찾아가면, 은빛 물결 일렁이는 사이로 늦도록 잊고 산 사람이 불현듯 나타날까. 옴서감서 쉼터가 자리한 곳은 군산시 대야면이다. ‘대야(大野)’는 지명 그대로 평야 지대인 ‘넓은 들’에서 유래된 고장이다. 삼한시대 마한 땅으로, 백제시대에 마서량현, 조선시대에는 임피현이었다. 1914년 옥구군 대야면으로 개칭되었다가, 1995년 군산시와 옥구군이 통합되면서 군산시 대야면이 되었다. 군산 개항 전 만경강에 둑을 쌓기 전까지는, 백마산까지 배가 닿아 ‘배 닿을 메(山)’라 하여 ‘배달메’라 불린 곳이다. 1921년 개교한 대야초등학교의 교가 1절 시작이 “백마산 푸른 줄기 노령의 기상”이고 2절이 “만경강 젖어가는 옥야천리에~ 사랑과 희망에 찬 대야의 낙원”이다. 100년이 훌쩍 넘는 학교의 교가에 대야의 산과 강 그리고 너른 옥토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대야에는 천년 세월을 품고 옛 절터에 홀로 담담하게 서 있는 석탑이 있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탑동 삼층석탑’이다. 백제 석탑 양식을 계승한 탑으로 고려시대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5.5m에 이르는 탑은 비교적 완전한 모습을 지녔다. 탑신부는 여러 돌이 짜임새 있게 잘 맞추어져 있는데, 1층 몸돌은 높고 2층과 3층의 몸돌은 낮다. 기단 위에 3층의 몸돌, 지붕돌, 머리 장식이 올려진 상태로 얇은 지붕돌의 네 귀퉁이가 살짝 치켜 올라갔다. 지금은 탑골이라 불렸던 ‘탑동마을’ 이름도 석탑에서 유래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의 자랑이자 마음을 다독였을 탑이다. 잘생긴 탑을 마을에서는 토박이탑 ‘여장군탑’이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탑에는 특별한 내기 전설들이 전해진다. 백제시대 서로 흠모하던 총각 장군과 처녀 장군이 장난삼아 탑 쌓기 내기를 하였다. 처녀 장군은 탑동에 삼층석탑을 쌓고, 총각 장군은 다른 고장에 오층탑을 쌓았는데 처녀 장군이 먼저 쌓았다고 한다. 총각 장군의 허술한 탑 쌓는 실력에 실망한 처녀 장군이 인연을 끊고, 혼인하지 않은 채 삼층탑의 수호신이 되어 여장군탑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탑을 무너뜨린 내기와 관련된 ‘골샘 약수’의 전설이다. 탑골에 탑을 쌓은 여자장수와 인근 장자골에 탑을 쌓은 남자장수가 상대가 세운 탑을 두 손가락으로 무너뜨리는 시합을 해서 여자장수가 이겼다는 것이다. 이때, 힘을 준 남자장수 손가락 자국이 탑골 삼층석탑에 남아 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무너뜨린 탑의 저주를 받아서인지 여자장수의 어머니가 지독한 피부병에 걸린다. 병이 심해지자 여자장수가 석탑에서 지성을 다해 백일기도를 드렸더니, 백발노인이 나타나 “골샘 약수를 먹이라”하였다. 그대로 하였더니 병이 완치되었고, 골샘약수터는 피부병에 효험있는 명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고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골샘 약수’는, 탑동 삼층석탑 아래 안내판까지 설치된 마을 명물이 되었다. 이곳 마을을 지나는 하천도 ‘탑동 삼층석탑’에서 유래되어 ‘탑천’이라 불린다. 탑천은 익산 미륵산과 용화산 남쪽 비탈면에서부터 서남쪽으로 흘러와 대야를 적시고 만경강으로 합류하여 새만금에서 서해로 흘러간다. 대야 일대 만경강 유역은 밀물 때면 바닷물이 들어오는 곳이다. 그렇다 보니,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바닷물 유입을 막는 갑문을 만들어야 했다. 갑문 만들기에 적절한 만경강과 탑천 합류 지점에 ‘입석배수문’을 일제 강점기 1935년(소화 10년) 7월에 준공했다. 입석배수문이 노후되자 현대시설을 갖춘 배수갑문을 새로 설치했다. 오랜 풍파를 겪은 옛 입석배수문은 곳곳에 깨진 유리창과 콘크리트에 세월의 더께가 쌓인 채 만경강가에 그대로 남아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배수갑문과 일제 강점기 만들어진 배수갑문이 함께 있다 보니, 만경강 유역의 배수갑문 변천과 역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그 세월 그대로 강변 풍경이 된 지 오래지만, 한쪽에 방치된 채 있어 아쉽다. 그 모습까지도 모두 품은 옴서감서 쉼터 주변은 만경강 낚시명소로 강태공들에게 알려진 곳이다. 그래서인지 낚시꾼들로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만경강은 노랑머리 저어새와 천연기념물 황새가 찾는 수많은 생명을 품은 강이다. 겨울바람이 흘러가는 만경강에 기댄 풍경들을 바라본다. 오며가며 쉬어가는 것은, 사람 뿐 아니라 흔적을 남기는 모든 생물들이다. 이곳이 사람과 자연이 서로를 품고 쉼을 내어주는 추억의 자리로 오랫동안 이어지길 소망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1.30 15:53

고향 끝에서 만난 '국경 경계 표지판'...도립미술관서 본 우크라이나 전쟁 실태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고통과 상흔이 전북도립미술관에 생생하게 남겨졌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쟁은 진행 중이다. 침공 이후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은 전쟁을 피해 피난길에 올랐다. 이들이 평온하게 살아온 고향을 떠나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다름 아닌 국경 경계 표지판이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은 최근 우크라이나 작가 올리아 페도로바(Olia Fedorova)의 작품 'You are now leaving...'을 미술관 현관에 설치했다. 이 작품은 올해 창원조각비엔날레에서 먼저 공개된 작품으로 총 9개의 국경 경계 표지판으로 구성돼 있다. 올리아 페도로바 작가는 작품에 대해 "작품에 등장하는 국경 경계 표지판은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막막함 속에 등져야 했던 수많은 고향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9개의 국경 경계 표지판을 한꺼번에 보이는 면에 설치하길 바랐지만 창원조각비엔날레 전시 당시 공간이 협소해 8개만 설치하고 다른 지점에 나머지 1개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사연을 들은 이애선 관장은 전체 작품의 미술관 설치를 결정했다. 이 관장은 "(이 작품은)가벼운 작품 전시가 아니다. 관람객과 작가 등이 전쟁·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동시대 해외 작가의 흐름 파악도 가능할 것"이라고 소장품 확보·설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젊은 작가가 전쟁에 처해 있는 상황을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오고 가면서 매일 같이 작품을 보고 있지만 볼 때마다 다른 감정이 든다. 볼 때마다 먹먹하고 가슴이 저리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술관 소장품 확보·수집 등 기준에 따르면 전북 미술사 구축을 위해 필요한 작품, 동시대 경향을 표현한 작품, 국내·외 우수 미술 작품 및 연구 가치가 있는 작품 등을 소장품으로 인정한다. 예외의 조항으로 소장의 가치가 있을 경우에도 소장이 가능하다. 올리아 페도로바의 작품은 예외의 조항에 해당한다는 게 미술관의 설명이다. 이 관장은 "그때그때 사고 싶은 작품을 확보·수집하는 게 아니다. 원칙이 있기 때문에 그에 준해서 확보·수집한다. 이 작품은 의미가 있고 충분한 소장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소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술관은 향후 찾아가는 미술관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신 소장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술관 현관에 작품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언제든지 작품을 볼 수 있도록 미술관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29 17:35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기획 공연 메타버스서 만난다

학교법인 우석학원(이사장 서창훈)이 수탁 운영하고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손잡고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에 대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은 29일 전당 연회장에서 (재)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영로)과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협약식에는 서현석 대표, 이용재 사무처장과 이영로 원장, 김형석 콘텐츠사업단장 등 여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메타버스 플랫폼 내 전용 온라인 공연장을 구축해 시·공간 제한 없이 도민들이 더 많은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업무 협약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협약식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해 기관 간 공공사업 연계 및 홍보 마케팅 관련 정보 제공, 물적 교류 및 협력 등을 약속했다. 협약 내용은 △양 기관 사업 연계 시너지 효과를 위한 공동 노력 △공동 관심사에 대한 상호 교류 △양 기관 운영 관련 상호 자문 및 협업 지원 △양 기관 운영 방식과 사업에 대해 상호 필요한 벤치마킹 협조 △기타 상호 우호 증진 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대한 협력 등이다. 전당은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메타버스 시대를 향한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추진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사업에도 공동 참여해 도내 문예회관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내 전용 온라인 공연장을 구축해 다양한 기획 공연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서현석 대표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의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사업 협약으로 전당 전용 온라인 공연장 개설이 꿈이 아닌 현실로 가능해졌다. 전당이 지역 문예회관들의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해 도민들이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문화예술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29 17:34

"보고, 만지고, 놀고" 국립전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새 단장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이 어린이박물관을 새롭게 단장해 어린이들을 맞이한다.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에게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친숙하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단장했다. 새 단장한 박물관은 △영상 놀이터 △우리 마을 보물찾기 △쌓고 노는 문화재 놀이터 △선비의 살이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영상 놀이터에서는 대형 LED 미디어월에서 전주의 역사와 문화, 주요 문화재에 관한 영상을 상영한다. 영상은 '한벽당과 지네 이야기'로 전주의 전통설화를 바탕으로 제작돼 있다. 조선시대 전주의 모습과 선비 생활을 동화적으로 보여 준다. 우리 마을 보물찾기에서는 박물관 상설전시실의 대표 유물을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 소개한다. 어린이들이 상설전시실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실 내부에 '국립전주박물관의 보물들을 알아보는 퍼즐 놀이', '전주의 명소를 찾아가는 미로 찾기' 등을 통해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쌓고 노는 문화재 놀이터는 영유아(만 6세 이하)들이 안전하게 놀면서 신체 및 정서를 발달시킬 수 있는 공간이다. 영유아의 발달에 적합한 다양한 감각 체험 공간으로 문화재 이미지를 활용한 각종 체험물을 설치했다. 선비의 살이실은 기존의 노후화된 시설을 개설해 새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과거 보러 가는 길'을 통해 옛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여정 떠나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무과시험장'을 통해 모형 말을 타고 친구와 함께 무과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립전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다양한 체험물을 즐겁게 경험하면서 창의력과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물관 관람 및 체험은 사전예약제로 진행하며, 자세한 내용은 국립전주박물관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29 17:33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이호철의 Dreaming전 2

그의 작업의 원천은 금세기 최고의 작가 중 하나라고 불리는 '변신'의 소설가 카프가가 당대에 나올 수 없는 소설이라 극찬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로부터 나왔다고 여긴다. 이 소설은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고, 이 소설이 무엇을 지향했는지 다 알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은 배제하겠다. 한때는 시대의 아픔을 '워커 속에 핀 꽃다발' 같은 작업으로 작가의 가슴에서 들끓는 분노를 있는 그대로 표출해서 보는 사람들에게 간장을 조리는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것 등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작가는 많이 성숙해진 것인지 설명적인 분노보다는 분노를 해학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삶이 있으면 죽음도 꼭 동행해야만 하는 인생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창작에 임하는 자세가 조금은 참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 좋다. 이 모두 돈키호테와 산쵸, 그리고 로시난테를 깊어서 진지했던 마음으로 만난 덕분이리라. 조각이라는 인공물과 나뭇가지라는 자연물을 배치시키는 퍼포먼스적 작품도 그럴듯하고 삶과 죽음의 관계를 스스로 설정해 작품화시키는 것마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즉 여느 작가들처럼 '어떻게'라는 방법부터가 아니고 먼저 '무엇을'부터 심사숙고하고 뒤에 '어떻게'를 이어가는 태도가 바람직한 예술가의 길이라는 것을 그가 알아챈 것으로 여겨진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가 깎아내려가는 조각가가 아니고 붙여 올라가는 소조가이기 때문에 작품마다 동으로 환치시켜 보관하는 것이 최상일 테지만, 아직 FRP와 혼합재료, 드라이 플라워 등을 사용해 표현 작업을 한다. 지금 그는 그리 젊은 나이가 아님에도 보존성보다는 실험정신에 더 충문한 것도 바람직하다. 나뭇가지나 말린 꽃 등 약품 처리로 보존성을 높였지만 그러면서도 기능면에서도 하자가 없으니 금상첨화다. 그러나 여기에서 작가 본인에게 쓸데없는 고통의 시간들이 혹 있을까 봐 꼭 한 마디는 해야겠다. "창조는 항상 서툴다"는 피카소의 말이다. 물론 피카소의 말이 모두 금과옥조는 아니지만 이론으로 학습한 것이 아니라 쉴 틈 없는 작업의 연속에서 나온 말이니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세상에 존재한 일이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야말로 어디서도 본 듯하지 않으니 서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능, 흔히 말하는 기술은 그것을 연마하는 반복 과정에서 차차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전전긍긍한다거나 좌절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만물을 창조하는 Big God이 아니고 다만 그분이 미처 못 만든 것을 찾아서 만드는 Small God들이기 때문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1.28 17:20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행사장 가보니] "행사 활성화로 많은 사람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길"

코로나19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동물성 식재료나 동물 실험을 거친 성분을 사용한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비건' 등이 유행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도 인기다. 다시봄이 지난 주말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26일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센터장 송상민, 이하 다시봄)에서는 환경·불공정 거래·노동의 문제 등 소비로 인한 다양한 문제를 새활용으로 해결하자는 의미를 담은 '소우주와 함께한 뉴-루틴! 지속 가능한 0의 생활'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다시봄에서는 패션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미니멀 라이프를 갈망하는 시민 5명의 옷장을 비우고, 옷장 속 옷을 시민에게 입양 보내는 '옷과 장신구, 물건 입양 프로젝트'와 다시봄 입주 기업 6곳의 오픈 스튜디오와 함께 아카이브 전시·체험 프로그램, 토크 콘서트 등이 진행됐다. 시민들은 평소 보기 어려운 새활용 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들어 보면서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시간을 가졌다. 시민 대다수가 처음에 '새활용'에 대한 개념도 잘 모르는 듯했지만 개념부터 천천히 하나씩 설명해 주는 스태프들의 안내에 따라 곧잘 따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다시봄 내 모든 체험 프로그램은 시민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시민 A씨는 "사실 오늘(26일)이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인지 몰랐다. 다시봄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이러한 행사가 조금 더 활성화돼서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 보호하는 데 앞장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시민 B씨는 "아무것도 모르고 다시봄을 찾았는데 '새활용'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새활용' 등에 대해 알 수 있게 됐다. 다음에도 이러한 행사가 있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송상민 센터장은 "물건을 공유하고 재사용한 후의 단계가 '새활용'이다. 일상생활에서 새활용은 쉽지 않다. 행사를 통해 내가 산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되도록이면 사놓은 것은 다 쓰고, 덜 사자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새활용을 체험으로 직접 알리고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27 17:20

“문화도시 전주 빛낸 예술인 찾아요”

전주시가 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시상하는 ‘제33회 전주시 예술상’ 수상 후보자를 오는 12월 6일까지 접수한다. 접수 부문은 문학·음악·국악·무용·미술·사진·연극·영화·연예·건축 등 10개로, 시는 각 부문별 1명씩 총 10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후보자 자격은 부문별 공적이 현저한 자로서 공고일 현재 3년 이상 전주에서 계속해 거주하고 있거나, 전북지역 거주자 중 전주시 문화예술 발전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자이다. 또한 부문별 문화예술단체의 장(부문별 2인 이상 추천 필수)이나 부문별 문화예술인 1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도 자격이 주어진다. 접수는 전주시청 누리집(www.jeonju.go.kr)에서 내려 받은 추천서를 작성한 후 공적서와 이력서, 증빙자료 등을 갖춰 전주시 문화정책과(063 281 2733)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완산구 기린대로 213 대우빌딩 5층)으로 제출하면 된다. 서배원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시는 일상 회복 이후 개최되는 이번 시상식을 통해 예술인들에게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소통과 화합도모 등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33회 전주시 예술상’ 시상식은 오는 12월 28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강정원
  • 2022.11.27 17:12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전라감사 교귀식과 망궐례

며칠 전 전주 전라감영과 풍패지관에서는 전라감사 교귀식, 순력 행차 및 망궐례가 있었다. 행사 사업 초기 예식 의례음악에 대해 자문을 했던 터라 그동안 준비가 잘 되었는지 궁금하고 기대 또한 컸다. 행사는 모두 4부로 나뉘어 있었다. 1부는 전라감사의 교귀식, 2부는 전라감사의 순력 행차, 3부는 전주 객사의 망궐례. 그리고 4부에는 전통예술공연으로 치러졌다. 먼저 생소한 단어부터 풀어보면 교귀식(交龜式)이란 오늘날로 치면 도지사의 이·취임식이자 업무 인수인계식을 뜻한다. 조선 시대 교귀식은 대부분 그 도의 경계에서 만나 진행되는데 의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왕의 교서를 확인하고 감사의 관인(官印)과 군사 지휘권인 병부를 주고받는 일이었다. 당시 관인에는 거북 모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러한 거북의 모양에 착안하여 의식을 교귀식이라 불렀다. 이러한 옛 고서의 그림 속엔 왕의 행차를 알리는 취타대 모습도 함께 그려져 있다. 그것은 절대 군주로서 하명한 교서의 존엄을 나타냄이기도 하며 예를 지키기 위한 예악(禮樂)의 식순이기도 하다. 전라감사의 순행은 도내 각 고을을 도는 제도를 뜻한다. 감사의 순력(巡歷)이라 논하기도 하는데 마을의 풍속과 민생 고락을 잘 살피고 임금의 덕을 널리 알리게 함이 그 목적이다. 도내 감사를 따르는 이가 백인이 넘었고 말 100필을 두는 등 웅장한 위용은 백성에게 큰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다. 한편 다산 정약용은 자신이 쓴 목민심서를 통해 본래의 목적과 달라진 순력의 폐단을 논하기도 했는데 그 내용은 공역의 면제, 뇌물수수 등 그로 인한 어두운 면이 많다는 지적도 있었다. 망궐례(望闕禮)는 왕과 궁궐의 상징인 궐(闕)과 전(殿) 글자 새긴 패를 만들어 모시고 왕과 왕비의 생일, 설, 단오, 추석 등 명절에 만수무강을 대신하여 올리는 예이다. 당시 찰사, 목부사, 군수, 첨사, 만호, 우후, 절도사, 통제사 등 지방의 관리는 직접 왕을 찾아뵈울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러한 행위와 의식을 통해 군신의 도를 올렸다. 또한, 전라삼현육각이란 음악도 함께 의식을 도왔으리라 추정되는데 전라삼현육각은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연주되던 향제 풍류로 그 음악의 종류로는 관아 행사나 무용 반주에 사용하던 농삼현, 민가에서 연주한 계면조의 민삼현이 있다. 전라감영과 풍패지관. 우리나라 역사에 영원히 간직될 이 두 유산은 의례를 통해 공경, 신의, 믿음의 예악과 함께 거듭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무가지보(無價之寶)의 가치는 보존과 함께 활용되어야 하고 그 뜻은 더욱 공유하여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힘들고 어려웠던 재현 사업이었지만 추진하신 분들의 의지와 투혼에 감사드리며 보람과 신명이 함께하시기를 소망해 본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1.24 17:27

김해수 작가, 진안 배경 장편소설 ‘좋은 변호사 변설’

“삶과 죽음 사이에는 수많은 사연들이 있다. 있기 마련이다. 원인 모를 죽음에는 더욱 그렇다.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이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진실에 가까운 건 진실이라 할 수 없다. 진실을 빙자한 것이다. 완전한 진실이어야 한다. 사실을 놓고 천착을 거듭해야 하는 이유이다.”(좋은 변호사 변설 중 일부) 법원공무원 26년차인 김해수씨가 늦깎이 작가로 데뷔해 장편소설인 ‘좋은 변호사 변설’을 출간했다. 김해수 작가는 2014년도부터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을 원숭이 새끼가 나무를 타듯 습작을 했고 책을 읽었다. 습작 수준인 글을 법원 게시판에 올리면서 글에 대한 관심과 욕심이 많아졌다. 글에 대한 관심과 욕심이 커지면서 문장력과 상상력을 키워나갔다. 2021년에 글로리 시니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홀로세 부부세)이 당선되면서 써 놓은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야겠다는 의지를 품었다.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장편소설들 (7편) 중 2017년도에 써 놓은 글을 불러들여 퇴고를 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2022년 여름에 ‘내 소설에 피를 뿌려라’가 나왔다. 특히 2022년이 가기 전에 두 번째 장편소설을 출간해야겠다는 의지와 함께 미스터리 소설 ‘좋은 변호사 변설’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좋은 변호사 변설’은 시리즈로 총 3권 중 1권이다. 진안군을 배경으로 글을 쓴 ‘좋은 변호사 변설’은 송승규 형사(팀장, 경감)의 범인 색출과 변설 변호사의 무죄 주장이 때론 상충하면서서 공존하는 내용을 다룬다. 진실을 파헤치려는 내용이 긴장감과 가독성을 준다. 또한 손바닥 뒤집듯 하는 반전이 재미를 더해준다. 진안군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마치 실화 같아 흥미진진하다. ‘좋은 변호사 변설’의 시작은 정겨운 시골의 풍경속에서 농삿일을 하려던 부부의 눈으로부터 전개가 된다. 옷이 벗겨지고 거웃을 드러낸 여인의 시체로 부터 아주 작은 단서들까지 놓치지 않고 묘사된다. 진안군의 한적한 조그마한 동네에 어마어마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건, 작가의 상상력일 것이지만 실제로 이런 음모가 일어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한 여인의 히스테리적인 성격으로 발발한 사건이 무지막지한 음모를 단숨에 제거한 행동이 한편으론 통쾌하기도 하다. 우리네 슬픈 과거인 36년 간의 일제강점기가 깔려있어서일 것일 게다. 법정에서 변설 변호사의 변론과 현장검증이 더욱 흥미롭고,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고, 배심원의 판단은 김정이입이 되어 책 속에 빠져들게 한다. 전일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를 졸업한 김해수 작가는 서울 법원에서 6년을 근무 했고, 2003년에 고향인 전주로 발령받아 지금까지 전주지방법원 관내에서 근무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2.11.23 17:19

[기고] 전주시를 품위 있게 만든 오페라 '투란도트'

코로나 금지가 풀려 3년 만에 대작이 열리는 11월 18일. 우리는 전주로 향했다. 아이다와 더불어 대작으로 유명한 ‘투란도트’ 오페라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우리란, 오페라 애호가·평론가·단장·가수 등 좋은 오페라가 있는 곳 어디 건 해당 도시를 방문해서 오페라를 보려고 전국에서 모이는 사람들을 말한다. ‘아이다’와 함께 대형 오페라류인 ‘투란도트’가 서울 도심이 아닌 전주시에서 공연되어 의미가 깊다. 수도권에서도 하기 힘든 대형 오페라를 수입유통이 아닌 전주 소재 오페라단에서 제작한 것만으로도 참 대견한 일이다. 화려하고 압도적인 6회 무대 전환을 포함한 시대상을 반영한 의상 등의 볼거리와 100여 명의 인원이 대거 참여하는 최고 수준의 대형 오페라 제작은 점차 소극장화 되어가는 느슨한 한국 오페라계에 자극과 각성을 주는 역도전이라고 하겠다. 오페라의 소극장화는 뮤지컬과의 경쟁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고, 정통 오페라 제작은 힘에 부치는 현실적 고민 사이에서 지역 소재 오페라단과 지역 공공 예술단의 지원과 협업은 오페라 제작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정통 오페라를 제대로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호남오페라단의 조장남 단장님의 열정으로 민간오페라단+시립예술단+출중한 해외 오케스트라 지휘자와의 협업 등 민간문화교류를 통해 시립예술단의 훈련과 교육 및 기량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하는 윈윈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상록수처럼 지역에 최고 수준의 오페라를 51회 정기 공연한 한 원로 오페라인의 노력과 열정에 성악가들이 호응하므로 지역에서도 최고 수준의 성악가들을 캐스팅할 수가 있었고, 이에 감응하는 시민들의 교양 있고 열렬한 감상 태도에 놀라곤 한다. 전주시는 이제 오페라 관람문화가 정착된 것 같다. 지금처럼 전주시민들의 오페라에 대한 수용적인 태도와 서울 수도권에 비해 손색없는 화려하고 압도적인 볼거리, 서울 무대보다 화려한 캐스팅이 이루어진다면 KTX를 타고 1박 2일 전주 오페라 여행을 온들 무엇이 아까우랴. 윤석열 정부는 K-컬처와 관광을 연계한 관광 융복합 산업을 국가 신성장 수출동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사습과 판소리 다섯 마당으로 국악의 본향이라는 귀한 닉네임을 얻은 전주시가 만약 오페라를 전략 산업화한다면, 국악과 양악을 아우르는 예향 전주, 예도 전북이라는 정책기조가 완성될 것이며 문화관광 산업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구시가 뮤지컬 특화도시로 문화관광산업을 활성화한 것처럼 전주시도 타 도시에 선점당하기 전에 오페라를 도시 전략산업으로 특화할 것을 제언하고 기대해 본다. /남정숙 문화예술 평론가

  • 문화일반
  • 기고
  • 2022.11.22 17:31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이호철의 Dreaming전 1

청소부가 지나가기 직전의 거리 은행나무 가로수 밑에 잠깐 동안 쌓인 노란 은행잎도, 그 미련까지 아름다운데. 하물며 고풍스러운 향교의 옛 건물이 있는 마당에 가을 내내 쌓인 은행잎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넋을 놓을 만큼 놀라운 향교 앞 길에 있는 향교길68 갤러리와 팔복예술공장 전시실에서는 동시에 조각가 이호철의 'Dreaming' 전이 오픈됐다. 어제의 Dream이 아니라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는 뜻의 '-ing'를 지닌 Dream이고, 내일도 계속될 Dream이다. 조각가 이호철이 나 하고 부자지간임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이제 와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래서 쑥스러워 이호철전은 쓰지 않으려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었지만 지금도 내 마음에 부채로 남은 기억 때문에 그때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다시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와 나는 원래 부자지간으로 만났었지만 어쩌다 보니 대학교에서는 사제지간으로 만나게 됐다. 시험이 있었고 채점을 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A+로 여겨졌으나 표기 과정에서는 B+(본인은 지금까지도 B-라고 우기지만)로 했다. 제 자식에게 최고 점수를 주기에는 그때까지 남아 있던 유교사상을 버리지 못하고 딴에는 겸손하게 한다고 처리했던 것인데 결과는 너무 참혹했다. 줄곧 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했던 그에게 장학금이 끊긴 것이다. 등록금도 안 주면서 아들의 일상을 망쳐버린 꼴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그는 다른 대학의 교수로 있던 고모에게 돈을 빌려 등록금을 냈으니 나에 대한 원망이 하늘을 찔렀을 것이다. 자신의 정당성을 폄훼 당해 억울했으니까.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고도 그때를 회상하며 "아빠 과목이라 매 시간마다 술냄새 맡아가며 튀는 침방울을 맞으면서도 맨 앞에 앉아 열심히 했고 시험도 기분좋게 봤는데 청천벽력이었다"는 비난을 고스란히 들어야 했다. 할 말이 없었다. 6∼70년대의 일본 사람들이 한국은 유교가 너무 성하고 오래가서 아직도 후진국이라 비웃었던 글이 생각났다. 그래서 그때 유교가 나라의 흥망만 가른 것이 아니고 부자지간 정의 흥망도 결정하는구나라는 생각까지 했던 일도 이젠 모두 추억이 됐다. 지금의 그는 그런 얼룩을 발판으로 자기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작가로, 또는 최소한 비겁하거나 억울하지 않은 인간으로 살아왔다고 인정되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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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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